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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발레리 페랭
역장소미
“고인들은 침묵과 묘비명과 방문객과 꽃다발과 사진, 그리고 그들 앞에 선 방문객들의 태도로 내게 자신들의 일생을 들려준다. 그들이 살아 있던 때를. 움직였던 때를.”
--- p.19 “죽음은 당신 꿈을 꾸는 사람이 더는 아무도 없을 때 시작된다.” --- pp.21~22 “내 삶을 웃게 하기엔 늘 무언가가 비어 있을 거야, 바로 네가.” --- p.37 “불행은 말을 잃게 한다. 아무 말이나 떠들게 하거나.” --- p.37 “무덤에 놓인 사진은 중요하다. 사진이 없으면 이름뿐일 테니까. 죽음은 얼굴을 지운다.” --- p.45 “오직 나만이 시간의 주인이다.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건 값진 일이다.” --- p.56 “네 생각을 할 때마다 꽃이 한 송이씩 피어난다면, 지상은 거대한 정원이 될 거야.” --- p.95 “왜 우리는 사람들에게 향하듯 책으로 향하는 것일까?” --- p.97 “확실히 가족 모임에서보다 완벽한 타인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기가 훨씬 쉽다.” --- p.147 “생을 누리세요, 꼭 쟁취하십시오.” --- p.155 “나는 이곳의 삶을 살며, 다른 곳의 수천 가지 삶을 상상했다.” --- p.207 “나한텐 원칙은 딱 하나야.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기.” --- p.216 “나는 생명을 돌보는 일이 좋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수확을 하는 것이. 매년 다시 시작하는 것이.” --- p.244 “그 첫 순간들이 얼마나 좋았던지. 계절을 다른 방식으로 기다리고, 생명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던 순간.” --- p.307 “하나의 생에 여러 번의 생이 있을 줄은 그땐 알지 못했어요.” --- p.355 “밀짚모자 사이로 보이는 하늘보다 더 아름다운 건 없어.” --- p.381 “삶이란 이어달리기와 같아. 내가 누군가에게 바통을 넘기면, 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바통을 건네지.” --- p.383 “그가 내 목숨을 구해줬어요…… 당신처럼 날 웃게 해서.” --- p.415 “널 알지 못한 것보다는 차라리 널 그리워하는 게 나아.” --- p.444 “과거는 현재의 독이야.” --- p.445 “우리를 함께 웃게 했던 것에 계속 웃어요.” --- p.465 “우리는 목숨을 구하는 방법은 배우지만, 자신 혹은 타인의 삶을 되살리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다.” --- p.496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 p.529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사랑을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p.587 |
“돌보는 이가 있을 때 묘지는 아늑한 정원이 된다.”
은은한 꽃향기가 온갖 나무들의 생생한 향기와 뒤섞이는 곳. 비올레트는 매일 아침, 그곳 묘지의 철문을 연다. 비올레트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어느 작은 마을의 묘지지기이다. 그는 꽃과 나무와 묘지의 오솔길을 돌보는 수호자일 뿐 아니라, 고요한 위안을 찾아 묘지에 들르는 남녀를 위한 상담자이다. 비올레트가 권하는 커피 한 잔, 와인 한 잔에 웃음과 눈물이 녹아든다. 밝은 ‘여름옷’ 위에 어두운 ‘겨울옷’을 입는 비올레트의 일상은 타인들의 비밀로 채색된다. 비올레트는 정성껏 묘지를 돌본다. 찾는 이 없는 묘석의 사진을 닦아주고, 잊힌 묘지에 화분을 놓아주고, 죽은 이들의 평화를 해치는 무례한 자들을 내쫓는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장례의 풍경을 기록한다. 묘지의 동료들을, 꽃과 나무를, 개와 고양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여 보살핀다. 비올레트의 묘지는, 주민들이 추억과 슬픔을 나누는 공간, 죽은 자와 산 자들이 화목을 일구는 공간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묘지에 나란히 묻히고 싶어하는 한 남녀의 결정이 비올레트의 일상을 뒤흔든다. 한 경찰이 어머니의 유골을 들고 비올레트의 인생에 나타난 순간, 정돈되어 있던 묘지의 세계가 균열하며 우리는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과거들을 맞닥뜨린다.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을 때, 인생은 견딜 만한 것이 된다.” 정성껏 묘지 정원을 가꾸고, 묘지를 찾는 이들의 상냥한 귀가 되고, 그곳에 잠든 이들의 평화를 지키는 비올레트. 그간의 힘든 삶에서 놓여나 비로소 고요하고 자유롭게 되었지만 그의 삶에 시끄러운 곡절이 없지는 않았다. 무례한 시련이 많았고 묵묵히 간직한 슬픔이 여전히 깊다. 현재와 과거, 죽은 이들의 드라마와 살아 있는 이들의 드라마가 중첩되며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그의 인생을 날카롭게 관통한 많은 비극들을 본다. 그러나 어떤 만남들은 인생을 바꾼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충실한 이들과의 만남이 있어 비올레트의 인생은 견딜 만한 것이 되었다. 인생은 비올레트를 아껴주지 않았지만, 그는 아름답고, 무엇보다 선하게 살아남았다. - 레오닌 : 천 개의 바람이 된 비올레트의 태양. - 셀리아 : 철도 파업이라는 우연이 맺어준 인생 첫 친구. 셀리아 덕분에 비올레트는 난생처음 지중해를 보았다. 난생처음 ‘휴가’를 떠났다. 비극의 파도에 휩쓸리는 비올레트를 지켜준 사람. - 노노, 엘비스, 가스통 : 노노는 절대 노라고 말하는 법이 없지만 어린아이의 장례만은 노다. 엘비스의 신은 엘비스 프레슬리, 가스통은 죽은 사람 머리통에 엎어지기 일쑤. 단순하고 따뜻한 3인조 산역꾼. - 사샤 : 비올레트 이전의 묘지지기. 비올레트의 손을 잡아 흙을 만지게 한 철학적인 정원사. 자연의 생명력과 회복력을 삶에 들이게 해준 인물. 꽃과 나무를 돌보는 것은 자신을 돌보는 것임을 알게 해준 비올레트의 인생 멘토, 비올레트의 구원자. 고단한 생에 바치는 지극한 위로의 노래! ‘자기 앞의 생’을 마주 보게 하는, 한 권의 인생철학! 여자는 왜 묘지지기가 되었는가, 남자는 왜 사라졌는가, 경찰은 왜 여자의 삶에 나타났는가. 몇 번의 미스터리한 추적과 만남이 거듭되는 동안, 작가는 각각의 인물이 품고 있는 비밀들을 하나둘 내어주며 읽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야기는 서서히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우리는 마침내 실체를 드러내는 비극 앞에, 비올레트의 용기 앞에, 사건의 진상 앞에 숙연해지고 만다. 이 책의 각 장을 여는 것은 94개의 묘비명이다. 어떤 것은 시이고, 어떤 것은 노랫말이고, 또 어떤 것은 작가가 발견한 실제의 비문들이다. 원제는 ‘꽃들의 물을 갈아주기’, 책에는 딱 한 번 그 표현이 등장한다. “나는 마침내 정원으로 돌아왔다. 마침내 꽃들의 물을 갈아주었다.”(528쪽) 원제의 희망이 상징하듯,『비올레트, 묘지지기』는 상실과 고통을 딛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한 여성의 감동적인 여정을 그리고 있다. ‘자기 앞의 생’을 마주 보게 하는, 한 권의 인생철학 같은 소설이다. 깊은 위로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읽지 못했다. _[월스트리트 저널] 꽃잎처럼 섬세한 문체를 구사하는 놀라운 이야기꾼. 놀라움과 서스펜스가 가득하면서도 사랑과 인간애가 넘치는 소설. _[렉스프레스] 묘지 옆 작은 집에선 포트와인이나 커피 한 잔을 두고 마음이 오간다. 감동으로 가득한 독서가 주는 행복. 매력 넘치는 인물 묘사와 단숨에 읽히는 플롯. _[라브니르] 상실, 회복, 그리고 사랑에 관한 상냥하면서도 예리한 탐구. 발레리 페랭은 각각의 인물들이 지키고자 하는 비밀들을 점차 내어주며 독자들의 주의를 사로잡는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멜랑콜리하면서도 활기가 넘친다. 무엇보다,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관계들에 대한 매력적인 탐구. _[가디언] 다채로운 인물들, 이야기 속에 숨은 수수께끼들이 너무나 흥미롭기에 독자들은 마음을 다독이는 결론을 향한 긴 여정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_[커커스 리뷰] 로맨틱함? 예스. 경쾌함? 예스. 무의미함? 노. _[리터러리 허브] 독자들은 비올레트의 시적인 다정함에, 인간의 일을 바라보는 너그러운 시선에, 예상치 못한 데서 찾아오는 흐뭇한 유머에 분명 감동받을 것이다. _[라 크루아] 시적이면서도 소박한. 너무나 인간적인 세계. _[랭데팡당] 소박한 것들에 대한 예찬, 인간애, 행복을 믿는 주인공을 통해 아낌없이 매력을 발산한다. _[리르] 풍부한 시정과 감동. 우리 앞의 생을 향해 바치는 찬가. _[파주] 행복과 불행의 경계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는 독특한 스타일. 매우 영화적이다. _[프랑스앵포] 소설 속 비올레트는 영화 속 아멜리에의 매력을 떠오르게 한다. _[엘르] |
어떤 이야기는 길어서 행복하다. 이 소설이 그랬다. 읽는 내내 행복에 취해 이야기라는 크고 높은 언덕에서 오래 걷고 싶었다. 읽으면서 여러 번 눈물을 글썽였다. 죽음이 삶의 연장선이고 삶이 그 이면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소설엔 이런 게 들어 있다. 날씨, 바다, 기차, 기다리거나 떠나는 일, 유령의 외로움, 인간의 그리움, 재, 상처, 치유, 삶과 죽음의 연속성, 유머, 노래, 시, 우정, 사랑, 생을 다채롭게 하는 것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당신은 이야기 끝에 비로소 돋아난 “자기 앞의 생”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에게 딱 하나씩 주어진 선물이자 눈물인, 자기 앞의 생. - 박연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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