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중세 지도 4
이단자의 상속녀 11 주(註) 385 |
엘리스 피터스의 다른 상품
손성경의 다른 상품
|
마거릿이 구석에 있는 키 큰 찬장을 열고 상자와 열쇠를 선반에 올렸다. “일단 여기 둬야지. 우리 딸이 남편감을 정할 때까지는 남편이 관리하게 될 거야.”
나무 상자가 옮겨지는 동안 모두의 시선이 그 뒤를 좇았다. 이내 올드윈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포추너터가 지참금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 아이를 아내로 삼으려 하는 자가 엄청 많아지겠군요. 마님의 조언이 필요하게 되겠는데요.” --- p.79 “그건 신성모독이야!” 올드윈이 겁에 질려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교회는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은총에 의해서만 구원이 있다고 가르치네. 죄를 지니고 태어났으니 인간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일레이브가 완고하게 대꾸했다. “선하신 하느님께서 옳고 그름을 선택할 자신만의 의지를 가질 수도 없는 불완전한 존재를 창조하셨겠어요? 우리는 구원을 향해 나아갈 수도, 지옥으로 이어지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심판의 날에는 자신의 행동에 따라 한 사람씩 판결을 받아야 하지요. 우리가 인간이라면 주저앉은 채 은총이 우리를 들어 올리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은총을 향해 스스로 나아가야 합니다.” --- pp.100-101 “원장님.” 크고 분명한 목소리로 분노를 드러내며 부원장이 입을 열었다. “매우 중대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기 있는 제롬 수사가 그 내용을 전해주었는데, 제 양심상 원장님께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리스우드의 윌리엄을 모시던 일레이브에 대한 고발이 들어왔습니다. 지난 총회 때 제기되었던 문제, 즉 윌리엄의 신앙과 관련한 의혹을 기억하시죠? 그런데 지금 보니 그 하인이 주인을 능가하는 것 같습니다. 리스우드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밝힌바, 어젯밤 그자가 다른 목격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회의 가르침과 정반대되는 견해를 설파했답니다. 일레이브를 끔찍한 이단이라 고발한 사람, 즉 지라르의 서기인 올드윈이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여기 모인 수사님들 앞에서 그 모든 정황을 설명할 겁니다.” --- pp.108-109 “한 세기의 성자가 다음 세기에는 이단자가 되고, 한 세기의 이단자가 다음 세기에는 성자가 되는 일이 종종 생기지요.” 원장이 냉정하게 대꾸했다. “누군가에게 그 두 이름 중 하나를 붙여야 한다면 그에 앞서 오랫동안 숙고해보는 게 좋을 겁니다.” “그랬다가는 우리의 불가피한 의무를 게을리하게 됩니다.” 거버트가 다시금 화난 말투로 언성을 높였다.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위험은 지금 이곳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그 싸움은 패배로 끝나요. 금세 씨앗이 떨어져 뿌리를 내릴 테니까요.” “그때면 적어도 독초와 밀을 구별해낼 수 있겠지요.” 라둘푸스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과오는 진실과 선에 대한 오해에서 생겨나며, 그러한 결점은 이성과 설득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 pp.136-137 그를 위해 해줄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죽은 지 몇 시간이 지나 물에 흠뻑 젖고 허옇게 핏기가 가셔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내버려둔 채 시신을 옮길 누군가를 찾으러 갈 수도 없었다. 강물이 그를 다시 채어 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캐드펠은 시신의 양쪽 겨드랑이 밑에 손을 넣어 끌어당기기 시작해 모래톱을 지나 둑이 완만한 경사를 이룬 지점까지 가서 위쪽의 평평한 풀밭에 내려놓았다. --- p.171 “정말 아름다운 물건이군요! 진정한 장인의 작품입니다. 상아를 다룬 솜씨를 보세요. 둥글고 멋진 이마는 또 어떻고요! 먼저 바탕이 되는 원을 그린 다음 세월과 생각의 깊이를 나타내는 선을 그려 넣은 것 같군요. 여기 그려진 성인이 누굴까요? 분명 어떤 교부겠지요. 크리소스토무스 성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조각된 포도나무 잎사귀들의 소용돌이와 덩굴손을 가늘고 감식력 있는 손가락 끝으로 따라가보았다. “그분은 대체 어디서 이런 물건을 구했답니까?” --- p.268 그는 몸을 뒤로 젖힌 채 한참 동안 일레이브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일레이브, 지적 능력을 사용하려 했다는 이유로 그대에게 죄를 씌울 수는 없소. 보아하니 그대는 그것도 하느님의 선물이니 쓸모없이 묻어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것 같구먼. 다만, 그대 역시 틀릴 수 있으며 내가 나대로 취약하듯이 그대도 그대 나름대로 취약하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시오.” “벌써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일레이브가 말했다. --- p.370 |
|
캐드펠 수사 시리즈 소개
‘캐드펠 수사 시리즈’ 완간 3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 역사와 미스터리,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진 역사추리소설 중세의 어둠 속 인간의 심연을 다루는 지적인 미스터리 “매번 자신 있게 추천하는 역사추리소설. 이 놀라운 이야기에 대해 말할 때 한없이 행복하다.” _정세랑(소설가) 역사와 미스터리,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진 역사추리소설의 고전,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한국어판 개정판이 전권(21종) 출간됐다. 시리즈 원작 완간 30년을 기념한 이번 개정판에는, 스무 권의 장편소설에 더해 국내 초역 단편소설집인 『특이한 베네딕토회』가 추가로 포함됐다. 엘리스 피터스(Ellis Peters)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The Chronicles of Brother Cadfael)’는 12세기 중세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역사추리소설로, 슈루즈베리 수도원의 캐드펠 수사가 세상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살인 사건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추리소설 시리즈이다. 12세기 중세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 생생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해주는, 세대와 언어를 뛰어넘는 역사추리소설의 마스터피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약초를 이용한 범죄부터, 당대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 내전을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까지, 중세 유럽의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갈등을 손에 잡힐 듯 섬세하게 그려낸다. 고도의 지적 게임 같은 살인 미스터리의 성격을 지녔으면서도, 중세 시대의 복잡한 사회 구조와 인간의 존재 의미를 탐구함으로써, 추리소설을 탐독하는 독자에게 독특한 재미와 대체 불가능한 감동을 선사한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와 추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라는 데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스티븐 국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왕위 계승 내전으로 혼란스러웠던 12세기 중세 잉글랜드로, 정치적 음모와 전쟁의 여파가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소설 속 사건들을 일으키고,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던 캐드펠은 각종 살인사건과 비극의 진실을 좇게 된다. 사건 해결을 주도하는 캐드펠 수사는 완전무결한 순백의 성직자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갈등을 지닌 인물로 등장한다. 치밀한 추리력과 과감한 행동력을 발휘하면서도 연민이 가득한 시선으로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을 끌어안으며, 인간의 심리, 선과 악, 정의와 용서의 복잡한 본질을 탐구한다. 이러한 캐드펠 수사의 인간적 면모는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 죄와 용서, 정의와 자비 등 삶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캐드펠 수사가 신념과 연민 사이에서 매순간 갈등할 때마다 독자들도 그 고뇌를 함께 느낄 수밖에 없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인문학적 성찰까지 아우르는 역사추리소설의 원형이자 ‘지적 미스터리’ 고전으로 자리매김되는 것은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22개국에서 번역 소개된 밀리언셀러로, 영국 BBC에서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장장 18년 동안의 집필 끝에 1994년에 완성됐으며, 국내에선 1997년에 처음 소개됐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개정판은 쉽게 읽히는 문장, 긴박하게 전개되는 스토리, 치밀한 추리의 세계, 생생한 묘사 등 원텍스트의 묘미를 최대한 살려 편집하였으며, 세련된 디자인으로 역사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이단자의 상속녀』 도서 소개 신념과 교리의 충돌이 낳은 이단 논쟁 희귀한 고서가 얽힌 살인 미스터리 1143년 중세 수도원은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안으로는 격렬한 신학 논쟁과 갈등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일레이브는 7년 간의 성지 순례를 마친 후, 주인인 윌리엄의 시신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윌리엄의 손녀 포추너터의 결혼 지참금이 될 선물 상자도 함께 가져온다. 일레이브는 윌리엄의 유언에 따라 수도원 묘지에 그를 묻어달라고 수도원에 청원하지만, 엄격한 성직자들의 반대에 부딪히고야 만다. 수도원에서는 일레이브와 윌리엄이 이단 사상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일레이브는 이단 혐의로 고발까지 당하게 된다. 부주의한 말실수로 이단자로 몰렸던 일레이브는 곧이어 살인 혐의까지 뒤집어쓰게 된다. 일레이브를 고발한 올드윈이 다음 날 시신으로 발견됐던 것. 이단 재판과 살인 사건이 얽히며 수도원은 혼란에 빠지고, 사건의 중심은 점점 포추너터가 유산으로 받은 지참금 상자 속 희귀 고서로 옮겨진다. 『이단자의 상속녀』는 의문의 살인 사건과 함께, 원죄, 예정설, 인간의 자유의지, 보편구원론과 같은 이단 논쟁을 미스터리라는 장르 속에 녹여낸 매우 이색적인 작품이다. 신앙에 대한 잘못된 말 한마디가 무거운 죄가 되던 중세 시대가 생생한 문체로 그려진다. 과연 교리의 이름으로 누군가의 생각을 단죄할 수 있는가? 신앙과 사유는 함께할 수 있는가? ‘이단’ 혐의를 받으면 사형에 처해지는 중세 시대상을 고려할 때, 등장인물의 질문은 무겁고 발칙하고 위험하다. 특히 엘리스 피터스는 라둘푸스 수도원장과 캔터베리의 아우구스티누스파 참사회원인 거버트 의원, 로저 드 클린턴 주교 등 신념과 개성이 각기 다른 사제들을 소설에 등장시킴으로써 12세기 중세 가톨릭 교단 내 긴장과 갈등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일레이브의 결백을 믿는 캐드펠 수사는 범인뿐 아니라, 베일에 싸인 살인의 동기를 밝혀내려고 한다. 결국 캐드펠 수사와 휴 베링어는 참혹한 사건의 배우에 희귀한 고서를 향한 인간의 욕망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신앙과 사유는 공존할 수 있는가? 신의 이름으로 생각을 단죄할 수 있는가? 이 작품은 중세 수도원의 첨예한 이단 논쟁을 중심으로 개인의 신념과 교단의 교리가 맞부딪치는 지점에서 태어난 이야기다. 특히 중세 신학과 표현의 자유 사이, 인간의 지식욕과 신앙의 통제 사이의 긴장감을 정교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철학적 주제를 깊게 함의하고 있는 전대미문의 미스터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
역사추리소설을 추천하는 자리에서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매번 자신 있게 추천하곤 했다. 소박하고 담백하게 시작해 역사의 큰 톱니바퀴와 힘 있게 맞물려 들어가는 이 놀라운 이야기에 대해 말할 때 한없이 행복했다. 엘리스 피터스가 육십대 중반에 이처럼 대단한 시리즈를 시작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마음에 환한 빛이 든다. 먼 길을 다녀와 켜켜이 쌓인 지혜를 품고 유적지를 직접 걸으며 작품을 구상했을 작가를 상상하고 만다. 멋진 일은 언제든 시작될 수 있고, 심혈을 다해 빚은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이 보물 같은 작품들을 통해 믿게 되었다. - 정세랑 (소설가)
|
|
캐드펠 수사는 뛰어난 통찰력과 인내심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며, 그 어느 때보다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
|
다른 시대로 통하는 생생한 창, 은은하게 스며든 로맨스, 정의가 구현되는 해피엔딩, 그리고 품격 있는 문체. - [커커스 리뷰]
|
|
이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는 마법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 [레이브 리뷰]
|
|
시대를 초월하는 플롯과 역사소설 특유의 묘미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작품. - [맥길 북 리뷰]
|
|
엘리스 피터스는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 작가다. - [움베르토 에코]
|
|
이보다 더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탐정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 [선데이 타임스]
|
|
시리즈가 추가될 때마다 기쁨을 느낀다. 연대기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 [USA 투데이]
|
|
엘리스 피터스의 미스터리는 역사적 디테일, 마을과 수도원의 중세 생활상, 생생한 캐릭터 묘사, 우아하고 문학적인 문체 등 이야기 그 자체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 [워싱턴 포스트]
|
|
엘리스 피터스는 중세인들의 삶을 상세하고 설득력 있게 재현함으로써, 독자들을 강력하게 흡인하여 교묘하게 짜여진 중세의 어두운 미로 속으로 데려간다. - [요크셔 포스트]
|
|
캐드펠 수사는 한 세기를 완벽하게 구가한 셜록 홈스에 비견되는 창조물이다. - [LA 타임스 북 리뷰] |
|
서스펜스와 역사소설이 혼합된 유쾌하고 독창적인 작품. -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
|
캐드펠 수사는 분명 범죄소설의 컬트적 인물이 될 것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
|
스타일과 격조를 갖춘 미스터리로 멋지게 포장된 뛰어난 역사소설. - [신시내티 포스트]
|
|
고전적인 의미의 선과 악이 격투를 벌이는 역작. - [시카고 선 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