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향한 베트남 국민의 실낱같은 희망은 오래지 않아 좌절되고 말았다. 북쪽에서 탈출한 상당수 가톨릭 피난민의 지지 속에 남베트남의 사이공(지금의 호찌민시)에 반공산주의 정부가 출현한 것이다. 당시 미국은 한반도에서 중공군과의 전투를 끝내고 막 휴전에 돌입한 상태였다. 공산주의의 확산을 우려한 그들은 베트남에 출현한 반공 정부를 지지하고 나섰다. 결국 베트남은 북위 17도선을 비무장지대로 하여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다.
---「1장 영토와 국민」중에서

베트남에서 계층이동에 대한 열망이 번지고 있다. 이는 가족적 연대의식에 따라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주된 목표였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제 개인의 성공은 출신 집안보다는 개인의 능력에 달린 문제가 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사회적 가치가 가족 내부와 친족 관계에 심오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세대 간 갈등도 깊어졌다.
---「2장 가치관과 사고방식」중에서

결혼식 당일이 되면 신랑 측 가족과 친척은 신부네 집을 찾아간다. 이때 신랑 쪽에서는 빈랑나무 잎과 열매, 포도주, 과일, 케이크, 찻잎 등을 빨간 종이에 싸서 선물로 가져간다. 이 선물 꾸러미는 나중에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들고 가는 쟁반 위에 놓이는데, 이때 이미 결혼한 지인 중 가장 잘사는 부부가 신랑과 신부를 인도한다.
---「3장 종교, 축제 그리고 의식」중에서

하노이와 호찌민에는 국제표준에 맞는 편의시설을 갖춘 주택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호찌민의 중급 아파트 가격은 제곱미터당 대략 300만 원이 넘는 반면, 고급 아파트 평균가는 제곱미터당 700만 원이 넘는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중급, 고급을 막론하고 모든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베트남이 점차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면서, 최근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쉽게 만든 법이 발효된 것도 주택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4장 베트남의 가정생활」중에서

베트남인들이 구장(베텔)나무 잎과 열매를 씹는 관습이 생겨난 것은 수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엔 일부 농촌지역, 그중에도 주로 노인층에서만 이 관습이 유지되고 있다. 구장나무 잎을 씹은 사람은 하나같이 입가에 빨간 물이 든다. 오래된 의서에 따르면 이 잎을 씹으면 입안이 개운하고 좋은 냄새가 나며 화가 줄어들고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5장 음식 그리고 음료」중에서

끊임없는 일상의 소음과 어수선함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하는 도시민들은 붕따우로 향한다. 붕따우는 호찌민시에서 남쪽으로 112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사이공강 입구에 있다. 이곳은 해안 리조트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보다 약간 북쪽에 위치한 냐짱의 해변이 더 곱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6장 여가생활」중에서

도시민들은 절도 현장을 목격하더라도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관여하기보다는 정부가 해결할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베트남을 단기 방문 중인 외국인이 절도를 당해 경찰을 찾아가 하소연을 해봤자 경찰관의 한숨 소리만 듣고 나올 확률이 높다. 그는 이 외국인이 베트남을 떠나고 한참 뒤에도 여전히 서류더미에 묻혀 미제 사건들로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것이다.
---「7장 여행, 건강 그리고 안전」중에서

베트남 경제의 전환점이 된 것은 1986년 새로운 당 지도부가 중국의 선례를 따라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 경제원칙을 포기하고 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한 것이다. ‘개혁’을 뜻하는 ‘도이머이’라는 이 새로운 경제정책은 부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적극 장려했다. 정부가 이 정책을 채택하면서 베트남 주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8장 비즈니스 현황」중에서

베트남에서는 상대방의 나이나 성별,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건네는 인사말이 달라진다. 다행히 외국인이 이를 몰라 실수할 경우에도 잘 이해해주는 편이다. 인사말은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이런 식으로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