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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미녀와 야수

로레타 체이스 저 / 오현수 역 | 큰나무 | 2001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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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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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62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8911146
ISBN10 897891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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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로레타 체이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로레타 체이스는 졸업 후 점원, 시간 강사, 사무직, 소매업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으려 노력해 왔다. 그러다 남편 월터를 만나고 나서 그의 격려와 지원으로 그 동안 너무도 하고 싶어했던 로맨스 소설가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다작을 하지는 않지만 내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고 있는 그녀의 소설들은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소개되는 <미녀와 야수>는 1995년 미국 로맨스 작가 협회로부터 그 해 가장 사랑받은 작품, 최고의 역사 로맨스로 선정되었고, <로맨틱 타임스>에서 최고의 리전시 로맨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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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다정한 음성이었다.
'당신은 직관이 아주 뛰어나시군요, 데인.'
그리고는 재빨리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충분히 재빠르지 못했다. 제시카가 감출 때까지의 찰나에 불과한 순간 데인이 아내의 속내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 감정을 방금 아내의 목소리에서 똑똑히 들었듯이 그녀의 눈빛에서도 선명하게 봤다. 그 감정은…… 서글픈 동정이었다. 데인의 가슴이 분노로 뒤틀리고 뒤집어졌다.

너무 많이 지껄인 자신을 향한 분노이자, 그의 말 너머에 숨은 이면과 감정까지 읽어낼 만큼 직관이 뛰어난-그보다 더 뛰어난-아내를 향한 분노였다. 하지만 난 어린애가 아니라고 데인은 자신에게 상기시켰다. 맞다, 그는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는 무력한 아이가 아니다. 설령 머저리처럼 자신의 약점을 아내에게 공개했다 해도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 '데인'은 지금까지 바뀌지 않아 왔다, 조금도.
--- p.300-301
'바쁜 혀를 잠시 멈추고 이제부터 잘 들으시지'
목소리의 고저가 없이 꽤 고른 어조로 시작된 말이었다.
'난 실질적으로 일 페이너치의 기치도 없는 재치를 자랑하고 똑똑한 척하는 여자에게 조롱당하거나 휘둘리는 사교계의 얼뜨기가 아니오. 누가 뭘 보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하지 않아. 난 신사도 아니고 살뜰하게 예쁜 마음씨의 소유자는 더더군다나 아냐, 이 주제넘고 착각만 하는 여자야.'
그녀도 지지않고 악을 썼다.
'난 멍청한 젖소가 아니에요! 당신의 비위를 맞추도록 돈을 받지도 않았고 당신 비위를 맞추어야 한다는 법률은 더더군다나 없어요. 나에게는 마음 내키는 대로 말할 자유가 있어요. 그리고 이 순간에는 기꺼이 당신의 부아를 건드릴 심산이구요. 왜냐구요? 지금 부아가 나서 못참겠으니까. 당신이 내 시간을 망쳐놓은 만큼 나도 당신 시간을 망쳐놓고 싶으니까. 이 버릇없고 자기만 아는 짐승 같으니!'
그리고는 그의 발목을 콩 찼다. 데인은 너무 놀란 나머지 엉겁결에 그녀의 팔을 놓았다. 그는 조그만 부츠 발을 내려다 보았다.
'기가 차서....... 지금 나를 아프게 하려고 찬 거요? 하하하, 정신 나갔고, 제시카?'
'만취한 머저리 주제에 어찌 감히?'
그녀는 보닛을 벗어 챙 넓은 모자로 그의 가슴을 때렸다.
'허락도 없이 내 이름을 부르지 말아요!'
다시 보닛으로 탁 쳤다.
--- p.
남성 심리를 판독하는 데 전문가인 그녀가 남편 마음은 완전히 잘못 짚어왔다니! 충격 그 자체였다. 데인이 제멋에 겨워 나대는 속빈 강정이 아니고(그건 그럴 줄 알았다)여자들을 첫눈에 꺼벅 넘어뜨리고 애정을 따먹었던 호남아(그럴 것 같았다)도 아님을 어젯밤 발견했을 때만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주제파악을 올바르게 하는 남자가 몇이나 되랴. 예를 들어 버티는 거울 속에서 두뇌를 지닌 신사를 본다. 데인의 경우에는 신통방통하게도 그 완벽한 육체미를 쏙 뺀 자신만을 보고. 드높은 예술적인 안목의 감식가치고 요상한 조홧속이 아닐 수 없지만 남자들이란 본시 총체적인 사고력이 결여된 생물이다.

그리고 문제의 엄청난 심각성도 일찌감치 알아차려야 옳았다. 데인의 극도로 예민한 감수성과 여자에 대한 불신,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이 저택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 어머니를 향한 통렬함, 정떨어지게 생긴 시아버지의 초상화, 그녀 자신에 대한 모순적인 행동 등 실마리가 널려 있지 않았던가. 그걸 왜 빨리 꿰어 맞추지 못했을꼬! 그랬더라면 데인이 그녀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았을 텐데. 그녀로부터 뭔가를 절실히 갈구하고 있음을 알았을 텐데. 남편은 다른 모두와 같은 걸 원하다. 바로 사랑. 되려 남들보다 사랑에 대한 욕구가 훨씬 강하다. 왜냐하면 그는 아주 어렸을 때 이후 여자의 애정을 한 조각도 온전히 받지 못하고 성장한 눈치니까.
--- p.302-303
그리고 씨익 웃었다. 죄악처럼 새까만 눈에서 제시카는 남편의 내면에 깃든 악마의 미소를 보았다. 하지만 그 악마는 오직 그녀만의 악마. 너무도 사랑스런 악마였다.
'세상에서 가장 자부심이 강한 남자라는 뜻이겠죠.'
제시카도 활짝 웃으며 놀렸다. 데인은 우시뉴올로 가문의 그 엄청난 코가 아내의 코와 맞닿도록 고개를 숙였다.
'세상에서 가장 정력이 강한 남자라니까. 아직도 그 사실을 모른다면 당신은 딱하리만치 머리회전이 느린 여자야 하지만 걱정할 거 없소. 왜냐하면 난 또 이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강한 교사거든. 당신이 이해할 때까지 증명해 드리지.'
'당신의 인내력을 증명하시겠다.?'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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