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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편혜영
공저김애란
Ae-Ran Kim
공저손보미
공저이장욱
Lee, Jang-wook,李章旭
공저황정은
黃貞殷
공저정지돈
공저강화길
カン.ファギル
편혜영, 「저녁의 구애」
김은 난생처음으로 누군가 죽기만을 기다린 사십여 분에 대해 생각했다. 사십여 분간 생이 더 이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고 죽음이 지연될수록 희박해지는 슬픔에 대해서도 생각했지만 대부분은 그저 멍하니 식당의 유리문 밖을 보았다. ―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홀』 『죽은 자로 하여금』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 제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애란, 「물속 골리앗」 세상에 혼자 남겨지느니 죽는 편이 나을지 몰랐다. 방법은 간단했다. 그냥 손에서 힘을 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나는 철골을 꽉 쥐고 있었다. 새벽이 되자 양팔의 힘이 풀리더니 급기야 쥐가 났다. 나는 크레인 기둥에 고개를 처박으며 흐느꼈다. 왜 나를 남겨두신 거냐고. 왜 나만 살려두신 거냐고. 이건 방주가 아니라 형틀이라고. 제발 멈추시라고…… ―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문학상, 김유정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제2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손보미, 「폭우」 미스터 장은 자신과 상관없는 이 세상의 불행들, 이를테면 갑자기 불어난 물 때문에 떠내려가는 사람들과 부서진 간판의 파편이나 나무 때문에 다친 사람들, 혹은 들이친 물 때문에 집을 잃거나, 자동차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생각했다. 또한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범죄와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 병으로 쓸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 원치 않은 아이를 낳고 있는 여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폭우 속에서 슬픔과 분노 때문에 멈춰버린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중편소설 『우연의 신』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산문학상,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제4회, 제5회, 제6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이장욱, 「절반 이상의 하루오」 하루오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었다. 여행자인 그녀와 나는 이쪽에 있고, 여행지의 풍경과 사람들이 저쪽에 있다. 이쪽과 저쪽은 서로를 바라보지만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유리벽 같은 게 있다. 우리는 유리벽 저편의 세계를 구경하고 저편의 세계는 우리에게서 어떤 식으로든 수수료를 받는다. 여행이든 관광이든, 우리가 그 풍경 속에서 살아간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 중간에 하루오가 슥 들어와 양쪽의 경계를 흩뜨려놓는다. 유리벽 같은 것이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바깥의 공기가 밀려 들어온다. ― 2005년 『문학수첩』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 소설집 『고백의 제왕』 『기린이 아닌 모든 것』,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천국보다 낯선』 등이 있다. 문지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제1회, 제2회, 제4회, 제6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나는 지금 다른 사람과 살고 있다. 제희보다 키가 크고 얼굴이 검고 손가락이 굵은 사람으로 그에게는 누나나 형이나 동생이 없다. (…) 그는 내게 친절하고 나도 그에게 친절하다. 그러나 어느 엉뚱한 순간, 예컨대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떤 장면에서 그가 웃고 내가 웃지 않을 때, 그가 모는 차의 조수석에 앉아서 부쩍부쩍 다가오는 도로를 바라볼 때, 어째서 이 사람인가를 골똘히 생각한다. 어째서 제희가 아닌가. 그럴 땐 버려졌다는 생각에 외로워진다. 제희와 제희네. 무뚝뚝해 보이고 다소간 지쳤지만, 상냥한 사람들에게. ―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마더」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 『아무도 아닌』,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야만적인 앨리스씨』 『계속해보겠습니다』, 연작소설집 『디디의 우산』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제3회, 제4회 젊은작가상, 제5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정지돈, 「건축이냐 혁명이냐」 제럴드 제리 오도버는 고든이 사우스브롱크스의 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유리를 깨뜨렸음을 고든이 죽고 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고 했다. 마이클 그레이브스는 뉴욕시가 진행한 고속도로 건설과 집합주택의 실행자였으며 그로 인해 사우스브롱크스는 슬럼의 길로 들어섰다. 사우스브롱크스의 주민들은 미국 전역으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갱이 되어 총격전을 벌였다. 고든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우스브롱크스에 가보라. 깨진 유리창은 일상이다. ―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에 단편소설 「눈먼 부엉이」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장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가 있다. 문지문학상, 제6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멍청한 여자들에 대해 들어왔다. 마음을 함부로 주는 여자들, 쉽게 승낙하는 여자들,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여자들. 그녀는 위험한 남자들보다 멍청한 여자들에 대한 경고를 더 많이 들어왔다. 쉽게 보이면 안 돼. 그건 네 값을 떨어뜨리는 일이야. ―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괜찮은 사람』, 장편소설 『다른 사람』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제8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