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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수업

영원의 수업

: PER SEMPRE

[ 양장 ]
리뷰 총점8.9 리뷰 3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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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2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58g | 128*188*20mm
ISBN13 9788960179370
ISBN10 89601793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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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수산나 타마로
수산나 타마로는 1957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태어났다. 로마 영화실험 센터에서 연출 공부를 하고 이후 10여 년 동안 텔레비전 방송국 과학 다큐멘터리 작가로 일했다.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가 ‘빨간머리 앤’이라 불렀던 그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여류 작가 중 한 명이다. 작품으로는 『구름 속의 머리』(1989), 『어떤 사랑』(1991), 『마음 가는대로』(1994), 『아니마 문디』(1997), 『마틸다에게』(2001), 『대답해주세요』(2001), 『엄마의 다락방』(2006), 『소나무 숲의 오두만』(2007), 『루이지토』(2008)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두었으며 특히 대표작인 『마음 가는 대로』는 토리노 도서전시회의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 기념식에서 이탈리아 역사상 “위대한 책” 150권 중의 한 권으로 선정되었다.
그런 그의 신작 『영원의 수업』은 『마음 가는 대로』를 통해 한 차례 선보였던 서간 형식의 가슴 저미는 가족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이다. 이야기 곳곳에 사랑과 슬픔, 삶에 대한 성찰이 보석처럼 드러나는 이 소설은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 인생의 신비와 경이로움이 숨어 있음을 알려 준다. 나아가 『영원의 수업』은 모든 것을 잃고 비틀거리던 주인공이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이 잃어버린 침묵과 수긍,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역자 : 이현경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비교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 이탈리아 정부가 주는 국가 번역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어 통번역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역서로 『율리시스 무어』 시리즈, 『사랑의 학교』, 『할아버지와 마티아』,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삐노끼오의 모험』, 『단테의 빛의 살인』,『이것이 인간인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 『나는 깊
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반쪼가리 자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나무 위의 남작』, 『침묵의 음악』, 『바우돌리노』, 『책의 자서전』, 『작은 일기』, 『권태』,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클래식 비밀의 화원』,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클래식 작은 아씨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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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형용사 또는 명사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한 정의가 바로 어디서든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익숙해졌다. 그러한 분류가 인간 본성의 일부분임을 알았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면 우리는 상대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은 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
상대는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아무런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 준다. 그런데 그런 상태가 우리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저 사람은 누구인가? 어떻게 저럴 수 있는가?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을 어떻게든 정의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정의가 우리를 존재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정의는 뗏목이고, 우 리는 그것에 의지해 일상의 격랑 속을 헤쳐나간다. 이 뗏목 덕분에 우리는 미치지 않고 강어귀에 도착할 수 있다. ---p.13~14

‘만일’이 마치 구원을 위해 던져진 밧줄이라도 되는 양 그것을 잡고 오르면서 알게 되는 거지. 그 ‘만일’ 뒤에 항상 또 다른 만일이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을 말이야. 마지막 ‘만일’이라고 확신하며 손을 뻗으면 항상 다른 만일이 나타나고 그렇게 하다 결국 지쳐 떨어지기 전에 항복하고 마는 거야. 다른 모든 ‘만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만일’은 딱 하나야.
만일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p.94

물론 나는 그들의 진짜 급한 일이 바로 초조함과 불확실함, 갑자기 자신들의 삶에서 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불안감의 다른 이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 고독한 환경에서 갑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니까 두려움을 느끼는 거야. 그래서 다시 도시로 달려 내려가 소음과 거울들 속에 빠져 웃고 춤추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소음을 만들어 내지. 그러고는 끊임없이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들을 좇는 유령을 지워 버려야만 하지.“너는 누구냐? 꺼져 버려! 혼미 상태에 빠진 내 일상에서 날 끌어내지 마.” ---p.153

한번은 어떤 사람이 내게 물었어.
“현명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대답했지.
“지옥을 가로지르면 됩니다. 높이 올라가려면 먼저 아주 낮은 곳으로 내려가야 하지요.”
내 손님이 다시 대답을 재촉했어.
“하지만 그 지옥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까?”
“만남을 신뢰해야 하지요.”
그 사람이 당황해서 내게 물었지.
“그럼 길을 찾으려면 먼저 길을 잃어야 하는 겁니까?”
내가 웃으며 말했어.
“그렇습니다. 숲 속의 꼬마 엄지처럼 말이지요.
길을 다시 찾으려면 길을 잃어버려야 하지요.” ---p.226~227

한편 새끼 양들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자기들을 낳아 준 어미의 그늘 아래 누워 끄덕끄덕 졸지. “이런 피조물을 어떻게 죽일 수 있죠?” 이 산 위에 들르는 도시 사람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이야. 그럴 때면 나는 이렇게 대답해. “죽음이 없는 삶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사람들은 당황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지. 어떤 이들은 내게 돈을 주면서 새끼 양을 입양하고 싶다고 해. 그 양이 남은 생을 모두 살아갈 수 있게 하겠다는 거야.
내가 그들을 안심시키지.
“난 양들을 죽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날이 옵니다.”
“왜 그렇습니까?”
“암양 여러 마리에게는 숫양 한 마리면 충분하니까요. 이게 자연의 법칙입니다.”
사람들이 분노하며 말하지.
“자연의 법칙은 잔인한 거로군요.”
“잔인함이 첫 번째 대답입니다.”
“그럼 두 번째는요?”
“두 번째는 그 잔인함을 우리가 이해하길 바라는 겁니다.” ---p.264~265

해가 가면서 나는 이따금 시간 속에서 영원이 넘쳐흐른다는 걸 알았지. 이론 없이, 계획 없이, 포인트를 쌓거나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지 않는 채 넘쳐흐르지. 넘쳐흐르면서 세상일들 속에 숨어 있는 불꽃을 보여 주지. 불은 우리 기쁨의 이유야.
“나는 풀잎 하나가 별들의 여행 못지않다고 믿는다.”
기억나? 하루하루 지나면서 나는 당신이 사랑했던 이 시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어.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발견하는 법을 배웠지. 돌멩이에, 나뭇잎들에, 꽃에, 까마귀에, 고양이에, 벌들에, 나무에, 나비에, 싹을 틔우는 모든 씨앗에, 모든 광물에,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피조물에 반짝이는 본래의 빛이 남아 있었어.
결국 산다는 건 그 빛을 바라보고 그 빛이 꺼지지 않게 온 힘을 다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어. 누군가 이 산 위로 와서 행복에 이르기 위한 방법을, 그 길을 물으면 나는 종종 미소를 짓곤 하지.
“삶이 바로 그 길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내 대답에 만족하지 못했어. 좀 더 위대하고 분명하며 확실한 무언가를 좋아했으니까. 사랑은 전지전능함이 아니라 차라리 연약한 두 힘의 만남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려면 어미 양의 그늘에 앉아 있는 새끼 양이 되어야 하지. 이 사실을 받아들일 때에만 우리 일상의 모든 게 해결돼.
---p.27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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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천만 명을 울린 작가 수산나 타마로가 전하는 ‘삶의 연금술’

“누구나 절망에서 자신의 삶을 돌려세워야 할 때가 찾아온다.”

이미 한번 경제 위기로 절망에 빠져 있던 전 유럽을 소설 [마음 가는 대로]를 통해 치유했던 이탈리아 여류 작가 수산나 타마로. 그런 그가 오랜만에 신작 [영원의 수업]을 출간하면서 기존의 치유 키워드로부터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성찰’을 이야기한다. 그는 행복과 절망, 그리고 회복으로 나아가는 한 남자의 삶을 그려내면서 삶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치 인간을 기만하는 것처럼 보이는 운명이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되짚어 나간다.

처음에는 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형용사 또는 명사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한 정의가 바로 어디서든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익숙해졌다. 그러한 분류가 인간 본성의 일부분임을 알았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면 우리는 상대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은 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 상대는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아무런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 준다. 그런데 그런 상태가 우리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저 사람은 누구인가? 어떻게 저럴 수 있는가?
무엇 때문에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을 어떻게든 정의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정의가 우리를 존재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정의는 뗏목이고, 우리는 그것에 의지해 일상의 격랑 속을 헤쳐 나간다. 이 뗏목 덕분에 우리는 미치지 않고 강어귀에 도착할 수 있다. ---p.13~14

나는 종종 고독이 예민함을 가중시키는 건지, 아니면 예민함이 지나쳐서 고독을 선택하는 건지 스스로 물어보곤 하지.
나는 그 대답을 찾을 수가 없어.
어린 시절 난 걸핏하면 우는 울보였어.
불만이나 변덕 때문에 운 건 아니었어. 고통스러운 장면을 목격하고 그 이유를 알지 못해서 울었던 거지.
거지를 보거나 지팡이를 짚고 비틀비틀 걸어가는 구부정한 할머니를 보면 울었어. 이미 구더기가 끓고 거의 죽어 가는 어린 고양이를 봐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었지.
눈물을 흘렸지만 이렇게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비밀이었어. 나는 지나치게 예민한 내 성격이 부끄러웠지.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어.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자 수치심과 더불어 이상한 고독감을 느꼈어.
내 눈에 비친 광경을 다른 사람들은 보지 않는 듯했어. 그들의 시선은 형식, 그러니까 가난한 사람이나 노인, 죽어가는 고양이 같은 외형에 머물러 있었지. 그 생명들 뒤편에 숨겨진 의문이 그들 머릿속에는 떠오르지 않는 듯했어. ---p.52~53

어릴 적 외형에 감춰진 세상을 들여다보며 삶의 신비와 소통을 하던 주인공 마테오는 성인이 되면서 점차 타자에 의해 정의된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런 그가 소소한 평화와 행복을 꾸려갈 수 있었던 건, 삶의 진실에 눈을 닫지 않았던 아내 노라 덕분이었다. 그러나 한순간의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잃어버린 마테오는 자신을 놓아버리고, 15년간 무너진 삶의 언저리를 떠돌며 절망의 한 귀퉁이에서 끝나지 않는 질문을 던진다. 그의 이러한 외침은 오늘날 우리가 삶의 한가운데서 던지는 질문과 닮아 있다. ‘삶은 얼마나 많은 고통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이 고통은 언제 끝나는가?’, ‘신은 누구이며 어디에 존재인가?’, ‘내가 가야 할 길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결국 마테오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걱정하며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의 유서를 손에 쥐고 삶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영원의 수업]은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마테오의 삶을 통해서 어떻게 삶을 마주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 삶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절망과 수긍, 그리고 성장이라는 ‘삶의 신비’
“답은 언제나 스스로 찾아온다.
고요함 속에 진정으로 존재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가슴속의 가시를 뽑아내는 과정은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삶의 향수와 후회를 닮아 있다.

내가 아버지 편을 들어 개를 키우시게 도와 드릴 수 있었겠지.
아버지와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들어 드릴 수도 있었겠지.
투덜거리는 대신 아버지에게 묻거나,
내 생각들과 끊임없이 싸우는 대신
잠시라도 아버지 처지가 되어 볼 수 있었을 텐데.

우리 자신한테서 벗어나기.
‘너무 늦었다’는 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았을 때 내 삶은 너무 앞으로 달려가 있었어.

너무 앞으로.
너무 늦게.
너무 씁쓸하게.
너무 고통스럽게.
피하기에는 너무 고통스럽게. ---p.68쪽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비소로 삶이 던지는 질문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이기주의와 성급함으로 인해 놓쳐 버린 것들이 가슴을 짓누르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감동적인 서간 형식으로 써 내려간 [영원의 수업]은 생각지 못했던 삶의 변수로 인해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한 남자가 자연과 침묵 속에서 삶을 수긍하고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려 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힘든 시간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은 수긍 앞에 놓여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를 절망에서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삶의 경이로움이라고 속삭인다.

“일상에 특성을 부여하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고 그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우리 몫이지. 그러니까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가장 고귀한 방법으로 늘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행동 하나하나에도 존엄과 위대함이 담겨 있으니까. 삶은 때로는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가 잔잔하기도 한 바다와 같다는 점을 항상 의식하면서 절대 작아지지 말고, 절대 자신의 존엄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폭풍우가 칠 때나 파도가 잔잔할 때나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똑바로 서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네 공정함이 배를 다시 항구로 데려올 수 있게 해 줄 거다.” ---p.239

주인공 마테오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길을 잃어야 하고, 현명해지기 위해서는 지옥을 가로질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우리를 가둬두려 하는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 침묵 속에서 멈추지 말고 걸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한번은 삶의 함정에 빠진다. ??영원의 수업??은 절망의 시기를 겪고 있는 삶의 여행자들에게 침묵 속에서 삶을 되돌릴 때가 찾아온다는 것을 알려 준다. 우리 삶 속에는 이미 경이로움과 사랑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에 쉽게 유혹당하지. 겉으로는 확실해 보이니까.
우리는 사물을 보면서 외형이 바로 실재라고 확신해서 의문을 품지 않아.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만족해서 더는 앞으로 나가지 않지.
아버지가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어.
“눈이 보이는 사람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어릴 때 나는 그냥 하시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자라면서 아버지가 절대 농담을 하지 않는 분이라는 걸 알았어. 아버지는 아무도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으셨어. 냄새를 맡고 듣고 만져 보셨지. 다른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지점에서도 아버지는 진실을 보셨어. 아버지 앞에서는 거짓으로 꾸미거나 거짓말을 할 수 없었지. 사실과 다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 ---p.56

“외과용 메스로 치료하는 게 훨씬 쉬워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마음을 치료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뿐이지요. 우리 모두의 마음속 가장 은밀한 부분에 작은 지혜의 파편이 숨겨져 있어요. 그 지혜의 파편은 행복했던 장소와 순간을 기억하고 그때를 그리워하며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해요. 철이 바뀌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철새들처럼 말이지요. 자,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입니다. 날아가고 싶은 욕망이 생겨나게 하세요.”
“그 땅, 약속의 땅 이름은 뭔가요?”
“이름은 다양하지만 본질은 단 하나지요. 순수와 경이, 선량한 마음.”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건가요?”
“사악함과 부패함이 없는 시선, 모든 사건 앞에서 수단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사랑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시선으로 돌아가는 거지요.”
“아주 어려운가요?”
“그래요. 되돌아가려면 한평생이 걸립니다. 때로는 한평생만으로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당신의 시선을 되찾았을 때도 주의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항상 난쟁이가 숨어 있으니까요. 그 난쟁이는 당신을 가둬 두려고 했던 그 작은 세계에서 당신이 달아나는 걸 참을 수 없어 하지요. 당신이 어떤 곳에 도달했다고 믿는 건 다 그 난쟁이 때문입니다. 그 난쟁이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지요. ‘멈춰, 네가 올 곳에 다 왔어.’이 때문에 율리시스가 세이렌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았듯이 우리도 귀를 막고 앞으로 계속 걸어가야 합니다.”
그녀가 다시 물었지.
“걷는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침묵 속에서 산다는 뜻이지요.”---p.29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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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및 유의사항?
영원의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k*******2 | 2016.08.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산속에 홀로 있는 한 남자에겐 사연이 있었다. 5년째 아내도 없이 아이도 없이 혼자 지내는 남자. 그 남자를 보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말을 하고 지나간다. 물론 그 남자의 개인적인 사생활이 아닌 산에 지내니까 좋겠다, 부럽다.걱정이 된다.지루하지 않냐....자신도 산에 살고 싶다는 말.. 하지만 그 남자는 산이 좋아서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실 도피.그는 자신에게 지워진 운;
리뷰제목

산속에 홀로 있는 한 남자에겐 사연이 있었다. 5년째 아내도 없이 아이도 없이 혼자 지내는 남자. 그 남자를 보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말을 하고 지나간다. 물론 그 남자의 개인적인 사생활이 아닌 산에 지내니까 좋겠다, 부럽다.걱정이 된다.지루하지 않냐....자신도 산에 살고 싶다는 말.. 하지만 그 남자는 산이 좋아서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실 도피.그는 자신에게 지워진 운명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며, 그 운명이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자신을 놓고 떠난 무정한 사람.그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만 내려 놓고 떠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게 된다. 아내도 떠났고 아들도 떠나고 혼자 남았으며, 산속에서 아내를 그리워하며, 자책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타임머신..그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타임머신이었다. 과거로 돌아가 아내의 마지막 순간에 그 순간을 벗어나는 것이 그에게 유일한 치유였다.하지만 그럴수가 없었으며, 산속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아내와 함께 하면서 느꼈던 아내의 행동과 생각들, 그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아픔이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마테오였으며, 아내의 이름은 노라였다. 그리고 첫째 아이는 왕의 이름을 딴 다비데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사라졌으며, 마테오의 아버지만 아들이 살아난 것에 대해 안도하였으며, 아들이 망가지고 잇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순식간에 저질러진 일들..마테오는 그 사건에 자신이 휘말리지 않는 것에 대해 다행이다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하지 못한 것이 후회였다. 미라의 몸이 되었던 자신의 모습..아내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의사로서의 삶을 내려놓고 산속에서 살아가는 마테오는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하였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하였기에 아들이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하였으며, 부모의 죽음은 마테오에게 또 다른 아픔인 것이다. 


이 소설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속에서 비극이 일어날 때 어떻게 되는 것일까 마테오를 통해서 투영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마테오와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 사람에게 쉽게 말하고 쉽게 스쳐 지나 간다. 보여지는 그대로 판단하고 보여지는 그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에게 상처줄 마음이 없었지만 결국 상처를 주게 된다.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는 남자와 그 남자가 살아가야할 이유를 찾아줘야만 하는 또 다른 남자. 소설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비극을 경험한 남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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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수업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15.07.29 | 추천4 | 댓글10 리뷰제목
44년의 인생을 살면서, 절망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나도 사람이기에 절망을 느끼고 그 절망 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쳤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니 내가 겪은 절망은, 절망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오열하는 사람이나, 소중한 사람을 잃고 정신을 놓을 만큼 아파하는 사람을 우리는 너무 자주 텔레비전에서 접하게 되니까. 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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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의 인생을 살면서, 절망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나도 사람이기에 절망을 느끼고 그 절망 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쳤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니 내가 겪은 절망은, 절망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오열하는 사람이나, 소중한 사람을 잃고 정신을 놓을 만큼 아파하는 사람을 우리는 너무 자주 텔레비전에서 접하게 되니까. 내 일이 아니라고 이젠 그 느낌마저 담담해져버리는 내 자신이 싫지만 잊을 수 있기에 또 그렇게 삶이 살아지는 것 아닐까 

 

여기 한 남자(마테오)가 있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은둔자 혹은 삶을 초월한 듯 은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혹 사람들이 산에 올라와 그의 생활공간에서 머물다 가기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혼자다. 그리고 그가 조곤조곤 말을 건넨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를 말하는 것처럼. 그는 한때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하게 살았다. 의사였고,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의 행복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까? 자신의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잃고 남자는 절망에 빠진다. 그런 남자 곁에는 그를 위로하기 위한 여자도 있었지만 남자는 그들에게 곁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 만난 라리사. 그녀는 남자를 사랑한다 말하지만 남자는 사랑을 믿지 못하고, 라리사에게 상처를 준다. 이후 라리사는 마테오를 떠나고 그녀가 떠나고 난 뒤 사랑임을 알게 된다.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아버지와 아버지께 선물로 드렸던 개 라이카의 죽음. 그 안에서 마테오는 삶의 의미를, 세상을 보는 지혜를 알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예전엔 그랬다. 사람 속에서, 사람 안에서 소통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고. 하지만 사람이 많아도 외로울 사람은 외롭고, 소통하지 못할 사람은 여전히 소통할 수 없다. 내가 가진 게 얼마 없다고 생각하면 특히나 더 힘들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는 데 나만 불행한 것 같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이 넘쳐나도 내 속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내가 없다는 것, 내가 빈곤하다는 것을 상대가 알면 무시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사람 속에서 더 외롭고 더 아프다. 그렇다고 마테오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아마 쉽게 결정 내리지 못할 것이다. 그게 어떤 방식이든 나는 마테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만 온 절망, 나에게만 온 아픔들이 처음엔 서럽고 화나고,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알코올에 의지한 채 자신을 버려놨겠지. 그리고 절망의 끝에서 마테오는 삶의 의미를 알아간다.

 

일상에 특성을 부여하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고 그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우리 몫이지. 그러니까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가장 고귀한 방법으로 늘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행동 하나하나에도 존엄과 위대함이 담겨 있으니까. 삶은 때로는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가 잔잔하기도 한 바다와 같다는 점을 항상 의식하면서 절대 작아지지 말고 절대 자신의 존엄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239) 나는 오늘 어제와 같은 일상을 보내지만, 오늘은 어제와 분명 다르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하루를 보내고 있는 거니까. 때문에 우리는 가장 고귀한 방법으로 이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 일상에 다양한 형태의 희로애락이 함께 하겠지만 절대 작아지지 말고 존엄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똑같은 날을 원망했던 적이 있었다. 재미있는 일 혹은 기억에 남는 일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안다. 어제와 같이 평온하고 잔잔한 하루가 축복이자 행복이라는 사실을. 영원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원히 남을 좋은 말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삶을 다하고 땅으로 돌아가더라도 내 아이들에게, 혹은 그 누군가에게 좋은 글을 남길 수 있다면.. 그 흔적을 남길 수 있다면, 내가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 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상이 좋은 중년의 내가 되고 싶어졌다. 내 얼굴에 책임을 지고, 부끄럽지 않을 그런 인생을 사는.. 그런 내가 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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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수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j***7 | 2015.04.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누구나 절망에서 자신의 삶을 돌려세워야 할 때가 찾아 온다"   처음에는 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형용사 또는 명사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한 정의가 바로 어디서든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그러다가 익숙해졌다. 그러한 분류가 인간 본성의 일부분임을 알았다. 상대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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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절망에서 자신의 삶을 돌려세워야 할 때가 찾아 온다"

 

처음에는 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형용사 또는 명사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한 정의가 바로 어디서든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익숙해졌다. 그러한 분류가 인간 본성의 일부분임을 알았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면 우리는 상대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은 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 상대는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아무런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 준다.


누구나에게 찾아오는 절망의 순간들. 그 순간이 찾아왔을때 나는 어떻게 그 절망의 순간들 헤쳐나가고 있을까? 사실 감정기복도 심하고 화가 나면 욱 하는 성격이라 절망보다는 그런 슬픔자체가 힘이 들곤 했다. 그렇다고 그런 감정을 해결하는것이 수월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안정되는 거 같다. 특히나 이런책을 읽을때면 말이다. 연금술사를 읽을때 같은 느낌이랄까.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다.

하루 종일 아이와 둘만 보내는 시간들. 행복하면서도 조금은 적적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 아이와의 사랑스러움 속에서 문득 나는 무얼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엄마가 되는 과정이지만 조금은 우울한 시간들도 있기에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고들 한다. 첫아이를 키우면서 조금 우울한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들을 책으로 털어냈었다.

이번에 둘째는 영원의 수업을 읽으면서 내 고민들이 풀리고, 마음이 조금 더 평화로워지는 느낌이다. 마치 내가 하고 있던 고민들에 대해서 들어주고 있는거 같고 그런 고민의 해결책을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

소설임에도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책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끼게 해주었다. 무료하던 삶에 책이라는 하나의 즐거움을 만나서 나의 몇년은 즐거웠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육아 스트레스 받을때마다 책을 읽으면서 한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인생 수업"은 내가 살아가지 못한 인생에 대한 지혜를 보여주었다. 책에서 얻는 이런 지혜들, 내 아이도 느낄 수 있게, 배울 수 있게 책꽂이에 잘 꽂아두어야겠다. 내 마음이 심란하거나 할때 종종 볼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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