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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0년 11월 3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528g | 크기확인중 |
| ISBN13 | 9788987095264 |
| ISBN10 | 8987095266 |
돈암동 가는 길
: 아세아 창작집 2
김재순
|
아세아미디어
|
2000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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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재순
서울 관훈동에서 출생하여 덕성여대 의상과를 졸업했다. 1993년 문화일보 단편소설로 등단하였고, 1997년 첫 창작집 『숭숭이 반닫이』를 출간하였다. 현재 동아문화센타에서 "소설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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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형부의 전화를 받은 건 뜻밖의 일이었다. 형부의 음성은 술기운으로 젖어있었다.
"처제, 내가 누구에게도 말못할 사연을 지금부터 털어놓을테니 좀 들어봐요."
형부는 언니보다 세 살 연하였고 지원과는 한 살 터울이었다. 자매가 멀리 떨어져 사는 이유로 형부하고 서로 존칭을 쓰고 예의를 갖추는 사이였다. 예의를 깍듯이 갖춘다는 것은 서로 가깝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했다. 형부는 어딘가에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 같았다.
"나, 여자가 생겼어요."
"여자라니요."
"처제, 여자두 몰라. 마누라 말구 애인이 생겼다구."
"언제요."
"한 일년쯤 되어가나, 미망인인테 남편과 사별한지 오년 됐어요. 딸이 하나 있는데 시내에서 글짓기학원을 운영해요. 남편은 교통사고로 잃었구 시댁이 꽤 점잖은 집이예요. 한 지역이라 그 집안에 대해서 좀 알구 있어요. 그런데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형부, 언니는 모르잖아요."
"물론 모르지, 나 언니랑 산 세월이 억울해요. 지금부터라도 나 살구 싶은대로 살거야. 애들은 지 엄마가 키울테지, 시집갈 때 한 밑천씩 떼내주면 에비 안보겠다구야 하겠어. 흐흐흐."
"처제, 내가 누구에게도 말못할 사연을 지금부터 털어놓을테니 좀 들어봐요."
형부는 언니보다 세 살 연하였고 지원과는 한 살 터울이었다. 자매가 멀리 떨어져 사는 이유로 형부하고 서로 존칭을 쓰고 예의를 갖추는 사이였다. 예의를 깍듯이 갖춘다는 것은 서로 가깝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했다. 형부는 어딘가에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 같았다.
"나, 여자가 생겼어요."
"여자라니요."
"처제, 여자두 몰라. 마누라 말구 애인이 생겼다구."
"언제요."
"한 일년쯤 되어가나, 미망인인테 남편과 사별한지 오년 됐어요. 딸이 하나 있는데 시내에서 글짓기학원을 운영해요. 남편은 교통사고로 잃었구 시댁이 꽤 점잖은 집이예요. 한 지역이라 그 집안에 대해서 좀 알구 있어요. 그런데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요......"
"형부, 언니는 모르잖아요."
"물론 모르지, 나 언니랑 산 세월이 억울해요. 지금부터라도 나 살구 싶은대로 살거야. 애들은 지 엄마가 키울테지, 시집갈 때 한 밑천씩 떼내주면 에비 안보겠다구야 하겠어. 흐흐흐."
---pp.106-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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