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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정수윤|물고기가 되는 시간 김하나|호기심 연마하기 고금숙|해마다 새롭게 죽을 결심 김희경|홀로와 함께 사이 윤정원|더 많은 ‘덴까이’에게 축복을 송은혜|인생은 프랑스 춤곡처럼 정희진|공부(工夫) 되기 신혜우|사랑을 돌려주기 시작할 때 이라영|사라지는 목소리를 기록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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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감각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법
도서1팀 이주은 (lje5371@yes24.com)
최근 한국에서는 ‘저속 노화’라는 키워드가 유행되어, 건강하고 느리게 나이 드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과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 우리는 어느 부분에 집중하여 이 흐름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나이 듦은 인간 모두에게 해당하는 과정이지만, 늙어 갈수록 소외와 뒤처짐을 느끼는 사람들은 왜 많아지는 걸까요? 노화를 두려워하는 분위기는 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도 모르게 서로를 구분 짓는 선을 만들어 버린 건 아닐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우리, 나이 드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진 하루 속에서 나답게 늙어가는 법, 24시간을 즐겁게 사용하는 법에 대한 책입니다. 마흔부터 예순까지 다양한 자리에 위치한 9명의 여성 저자들은 각자 노화라는 흐름 위에서 유영합니다. 그 속에서 저마다의 하루를 가꾸며 살아가는 시간을 풍부하고 깊이 음미하고 있음을 전하죠. 취미부터, 일, 삶의 자세와 태도까지, 나이 드는 것을 만끽하는 이의 글을 읽으며, ‘나에게 나이 듦이란 무엇인지’ 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결국 나이들 수밖에 없는 존재인 우리. 사회는 노화라는 현상을 바로 마주하고 풀어나가기 위해, 보다 다채로운 노년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서로에게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나답게, 잘 늙어가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요즘은 크로스오버 턴을 연습한다. 배영으로 들어와서 평영으로 나갈 때 쓰는 기술이다. 배영으로 천장을 보고 들어오다가 손이 벽에 닿으면 다리를 하늘로 들어 올려 벽을 차고 나간다. 됐다가 안 됐다가 하는데, 매일 조금씩 하는 연습이 쌓여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마흔 중반으로 접어든 내가, 지금도 새로이 배울 게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어제는 하지 못하던 걸 오늘 할 수 있게 되고, 오늘 할 수 없더라도 내일 할 수 있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수영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모든 일이 그러하니, 배움이란 언제나 이토록 가슴 뛰는 일이다.
--- p.20 「정수윤, 물고기가 되는 시간」 중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 일도 필요하지만 나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는 일도 필요하다. 나를 계속 열어 두는 연습을 한다. 내가 세상을 궁금해하는 만큼 세상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칭이다. 새로운 경험만큼 나는 더 유연해질 것이다. --- p.53 「김하나, 호기심 연마하기」 중에서 사전 장례식에서는 참석자들에게 나를 위해 쓴 편지를 읽어 달라고 하고, 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쓰레기 덕후 소셜클럽〉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다. 남사스럽든 말든 그날만큼은 자의식에 ‘어깨 뽕’을 달아 주는 거다. 장례식 배경음악으로는 쇼팽에, 뱀파이어위켄드에, 브로콜리너마저에……. 알뜰살뜰 써 내려가다 보면 장례식인지 팔순 잔치인지 모를 경지에 이른다. --- p.67 「고금숙, 해마다 새롭게 죽을 결심」 중에서 한때는 그런 영혼의 벗이나 단짝 친구가 없다는 데 결핍감을 느낀 적도 있지만, 나의 우정은 한 사람만을 향해 직진하지 않는 것을 어쩌랴. 나는 가족이나 배우자와 달리 친구는 배타성이 없는 자유로운 관계인 것이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친구라도 한 친구는 나의 어떤 일면과 만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여러 빛을 지닌 다양한 우정의 연결망으로 나를 둘러싸고 싶다. --- p.92 「김희경, 홀로와 함께 사이」 중에서 |
“지금도 새로이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 불혹부터 예순까지, 풍성하게 깊어지는 삶 - 잘 나이 들기 위한 나만의 여정을 함께할 이야기들 불혹을 맞이하는 1985년생부터 예순을 앞둔 1967년생까지, 평균 나이 48세의 여성 작가들이 ‘나이 듦’을 주제로 한자리에 모였다. 지금까지 인생 경로가 달랐던 것처럼 노년을 위해 하고 있는 일 혹은 장착하려는 삶의 태도 역시 다채롭다. 호기심을 연마하는 김하나, 어부·광부·농부처럼 공부(工夫)가 되고자 하는 정희진, 새해 첫날 유언장을 갱신하는 고금숙, 받은 사랑을 다음 사람에게 돌려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신혜우, 평범하게 사라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이라영. 욕망도 성도 통증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기에 내 몸을 말하고 쓰다듬는 윤정원, 취약한 나를 대면하는 음악 연습으로 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송은혜, 인간이 자기 육체에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을 수영하며 하게 된 정수윤, 매일 숲을 산책하며 홀로와 함께 사이의 균형을 잡는 김희경.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서 나의 하루를 가꾸며 나이 듦을 성찰하는 이들의 건강한 지혜를 『우리, 나이 드는 존재』에서 만날 수 있다. 멋진 주름을 만들어 가는 작가들의 다양한 면면을 통해 ‘나에게 나이 듦이란 무엇인가? 잘 나이 드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질문의 답을 곰곰이 생각하며 나만의 일상을 꾸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 우리는 서로에게 좀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갑니다 - 연결된 존재로 나이 듦을 감각할 수 있기를 - 서로에게 반가운 노인이 되어 가기를 노년을 위해 얼마 이상은 준비해야 한다는 금융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무성하지만, 그것이 ‘잘 나이 드는 일’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중년 혹은 노년의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좀 더 괜찮은 어른, 반가운 노인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2025년, ‘혐로 사회’라는 키워드를 매체에서 마주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우리가 나이 듦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다. 늙어 가는 이의 구체적 얼굴을 만나는 일은 우리가 나이 든 사람을, 서로를 타자화하지 않고 연결된 존재로 받아들이는 순간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함께 그리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이 들고 있는 독자들은 『우리, 나이 드는 존재』를 통해 나날의 새로움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소중한 것을 발견하며 나이 듦을 감각할 수 있기를,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좀 더 좋은 어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