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뉴욕. 전도유망한 여류 변호사 크리스티나의 생일날 그녀 앞으로 발송인 불명의 소포 하나가 배달된다. 아무런 메시지도 없이 소포에는 핏빛 루비 반지 하나가 들어 있을 뿐이다. 그녀는 아무 생각없이 약혼 선물로 받은 큼지막한 다이아몬드 반지와 함께 그 루비 반지를 낀다. 하지만 언제 만들어졌는지, 누가, 왜 보냈는지도 모르는 반지를 손가락에 낀 이후, 그녀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상한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이렇게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반지가 자신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에 결코 그 반지를 뺄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스페인에서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든다. 13년 전 세상을 떠난 대부 엔릭의 두 번째 유언장이 공개되는데, 그녀가 상속인 중 한 명으로 지정되었으니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녀는 미지의 반지가 바로 엔릭 대부가 남긴 유산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녀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약혼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반지의 힘에 이끌려 무조건 스페인으로 향한다.
스페인행 비행기 안에서 그녀는 한 골동품 전문가에게 그 반지가 최후의 템플기사가 남긴 신비한 유물 중 하나이며, 템플기사단이 스페인 어딘가에 엄청난 보물을 숨겨놨다는 전설이 전해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의 이야기를 농담으로 흘려보냈지만 유언장 공개식에 참석한 그녀는 골동품상의 말대로 정말 그 반지가 템플기사단의 유물이라는 믿지 못할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엔릭 대부는 템플기사단의 후예이며 그 반지는 템플기사단의 수장격인 그랜드마스터에게 전해내려오는 유물인데, 그것을 딸처럼 사랑하는 크리스티나 자신에게 남긴다는 유언장을 접한다.
대부는 또한 유언장에 그녀와 자신의 아들 오리올과 조카 루이스에게 템플기사단의 보물에 얽힌 비밀이 담긴 그림을 물려주니, 그들이 어린시절 즐겨했던 보물찾기 놀이처럼 다시 한 번 뭉쳐 진짜 보물을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자신이 진정 주고 싶은 것은 보물보다 그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의 '모험'이라면서...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대학에서 역사를 강의하고 있는 오리올, 기업경영자인 루이스, 이들은 현재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터였다. 이런 그들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정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템플기사단의 보물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미지의 반지가 그들을 부추기는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엔릭이 템플기사로서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들은 주저없이 다시 한 번 뭉쳐 보물찾기 모험을 즐기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현대와 중세를 넘나드는 모험은 그들에게 인생과 사랑과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지 가르쳐줌과 동시에, 그들의 운명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째로 뒤바꿔버릴 값진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