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몸으로 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듯 가만히 앉아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평생 병에 걸리지 않고 살 수 있는 대단한 비책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힘주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평소 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KBS의 이진희 PD는 이 사실을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생생한 표현으로 정리해 이 책을 탄생시켰습니다. 경험 앞에 장사 없다고들 하는데,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한 문장 한 문장에 믿음이 가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인가 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의 솔직한 고백과 진솔한 느낌이 어우러진 내용들이 때로는 마음을 찌릿하게도 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이 대한민국의 평범한 20대가 쓴 건강서라는 점입니다. 하고 싶은 것 많고, 갖고 싶은 것 많고, 보고 싶은 곳도 많을 팔팔한(?) 20대가, 게다가 남부럽지 않은 직장까지 가진 사람이 왜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사실 그것 때문에 이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열심히 살았고 번듯한 직장도 얻었지만 건강이 나빠져 자신이 가진 많은 것들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당해야 할 위치에서 움츠러들었고, 즐겨야 할 순간에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이때 저자가 느낀 바는 그 전과 확실히 다른 것이었을 겁니다.
*"이제야 고백하건대, 나는 장애우나 이주 노동자 같은 사회적 약자를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들의 특수한 상황에 보편적인 잣대를 들이댔던 것 같다. 하지만 남들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건강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지난 일들을 통해 깨달았다."(p.30)
그 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백 퍼센트 가늠할 수는 없지만, 대략 짐작해볼 수는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통해 저자는 분명 '성장'했습니다. 앞의 고백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 아픔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마음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건강한 습관으로 생활하는 것은 물론,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절망을 맛본 이유, 그리고 다시 희망을 갖고 가슴이 설렜던 이유 모두가 '건강' 때문이었습니다. '건강'이라는, 단순하다면 단순한 키워드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것이죠. '건강'이 행복의 열쇠라는 것은 이 시대 젊은이들이 꼭 기억해야 할 명제입니다. 사실 건강할 때는 건강의 소중함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기에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런 자만심이 후회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절대 남의 이야기로 허투로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의 정보들을 신문과 잡지,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통해 접합니다. 이 중 인터넷을 통한 정보가 가장 많을 겁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내용 중 많은 부분이 확인이 안 되었거나 잘못된 정보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만성·난치 질환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 때문에 더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조적적인 정보 습득이 아닌 정확하고 핵심적인 정보 수집이 중요합니다. 그 이후에는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바로 습관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일상생활을 하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 장을 볼 때, 옷을 고를 때, 병원을 갈 때 기억해 두면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면 알게 되고, 깨달으면 보입니다. 성급하게, 또 무리하게 '해보겠다' 다짐만 하지 말고 천천히, 꾸준히 실천하십시오. 그러면 생활이 달라지고 인생이 바뀔 것입니다.
오한진(의학박사, 『팔자건강법』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