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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부터 이게 뭐람 2. 펫놀이 3. 나는 이 프로 부족합니다 4. 공식 이 프로 부족한 아이 5. 자격 미달 6. 책 읽는 아이 7. 나는 홍현민! 8. 망쳐 버린 시험 9. 잘 가, 슈퍼맨 10. 진짜 나, 아이들이 만들어 준 나 11. 게다가 비겁하기까지 12. 내가 범인? 13. 그러고도 남을 애 14. 너……였니? 15. 펫들아, 이젠 안녕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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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펫놀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조종당하는 아이들의 삶을 그려 내고 있다. 내 속에 들어와 있는 타자의 시선과 욕망을 ‘펫’으로 상징한 점이 돋보인다. 이 시대 아이들은 결국 ‘어른들의 펫’이라는 주제의식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_유영진(어린이문학평론가)
뛰어난 통찰력으로 펫의 상징성을 그려 낸 장편동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표현과 톡톡 튀는 문체로 주목받는 작가 조향미의 새 장편동화가 출간되었다. 푸른문학상 동시, 동화 부문 수상을 모두 거머쥐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조향미는 평범한 엄마이자 늦깎이 문학도다. 당시 푸른문학상 심사위원이자 동화작가인 이금이는 동화 부문 심사평에서 “요즘 아이들의 속성은 물론 인간의 보편적 심리까지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직접 나서지 않고 이야기 속에서 중심인물의 자각과 성찰을 녹여낸 점도 높이 살 만하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달려라 펫』은 별 문제가 없던 아이가 몇 가지 실수로 놀림거리가 되면서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이야기를 발랄하면서도 세심하게 다룬 작품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종속되어 조종당하는 ‘펫’이 되어 버린 아이는 점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고 남들의 시선에 갇히고 만다. 마침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의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본래 펫은 애완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성행하는 요즘, 펫은 애완동물과 같은 수동적인 사람이라는 뜻을 포함하며 ‘펫놀이’로까지 퍼져 나가게 되었다. 일정한 대가를 받으면 절대복종하며 주인을 하늘처럼 모셔야 하는 펫은 말 그대로 애완동물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사회풍토에 비춰 봤을 때, 사회적으로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펫들, 그리고 제 마음대로 남을 평가하고 폄하하려 드는 주인 아닌 주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체성을 상실한 채 자신감마저 잃어 가는 세상 모든 펫들에게 뜨거운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이 프로 부족’이라고 불리는 나, 굴욕도 모르고 ‘펫’이 되어 버린 나 주인공 현민이가 ‘이 프로 부족’이 된 건 한순간이다. 햄스터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 나가고, 현민이는 발에 차이는 음료수 깡통 꼴이 된다. 무슨 말을 해도, 무슨 행동을 해도 현민이에게서 이 프로 부족이라는 말은 떨어질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놀림에 대한 고민도 잠시, 현민이는 늘 해 오던 펫놀이에 정신이 팔린다. 언젠가 우리가 펫놀이를 하는 걸 보고서 선생님이 그랬었다. “펫놀이는 자신을 돈 몇 푼에 팔아 버리는 노예놀이나 다를 바 없지 않아? 다들 곰곰이 생각 좀 해 봐.”_본문 중에서 펫놀이에 대한 자각을 뒤로 하고, 현민이는 돈 오백 원에 자존심까지 꺾는 펫의 삶을 선택한다. 그런 현민이를 아이들은 점점 더 궁지로 몰아가고, 짝꿍 라희마저도 곱게 보지 않는다. 그런데 펫놀이가 한창인 교실 안에서 딱 한 사람, 나윤이만은 흐트러짐 없이 자기 일에만 열중한다. 늘 완벽하고 일 등을 놓친 적 없는 나윤이. 그런 나윤이에게 변화가 찾아오는데……. 한편 펫놀이의 유행만큼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사물함 사건이 벌어진다. 사물함 안에 애완용 동물 사진을 넣고 목공풀로 봉인하는 것이다. 범인은 나타나지 않고,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난다. 펫, 펫놀이, 그리고 사물함 사건.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현민이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진짜 나는 누구일까? 아이들이 만들어 준 내가 진짜 나일까? 현민이는 아이들이 만들어 준 자신과 진짜 자신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억울한 누명까지 쓴 채 최악의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자꾸 반복해서 들으니 정말 자신이 모자란 애인 것만 같다. 다름 아닌 이 프로 부족한, 펫. 내 속에 내가 있기나 한 걸까?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만들어 준 나를 받아들인 그 순간부터 나를 지배하는 건 내가 아니라 아이들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말이 나를 지배하고, 아이들의 시선이 나를 움직이고. 이러다 진짜 나는 사라지고 마는 게 아닐까?_본문 중에서 현민이는 자신에게 달라붙은 모자란 아이 딱지는 물론 오해와 누명도 벗어 던지고 싶다. 자신을 믿고 좋아해 주던 특수반 친구 창진이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다.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마음에 현민이는 사물함 사건의 범인부터 찾아 나선다. 그런데 마침내 마주한 범인은, 상상도 못 했던……. 펫들아, 이젠 안녕! 사물함 안 동물 인쇄 종이에는 암호처럼 낱말이 하나씩 숨어 있다. 마지막 한 글자를 완성하지 못한 채 범인은 밝혀졌지만, 그 낱말들의 조합으로 ‘펫들아 안녕’이 가능하다. 사물함 사건을 만든 아이는 자신의 숨 막히는 상황과 친구나 동물, 그리고 자신이 펫으로 굳어져 가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펫들아 안녕’을 통해 펫에서의 해방, 탈출을 꿈꾸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시선에서 홀가분해지고 싶은 마음. “난 늘 펫이었어. 다른 사람의 펫, 나 자신의 펫.”이라는 말이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한 편의 좋은 동화 안에는 인간에 대한 성찰은 물론 삶의 깊이 있는 통찰력이 내재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달려라 펫』은 전 세대 독자에게 재미와 여운을 동시에 안겨 주는 작품이다. 나는 나, 나는 내가 책임진다, 라는 주인의식을 잃지 않을 때에 비로소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누군가의 펫은 아닌지, 내가 혹시 누군가를 펫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작품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욱 사랑하고 아낄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내 아이만은 완벽한 아이로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이가 잘 성장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게 어떤 것인지 모든 부모들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