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의 대표적인 영적 교사로, 16세 때 장학사가 오던 날 학교 벽에 낙서를 했다가 퇴학당한 후 독학으로 공부했다. 수학자와 신문기자로 활동하다가 인생의 진리를 찾아 동양을 여행한 후 모스크바로 돌아와 영적 스승 게오르기 구르지예프를 만나 제자가 되었다. ‘나는 누구이며, 왜 이곳에 있는가’를 아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구르지예프 무브먼트의 일원으로 참가해 고대의 지혜와 진정한 앎을 추구했다. 삶의 비밀과 신비를 설명한 역작들인 『기적을 찾아서(In search of the miraculous)』 『네 번째 차원(The Fourth Dimension)』 『우주의 새로운 모델(A New Model of the Universe)』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Strange Life of Ivan Osokin)』 등으로 많은 사상가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말년에는 독자적으로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가르침을 펴다가 영국에서 생을 마쳤다.
역자 : 공경희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시간의 모래밭』 『?침묵의 행성 밖에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호밀밭의 파수꾼』 『지킬 박사와 하이드??』 『?마시멜로 이야기』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우연한 여행자?』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의 추구?』 『?파이 이야기?』 『?눈먼 올빼미?』 등 다수가 있다. 저서로서 북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가 있다
“만약 내가 어떻게 될지 미리 알았더라면! 난 나 자신을, 나 자신의 힘을 정말 많이 믿었어요. 내 방식대로 해 나가고 싶었어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모든 것을 거부했고, 결코 뒤돌아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되돌아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의 반이라도 내놓겠어요.” p.28
“과거와 미래는 본질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어. 우리가 그 둘을 과거와 미래라는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야. 사실 이 둘은 과거이면서 미래인 거야.” p.89
“정말 무서운 일이야. 마법사의 말이 맞을 수도 있을까? 내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리라는 것이 사실일까? 지금까지는 모든 일이 태엽 장치처럼 돌아갔어. 점점 무서워지지만 이렇게 되어선 안 돼.” p.114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지, 모두 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어.” “모든 게 엉망이야. 분명하게 설명하진 못하지만 내가 삶에서 떨어져 나간 기분이 들어. 다른 사람들은 움직이고 있는데 나는 가만히 정지해 있어. 모두가 정상적인 길을 따라서 잘 가고 있고, 앞에는 미래가 놓여 있어.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p.278
“나를 과거로 돌려보내 주세요. 새로운 방식으로 살겠어요. 하지만 내가 모든 것을 기억해야만 해요. 내가 경험한 모든 것, 인생에 대한 지식을 전부 다 간직하고 있어야 해요.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하고, 무엇 때문에 돌아왔는지 잊
20세기 초 러시아. 20대 중반의 청년 이반 오소킨. 학교 벽에 낙서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하고 독학했던 작가가 투영된 듯, 기숙학교에서 동상에 안경을 씌우고 벽에 낙서하는 장난으로 퇴학당한 후 군사학교에 들어가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처지다. 연인마저 크림반도로 휴가를 떠난 후 결혼 소식이 들려오자, 오소킨은 마법사를 찾아가 이 모든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청한다. 시간을 돌리면 그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인생에 성공해 사랑하는 여자를 얻을 수 있을까? 마법사는 오소킨에게 원하는 시절로 보내 줄 수 있지만, 다시 살아 본들 같은 결과를 얻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소킨은 다른 삶을 살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기숙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살기 시작한다. 과연 그 다시 사는 삶은 어떨까? 소설은 퍼즐을 맞추듯 이반 오소킨의 삶을 찬찬히 펼치고, 나는 그의 시간 여행을 함께 하면서 결국 ‘내가 오소킨이었다면?’이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오소킨이 길을 잃고 헤맬 때, 어리석게 굴 때, 자신과 삶에 대한 믿음이 없을 때 내 분신인 듯 그를 타박했지만 그것이 내 삶이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그 여행의 끝에서 생각해 본다. 꼭 물리적으로 젊은 시절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야만 가능한가? 지금 여기서 다시 여정을 시작할 수는 없는 걸까? 번역 작업이 진행될수록 나는 우스펜스키가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 라는 질문에서 놓여났다. 그저 그가 ‘그대들은 주어진 시간을, 인생을 어떻게 할 셈인가? 이반 오소킨이 되어 한 번 생각해 보지.’라고 권하는 것 같았다. ‘지금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은 삶을 살 것이다. 설령 모든 기억을 가지고 돌아간다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달라져야 하며, 단지 그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바쳐 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러시아의 신비주의자 우스펜스키가 오늘의 우리에게 보낸 메시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