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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생선 초밥 2. 흙 묻은 등산화 3. 반짝이는 전신 거울 4. Special Blend Coffee 5. 딸기 생크림 케이크 에필로그 |
저마에카와 호마레
역이수은
“그래? 도쿄에서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올라온 게 아니구나.”
“네. 처음에는 도쿄에 살면 금방 뭔가 찾아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그냥저냥 괜찮다 싶어요. 자기 꿈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 좀 별로잖아요. 대충 사는 거죠. 거창한 꿈이나 희망이 없더라도 살 수 있잖아요. 해파리처럼요.” --- p.20 “시신이 있는 방은 어떤 느낌이에요?” “어떤 느낌이냐면…… 음. 우리가 현장에 들어갈 때는 경찰이 이미 시신을 수습했기 때문에 대면할 일은 없어. 하지만 경찰은 시신만 수습해. 그 사람의 벗겨진 피부나 머리카락, 체액 같은 건 그대로 있어. 나머지는 우리보고 알아서 해달라는 식이지. 그래서 그런 방은 오염이 심한 편이야. 게다가 사람이 죽은 방은 딱 알 수 있어. 냄새도 지독하고 공기가 약간 다르거든.” --- pp.35~36 만난 적도 없는 누군가의 삶의 조각을 하나둘 봉투에 집어넣는다. 필요한 것, 필요 없는 것을 가려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어느새 현관 쪽에 있던 유품은 모두 비닐봉투 안으로 사라졌다. --- p.49 “너 말이야, 여태까지 진지하게 무슨 일에 임해본 적도 없고, 다른 사람한테 진지해져본 적도 없지?” --- p.64 “나는 개인적으로 자살 현장은 화가 나.” “왜요?”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건 사치야.” --- pp.90~91 |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어?”
남들 눈에 지워야 하는 흔적이라도 우리는 기억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삶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작가가 추천하고 포플러사에서 주관하는 ‘포플러사 소설신인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은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삶의 목표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20대 와타루는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날, 우연히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의 대표 사사가와를 만나 함께 일하기로 한다. 그저 ‘청소’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벌레와 냄새가 가득한 첫 작업 현장에서 와타루는 구토를 하며 뛰쳐나가고 만다. 홀로 고립사한 노인, 등산화에 유서를 숨겨두고 자살한 회사원, 어린 딸과 욕조에서 동반 자살한 엄마까지 와타루가 만나는 죽음의 현장은 처참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법을 배운다. 와타루 곁에는 항상 상복을 입고 다니는 사연 많은 남자 사사가와, 죽은 사람들의 물건을 처리하는 폐기물 운반업자 가에데, 어두운 데드모닝 사무실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사무직 모치즈키가 있다. 이 소설은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소재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불안해 정작 삶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쫓기듯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소설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린다” 현직 간호사가 쓴 특수청소와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진지한 시선으로 담아내다 “고독사, 20대 청년의 자살, 엄마와 아이의 동반 죽음까지 죽음이 구체적으로 그려질수록 삶이 더욱 선명해진다”며 아사히신문 웹매거진 [좋은 날 좋은 책]이 극찬한 이 소설은 마에카와 호마레의 첫 소설이다. 현직 간호사이기도 한 작가는 간호사로 일하며 짬짬이 소설을 썼고, 첫 소설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더욱 진한 감동을 주는 것은 특수청소 현장의 사실적인 묘사 덕분이다. 저자는 보다 생생한 장면 묘사를 위해 방대한 자료 조사를 하며 작품의 사실성을 높였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죽은 자의 집 청소』의 저자이자 실제 특수청소 일을 하고 있는 김완 작가도 “특수청소의 일이 굉장히 실제와 흡사해 작가의 성실한 조사에 연신 감탄하며 읽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재미와 공감을 더해 균형을 찾았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 두려워서 해파리처럼 떠도는 삶을 선택한 20대 주인공 와타루는 물론, 알 수 없는 이유로 365일 검은색 양복을 입고 일하는 데드모닝의 대표 사사가와, 와타루와 티격태격하지만 일에 대해서는 사뭇 진지한 폐기물 처리업자 가에데까지 각 인물들의 사연과 죽음의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전체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했다. “청소가 끝나면, 흔적은 사라지고 다른 누군가가 살기 시작해.” “뭔가 허무하네요.” “그런가? 계속 반복되는 일이야.” 스물한 살 와타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이다. 고향에서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날, 와타루는 평소 자신을 아껴주던 할머니가 홀로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바로 집으로 가지 못하고 ‘꽃병’이라는 이름의 술집에 들러 맥주 한 잔을 마시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는 사사가와를 만나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다. 와타루는 사사가와와 함께 고립사한 할아버지의 흔적을 지우는 일에서부터 남편이 죽고 1년이 지나도록 남편의 물건을 치우지 못하는 아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들의 집을 청소하려는 엄마, 같은 집에 살지만 2주가 지나서야 동생의 죽음을 안 형 등 여러 의뢰인들을 만나며 다양한 죽음의 현장을 청소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저 충격적이었던 죽음의 현장에서 차츰 삶에 대한 무언의 메시지를 읽게 된다. 특수청소란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나와 같은 모습으로 이 땅에 존재한 누군가를 기억하는 내면의 작업”이라는 『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와타루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이에 있어 오히려 잊고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먼저 읽은 독자들의 추천 글 ★★★★★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는다. ★★★★★ 실수를 연발하는 와타루와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사사가와가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진지한 시선으로 그려낸 감동작! ★★★★★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을 강하게 울린다.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소수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우리들의 이야기다. ★★★★★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앞으로 살아나갈 사람에게 살아갈 힘을 전달하는 책. 진한 여운이 남는 책이다. |
특수청소란 죽은 인간이 남긴 온갖 오물과 냄새를 기술적으로 소멸시키는 일.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나와 같은 모습으로 이 땅에 존재한 누군가를 기억하고 삶의 소중한 흔적을 지우는 내면적인 작업 같다. 이 책은 고인의 그림자와 매일 마주하는 이들을 통해서 죽음 뒤에 가려진 삶의 진실을 숨김없이 바라본다. 왜 우리는 죽음 곁에서 더 뜨거워질까? 죽음보다는 생명, 끝이 곧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는 인간 삶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다. - 김완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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