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David Gilmour - On An Island (한정 디지팩)
CD

David Gilmour - On An Island (한정 디지팩)

리뷰 총점8.0 리뷰 1건
판매가
18,000
할인가
14,700 (18%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매일 2006년 03월 21일
시간/무게/크기 105g | 크기확인중

음반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아티스트 소개 (1명)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8.0

혜택 및 유의사항?
영웅본색 - 길모어 색깔? 음악 평점4점   디자인/구성 평점4점 d*******e | 2006.06.1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1946년생이란다. 데이비드 길모어는. 우리 나이로 치면 올해로 예순한 살, 환갑이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내가 태어난 해인 1981년에 ''The Wall Live'' 공연을 하고 다니던 금발의 미남청년도 세월은 어쩔 수 없었나보다. 길모어도 어느새 배는 볼록 나오고 얼굴엔 주름이 잡힌 영감님이 됐다. 인생이 바쁜 탓에 영감님의 존재를 내 머리 속에서 잊을락 말락 하던 차에 새 앨;
리뷰제목
1946년생이란다. 데이비드 길모어는. 우리 나이로 치면 올해로 예순한 살, 환갑이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내가 태어난 해인 1981년에 ''The Wall Live'' 공연을 하고 다니던 금발의 미남청년도 세월은 어쩔 수 없었나보다. 길모어도 어느새 배는 볼록 나오고 얼굴엔 주름이 잡힌 영감님이 됐다. 인생이 바쁜 탓에 영감님의 존재를 내 머리 속에서 잊을락 말락 하던 차에 새 앨범이 나왔다. 개인 앨범으로는 1984년의 ''About Face''이후 22년만이고, 핑크 플로이드로는 1994년 ''Division Bell''이후 12년 만이다. 핑플 광팬으로서 그냥 지나갈 수 없지. 샀다. 영감님의 기타소리, 음, 여전히 훌륭하다. 근데 조금 변했다. 아주 조금. 프로듀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인지, 정말로 톤이 달라졌는지는 내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아무튼 내 기억 속의 길모어 기타톤과는 약간, 아주 약간 다르다. 확실히 둥글둥글해졌다. ''Time''이나 ''Comfortably Numb''에서 보여주던 절정의 날카로움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길모어의 기타는 ''심장을 후벼파는'' 소리라고 나는 보통 평한다. 힘들었던 시기에 핑플에 심취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게 길모어의 기타소리는 그렇게 들렸다. 당시 핑플을 듣는다는 것은 고독감을 그보다 훨씬 더 큰 고독감으로 압도해버리는, 어찌 보면 다소 역설적인 행위였다. 그 ''훨씬 더 큰 고독감''의 정점에는 길모어의 기타가 있었다. "쓸쓸하지? 맘껏 쓸쓸해해라. 인생이 다 그런 것 아니겠어?" 그 소리는 내게 이렇게 속삭이는 듯했다. 내 마음을 다 이해하면서도 겉으로는 무심한 척하는, 그저 ''맘껏 쓸쓸해하게'' 놔둔 채 옆에서 불러주는 노래. 말하자면 그런 거였다. 내가 기억하는 핑크 플로이드는, 그리고 길모어의 목소리와 기타는. 삐딱한 동료 로저 워터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지는 이미 오래고, 나이마저 들어버린 길모어의 기타소리는 예전처럼 날카롭지도, 차갑지도 않다. 세상을 향한 냉소를 거침없이 뇌까리는 노랫말도 없다. ''Take a Deep Breath''에서 보여주는 솔로가 그나마 과거의 날카로움을 떠올리게 하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들리는 그의 톤은 ''덤덤''하다. 노랫말 역시 덤덤하다. 그냥 ''너''와 ''나''의 이야기를 편안한 목소리로 늘어놓는다. 핑플의 전매특허였던 ''몽롱함''도 여전하지만 확실히 더 따뜻하다. 그리고 여유롭다. 어디서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길모어가 그랬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은 ''Wish You Were Here''이라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앨범과 그 앨범은 적잖이 비슷한 느낌이다. ''Red Sky at Night''는 ''Shine on You Crazy Diamond''의 도입부분과, ''On an Island''는 전개부분과 닮았다. ''This Heaven''은 꼭 ''Have a Cigar''같다. 여기에다 특유의 덤덤함과 따뜻함은 앨범 ''Echoes''를 떠올리게도 한다. ''길모어 색깔''이란 아마 이런 것인가보다. 영웅이 늙지 않고 불멸해주길 바라는 건 너무 유아적 발상인가? 늙어서도 기타를 놓지 않고 앨범까지 내 준다는 데 감사해야겠지. 노장(老長)의 관조와 여유를 오롯이 끌어안을 만한 내공이 안 된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내가 충분한 내공을 쌓을 때까지 그가 살아있어 줬으면, 그리고 앨범도 계속 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은 혈기 넘치는 젊은이인지라. 헤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