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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연필을 사랑하는 이유
제1장 가야 할 길이 멀어서 연필을 마련하다 연필 한 자루에 경전 한 권 시간을 건너는 소녀 연필로 기억하고 회복하기 침대 위 연필 한 자루 빈틈이 도착했다, 쓴다 잔잔한 침잠, 고요한 공감의 소리 《굶주림》과 몽당연필 한 자루 연필의 가장 극적인 쓰임새 제2장 마음을 내려놓으려 연필을 들다 처음 뵙겠습니다, 연필이나 한 자루 깎을까요? 연필 깎기 입사식 한밤의 연필 테라피 연필 실종사건 1부터 300까지 쓰면서 알아차리기 하마터면 연필을 놓을 뻔했다 내 인생의 책받침 연필을 입에 물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제3장 인생도 연필처럼 다듬을 수 있다면 연필 깎아달라고 엄마를 불렀네 연필로 뗏목 만들기 텅 빈 방 안에 라디오 전무후무한 이 순간을 위한 낙서 연필 소믈리에의 연필 선물하기 당신의 왼손 지우개로 싹싹 지우고 싶을 때 손을 귀에 댔더니 흑연 향기 바람에 휘날리고 제4장 미치지 않은 사람은 깊은 정이 없다 연필수집가를 위한 변명 작은 사치에 빠져드는 시대 동네 문방구점을 순례하다 좌절한 사람들의 연필깎이 연필을 사랑하면 우체국에 갈 일이 많아진다 백퍼센트 연필을 만나는 일 연필은 의외로 힘이 세다 예술가의 연필을 품은 숲 사랑하는 사람 속에는 신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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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자루를 손에 쥐는 순간 저는 자유를 얻습니다. 무엇이든 쓸 수 있고, 얼마든지 실패해도 좋은 자유, 손에 착지한 몽상을 얽매임 없이 써나갈 수 있는 자유를 말이지요. 이때 연필은 종이와 마찰을 일으켜 영혼에 불을 지피는 도구가 됩니다. 손아귀의 힘과 근육을 사용해 연필로 쓰면서 세상을 온몸으로 더듬어 파악해가는 것. 거기에는 어떤 과장도 허욕도 없습니다. 뜻밖의 운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오직 내가 쓸 수 있는 만큼만 종이에 드러나지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가능한 모험의 세계. 연필의 담백한 세계를 저는 오래도록 사랑해왔습니다.
---프롤로그: 연필을 사랑하는 이유 내가 필기구꽂이를 좀 더 세심하게 자주 살폈더라면 원목 연필의 가치를 좀 더 일찍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처럼 이미 지니고 있는데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 얼마나 많을까. 둔했기에, 무심히 보아 넘겼기에 알아차리지 못한 내 안의 보석을 생각한다. 쉽게 힘들다고, 권태롭다고, 불운하다고 말하기 전에 우선 내가 무엇을 지녔는지부터 돌아볼 일이다. 마음의 눈과 귀를 열면 손때 묻은 연필 한 자루 속에도 경전이 들어앉아 있다. ---연필 한 자루에 경전 한 권 위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연필 깎는 소리나 도마질 소리, 또는 바느질이나 뜨개질 같은 일상적인 모습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혼자서 아파 누워 있을 때 다정한 친구가 찾아와 옆에서 책을 읽거나 부엌에서 먹일 만한 걸 만들기 위해 또각또각 도마질을 할 때, 그 속에서 일상의 다정한 속삭임을 발견하고 안도하곤 한다. 그것은 삶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응원가였다. ---시간을 건너는 소녀 스스로를 통렬하게 직시하고 자신의 초라함에 뜨거운 눈물을 흘려보는 시기를 일생에 한 번쯤 가져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 그 시기를 통해 나머지 생의 방향을 정하고, 무엇에도 파괴되지 않는 단단한 자기애에 이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졌을 때 그 에너지로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굶주림》과 몽당연필 한 자루 “손으로 직접 쓰다 보면 자신의 몸과 먼저 소통함으로써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나의 현재 좌표를 알아차리는 것. 여기서부터 정확한 현실 인식과 대안 모색이 시작된다. 알아차리는 순간, 격렬했던 최초의 충격은 진정되고 ‘좌절한 인간’에서 ‘행동하는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운을 얻는다.” ---연필의 가장 극적인 쓰임새 … 80쪽 햇살이 안개에 점령당했던 풍경을 다시 세상에 돌려줄 때, 연필을 쥐고 써나가던 내게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다른 존재가 되고 싶지도 않고, 그 누구도 될 수 없다. 연필이라는 뗏목 위에서 나는 나 자신이었다. 오직 그 사실만이 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내가 붙잡고 있는 유일한 밧줄이었다. ---연필로 뗏목 만들기 라디오가 라디오이기를 그치는 순간, 사방은 돌연한 침묵에 잠긴다. 들끓고 다정하고 수다스러웠던 세상이 갑자기 눈앞에서 훅 꺼진다. 뒤로 물러나 있던 고요와 여백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덮쳐온다. 앞이 캄캄하고 등이 오싹해지는 그런 정적은 아니다. 알맞게 데워진 아침 바다를 헤엄치는 느낌이랄까. 이때의 침묵은 생급스럽지만 반갑고 달콤하기도 하다. 세상을 실어왔던 라디오는 시치미를 떼고 앉아 있다. 그리고 나는 본다. 텅 빈 방 안에 라디오와 연필과 나만 남아 인생에서 이미 스쳐간 것,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들의 무게를 견디는 환영을. ---텅 빈 방 안에 라디오 |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하루하루 지친 일상을 다독이는 연필 테라피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쓴 정희재 저자의 신작 잊고 지낸 감각을 깨우는 시간 지난밤을 떠올려본다. 야근으로 지친 몸을 지하철에 싣고, 꾸벅꾸벅 졸았다. 간단히 씻고 자리에 누워, 이불을 끌어당겼다. 늘 그렇듯 스마트폰을 뒤적이다, 눈을 감는다. 시간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 나의 실체가 흐릿해진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영혼의 속도가 일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럴 땐 감각을 깨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몸을 움직여 마음을 되찾는 도구는, 바로 ‘연필’이다.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는 하루하루 지친 일상을 다독이는 연필 테라피의 시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몸을 움직여 나의 좌표를 찾다 이 책은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등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정희재 저자의 신작이다. 이해인 수녀는 정희재 저자의 글에 대해 “지극히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이 비범한 빛깔을 띤 축제가 되는 기쁨을 맛보게 하며, 바빠서 잠시 밀쳐 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찰하게 하는 아름답고 고요한 힘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책 또한 인생의 변화를 바란다면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보길 권하는 책들과 다르다. 해야 할 생각은 많지만 잡념만 분주할 때, 또는 일상에 떠밀려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때, 이럴 땐 일단 ‘몸’을 움직여 자신의 좌표를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손으로 직접 쓰다 보면 자신의 몸과 먼저 소통함으로써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나의 현재 좌표를 알아차리는 것. 여기서부터 정확한 현실 인식과 대안 모색이 시작된다. 알아차리는 순간, 격렬했던 최초의 충격은 진정되고 ‘좌절한 인간’에서 ‘행동하는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운을 얻는다.”(‘연필의 가장 극적인 쓰임새’ 중에서) 온전히 나와 연필만 존재하는 자유 연필을 썼던 시간을 기억하는가? 연필을 쥐면 그 순간만은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이 된다. 머릿속을 꽉 채우던 생각들을 종이에 내려놓다 보면 차츰 여유 공간이 생겨나면서 마음이 숨을 쉰다. 그때 비로소 얻는 자유는 달콤하다. 손 가는 대로 쓰고 지울 수 있다는 연필의 특징은 생각보다 큰 위안이다. 부담이 없으므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다른 존재가 되고 싶지도 않고, 그 누구도 될 수 없다. 연필이라는 뗏목 위에서 나는 나 자신이었다. 오직 그 사실만이 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내가 붙잡고 있는 유일한 밧줄이었다.”(‘연필로 뗏목 만들기’ 중에서) “이성과 합리 사이에 낙서라는 빈틈이 없다면 과연 어디에서 헝클어지는 자유, 쓸모없음의 통쾌함을 맛볼 수 있을까.”(‘전무후무한 이 순간을 위한 낙서’ 중에서) 영혼을 치유하는 소리, 마음을 다듬는 소리 사각사각 연필을 쓰는 소리는 영혼을 치유하는 소리이다. 담백하면서 따뜻하고 평화롭다. 또한 “마음이 꺾일 것 같을 때, 깎은 연필을 보고 다시 꿈을 가다듬어 노력해달라.”는 미쓰비시연필주식회사 대표의 말처럼, 스삭스삭 연필을 깎는 소리는 마음을 다듬는 소리이다. “위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연필 깎는 소리나 도마질 소리, 또는 바느질이나 뜨개질 같은 일상적인 모습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혼자서 아파 누워 있을 때 다정한 친구가 찾아와 옆에서 책을 읽거나 부엌에서 먹일 만한 걸 만들기 위해 또각또각 도마질을 할 때, 그 속에서 일상의 다정한 속삭임을 발견하고 안도하곤 한다. 그것은 삶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응원가였다.”(‘시간을 건너는 소녀’ 중에서) 연필 한 자루의 소박한 행복 이 밖에도 저자가 연필의 철학적인 생애와 삶을 연결시켜 풀어내는 이야기들과 친구도 가족도 함께해줄 수 없는 고독의 순간이 올 때마다 연필 덕분에 버텨낸 이야기들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연필 한 자루의 행복이란 이렇듯 소박하면서도 힘이 있다. 마음 밭에 바람이 부는 이의 손에 연필 한 자루를 쥐어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당신에게도 가 닿길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