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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말

보르헤스의 말

: 언어의 미로 속에서, 여든의 인터뷰

[ 양장 ] 말에 지성이 실린 책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12건 | 판매지수 834
베스트
인문 top100 2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672g | 145*210*30mm
ISBN13 9788960902367
ISBN10 896090236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비밀의 섬
내가 잠에서 깰 때
그건 여름날의 더딘 땅거미처럼 왔어요
나는 그저 타고난 대로의 나를 나타내지요
군중은 환상
그러나 나는 꿈을 더 선호해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어요
시간은 본질적인 수수께끼
나는 늘 낙원을 도서관으로 생각했어요
악몽, 꿈의 호랑이
나는 항상 거울을 두려워했어요

후기
옮긴이의 말
보르헤스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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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윌리스 반스톤Willis Barnstone
인디아나대학교 비교문학 교수이자 시인, 철학자. 미국 구겐하임재단 연구원을 지냈으며, 저서로 『숨겨진 성서』『하느님의 시The Poems of Jesus Christ』 등이 있다. 말년의 보르헤스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문학, 철학,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자 : 서창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축복받은 집』『저지대』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토미노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제3의 바이러스』 『암스테르담』 『촘스키』 『벡터』 『쇼잉 오프』 『마틴과 존』 『구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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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 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
--- p.104

책은 상상력의 연장이고 기억의 연장이에요. 책은 아마도 우리가 과거에 대해 알고 있는 유일한 것일 거예요.
--- p.122

우리에게 금지된 것은 없어요. 그걸 하는 것은, 적어도 시도해보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답니다.
--- p.155

작가는 순수한 자세로 써야 해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하고 있는 게 자신의 시가 아닌 거예요.
--- p.170

난 미학이라는 게 없어요. 나는 단지 시와 이야기를 ‘쓸 수 있을 뿐’이에요.
--- p.181

시는 말을 넘어서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말은 단지 상징일 뿐이니까요. 시는 말의 음악성 속에 존재하는 거예요.
--- p.183

궁극적으로 우정이 사랑보다 중요할 거예요. 어쩌면 사랑의 진정한 기능은, 사랑의 의무는 우정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죠. 그렇지 않으면 사랑은 도중에 끝나버릴 테니까요.
--- p.186

난 의무적인 독서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의무적인 독서보다는 차라리 의무적인 사랑이나 의무적인 행복에 대해 얘기하는 게 나을 거예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 p.212

나는 시를 매우 사적이고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물론 그걸 느낄 수도 있고 못 느낄 수도 있죠. 만약 느낀다면, 그걸 설명할 필요는 없어요.
--- p.274

나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예요. 나의 모든 시도가 쓸데없으리란 것을 알지만, 기쁨은 해답이 아니라 수수께끼에 있으니까요.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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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보르헤스에게 말은 유일한 소통 방식
말하기는 글쓰기 못지않게 내밀한 언어 형식


1980년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여든의 나이로 대담을 위해 뉴욕, 시카고, 보스턴을 여행했다.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군중이라는 것은 환상이에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나는 여러분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당시 눈이 먼 보르헤스에게 ‘말’은 유일한 소통 방식이었다. 그에게 말하기는 글쓰기 못지않게 내밀한 언어 형식이자 세상과의 통로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본 시인이자 철학자 윌리스 반스톤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예전의 사상가와 철학자들은 생각이 움직이는 것이어서 파도 위의 잉크와 마찬가지로 고정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에게 남겨진 현자들의 기록은 대부분 그 시대에 우연히 그들의 말을 받아 적고 기록하게 된 익명의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반스톤은 보르헤스와 나눈 대화에서 여전히 반짝이는 사유와 정신을 발견했고, 이를 하나의 작품처럼 남겨두고자 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말을 받아 적던 플라톤을 자처하며 직접『보르헤스의 말』을 엮었다. 그의 말마따나 “보르헤스의 생각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게 우리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보르헤스의 말』은 그가 1976년과 1980년에 한 인터뷰 열한 개를 모은 책이다. 시력을 잃어가던 시기에 대한 담담한 회고뿐 아니라 말년에 이른 보르헤스의 문학, 창작, 죽음에 대한 견해까지 담고 있다. 그는 인터뷰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에드거 앨런 포,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유아론과 영지주의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는데, 이 과정에서 보르헤스는 자신의 말이 하나의 주장으로 굳어질까 염려하여 ‘오늘은 그래요’ 라는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 짓곤 했다. “아, 그럴지도 몰라요. 오늘은 영지주의자, 내일은 불가지론자이면 어때요? 다 똑같은 거예요.” 이런 식의 불분명한 태도는 그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모호성, 사실과 허구 사이의 틈새라는 우주적 수수께끼를 연상시킨다.

세계 시민적인 사고와 개방성
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모색한 보르헤스


보르헤스는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영국 출신 할머니와 가정교사의 영향으로 모국어인 스페인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웠다. 이러한 유년기는 그에게 언어에 대한 개방성과 세계 시민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 바탕이 되었다.

나는 두 할머니 중 한 분과 얘기할 땐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말해야 하고, 다른 분과 얘기할 땐 또 다른 방식으로 말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 두 가지 방식을 스페인어와 영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건 자연스러운 것이었어요.
-244쪽

보르헤스는 고대영어, 라틴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도 꾸준히 공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언어 간의 유의미한 차이뿐 아니라 개별적인 음악성에도 심취했다.

앵글로색슨인들은 로마(Rome)를 로마버그(Romaburgh)라고 불렀어요. 우린 그 두 단어에 흠뻑 빠졌지요. 그리고 『앵글로색슨 연대기』에서 아름다운 문장을 발견했어요. “줄리어스 시저는 브리튼 섬을 찾은 최초의 로마인이었다”라는 문장이었어요. 그런데 그 문장을 고대영어로 읽으면 더 멋진 울림이 있답니다. Gaius Iulius se Casere oerest Romana Brytenland gesohte. 그래서 우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페루라는 거리를 달리며 소리쳤어요. “이울리우스 세카세르…….”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봤지만 우린 개의치 않았어요.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니까요!
-197쪽

보르헤스는 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했다. 여기서 그가 쏟은 노력은 자신이 쓴 작품들의 근원을 찾으려는 노력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보르헤스는 언어를 통해 예술을 탐구했던 학자이고, 자신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들을 꾸준히 써낸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말년에 얻은 언어학적, 문학적 통찰은 아이러니였다. 좌절 속에서도 지켜야 할 생의 의지였다.

반스톤 / 당신은 마음 상태나 감정이나 지성에 관한 한 단어를 찾고 있나요? 당신이 이 세상을 뜨기 전에?만약을 가정해서 드리는 질문이에요?찾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요?

보르헤스 / 참단어를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걸 찾지 않는 거예요. 우리는 현재의 순간을 살아야 해요. 그러면 나중에 그 단어들이 우리에게 주어질 수도 있어요. 안 주어질 수도 있고요. 우리는 시행착오를 통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우리는 실수를 저질러야 하고, 실수를 이겨내야 합니다. 그건 평생 해야 하는 일이지요.
-188쪽

“기쁨은 해답이 아니라 수수께끼에 있으니까요”
죽음을 앞둔 문학가가 남긴 질문들과 답


『보르헤스의 말』은 눈멀고 나이든 문학가가 죽음을 앞두고 어떤 심정이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나는 몸과 영혼, 모두 완전히 죽고 싶어요. 그리고 잊히고 싶어요.
-92쪽

고통스럽게 삶을 유지해온 보르헤스에게 죽음은 “희망이 가득한 것”이었다. 그는 삶을 악몽처럼 견뎌왔기에 죽음을 매 순간 도래하는 어떤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난 사람이 늘 죽는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단순히 뭔가를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을 때 우리는 뭔가를 느끼지 않고 뭔가를 발견하지 않아요. 그 순간 우리는 죽은 것이에요. 물론 삶은 어느 순간에나 돌아올 수 있어요.
-38쪽

인터뷰 속에서 보르헤스는 수없이 자살을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말마따나 삶도 죽음처럼 매 순간 돌아오는 것이었기에, 그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삶을 긍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보르헤스는 글쓰기가 아닌 말하기를 통해 언어를, 아름다움을 탐구해나갔다. 말은 시력을 잃은 그에게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새로운 돌파구로써 작용하기도 했다. 직접적이고 내밀한 소통 방식이라는 점에서 글과 비슷하되 전혀 다른 매체였기에,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마저도 바꾸어놓았다. 그러므로 『보르헤스의 말』은 20세기 사상계에 큰 영향을 끼친 대가가 남긴, 독특하면서도 유일한 형식의 ‘작품’일지 모른다.

나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예요. 나의 모든 시도가 쓸데없으리란 것을 알지만, 기쁨은 해답이 아니라 수수께끼에 있으니까요.
-303쪽

추천사

보르헤스를 읽는다는 것은 모든 방향으로 뚫려 있는 정신을 만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보르헤스 본인은 정신이 늘 메말라 있었다고 말한다. 뚫려 있는 길의 끝까지 갔다는 말이 되겠다. 대화록인 이 책에서 그는 그 뚫린 길을 어떻게 만났고, 또 그 길에서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만들었는지 가볍고도 명석한 언어로 말한다. 그가 시력을 잃고 모든 글을 구술해서 쓰던 시절에 이루어진 이 대화는 구어가 문어의 논리성을 확보하고 문어가 구어의 구체성을 다시 회복하는 신기한 문체의 한 기적을 보여준다.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재미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더 재미있다.

황현산(문학평론가)

회원리뷰 (12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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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간은 늘 현재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바***녀 | 2022.03.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89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소설가이자 시인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환상적 사실주의에 기반한 단편들로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이다. 당대 세계 문학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작품 중 <알레프>와 <픽션들>을 접하고 몽환적이고 묘한 감정이 들었으나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던 그런 경험을 했던지라 <보르헤스의 말>을 망설임;
리뷰제목

189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소설가이자 시인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환상적 사실주의에 기반한 단편들로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이다. 당대 세계 문학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작품 중 <알레프>와 <픽션들>을 접하고 몽환적이고 묘한 감정이 들었으나 뭐라 표현할 길이 없었던 그런 경험을 했던지라 <보르헤스의 말>을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이 책은 1976년과 1980년에 한 인터뷰 열한 개를 모은 책으로 보르헤스의 회고이며 문학과 죽음 등에 관한 그의 견해를 담고 있다.

보르헤스는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를 이어 4대째 약시였는데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처음엔 글자 없는 책에 둘러싸이고, 친구들 얼굴을 잃어버리고, 끝으로 거울 속에 존재하는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결국 시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셰익스피어는 "맹인이 보는 암흑을 보며"라고 말했는데

그가 잘못 안 거예요.

맹인은 암흑을 볼 수 없어요.

나는 희뿌연 빛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답니다.

존재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건 너무 당황스러울 일이다. 어쩌면 절망적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보르헤스는 여든이나 되었다. 작가의 고독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보르헤스의 말>에는 그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키워드가 등장한다. 꿈, 거울, 수수께끼, 미로, 시간, 죽음, 망각 등 이 모든 키워드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 흐름이 마치 하나에서 나온 것 같다. 보르헤스의 시간은 늘 현재이다. 그는 시간 너머의 세계를 두 번 경험해 보았고 시간 너머의 그곳에서조차 시간은 결코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었기에. 보르헤스의 범신론적 색채가 짙은 그의 세계관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나는 불멸을 위협적인 것으로 여기는데,

사실 그건 허망한 생각이에요.

아무튼 나는 개인적으로 불멸하지 않는다는 걸 확신해요.

그리고 죽음은 행복일 거라고 여긴답니다.

망각보다, 잊히는 것보다 줗은 게 어디 있겠어요?

이게 바로 죽음에 대한 내 생각이에요.

보르헤스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즐겨 읽었단다. 그래서인지 단편집 <픽션들> 의 '피에르 메나르-돈키호테의 저자'를 통해 돈키호테를 다시 썼다. <보르헤스의 말>에서 돈키호테의 모험을 형용사에 비유하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현재 아들과 함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중이라 유익한 토론거리가 될 것 같아서 잘 메모해 두었다. <픽션들>의 '피에르 메나르-돈키호테의 저자'도 읽어 줄 예정이다.

돈키호테의 모든 모험은 형용사일 뿐이에요.

모험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이죠.

보르헤스의 세계에 심취하다 보니 우리나라 SF계의 신예 작가 김초엽이 오버랩되었는데 김초엽의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으며 보르헤스의 단편집 <알레프>가 떠올랐던 것처럼 말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측이냐 하겠지만 SF와 환상문학의 공통분모가 내 눈엔 보인다. 아니라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옮긴이의 말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적어도 보르헤스에게만큼은

책 속의 세상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었다는 것이

단순한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었다는 것을 실감 나게 느낄 것이다.

보르헤스만큼 삶과 책이 하나로 인식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옮긴이의 말-

아래의 보르헤스의 말에서도 두 작가가 오버랩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건 청각장애와 시각장애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쌩뚱맞게 쿤데라의 이마골로기가 또 꼬리를 물고......

작가가 뒤에 남기는 것은 자기가 써온 글이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라는 거죠.

그게 써온 글에 덧붙여지는 거예요.

많은 작가들의 경우 각각의 글은 빈약할 수 있으나

그 총합은 작가가 남기는 자신의 이미지인 것이죠.

 

보르헤스의 매력에 푹 빠져 한참 동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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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보르헤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H | 2021.03.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보르헤스는 ‘픽션들’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문학작품들과는 다르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유는 일단 보르헤스의 시대에 이런 현대적인 상상력이라니.라는 점이었고, 단편집이었지만 작품 하나하나의 깊이와 무한해 보이는 문학적 상상이 충격적일만큼 놀라워서였다. 당연히 보르헤스라는 작가와 그 시대적 배경이며 그의 일생에 대해서 관심이 갔고 단편적인 정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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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는 ‘픽션들’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문학작품들과는 다르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유는 일단 보르헤스의 시대에 이런 현대적인 상상력이라니.라는 점이었고, 단편집이었지만 작품 하나하나의 깊이와 무한해 보이는 문학적 상상이 충격적일만큼 놀라워서였다. 당연히 보르헤스라는 작가와 그 시대적 배경이며 그의 일생에 대해서 관심이 갔고 단편적인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지내다가 우연히 알게된 이 책 ‘보르헤스의 말’을 (당연히)구입했다. 이 책은 보르헤스와의 좌담형식으로 꾸며진 책이다. 옛 도서관에 칩거하다시피하며 시력으로 인해 고통받던 보르헤스의 이미지가 아니어서 뭔가 기쁘기도 하고 작품에서 벗어난 그의 실제 육성을 듣는 기회같아서 즐거운 독서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옮긴이의 말대로, 그리고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현학적이고 난해하기도 한 사람일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의 대화는 오히려 보르헤스에 대해서 더 진심으로 경외하게 되는 마음을 품게 만들어준다고 할까. 그의 작품들을 생각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고, ‘20세기 후반 서구의 본체를 결정짓는 충격적인 패러다임들이 모두 보르헤스로부터 나왔다’는 점도 수긍하게 된다. 이 책은 그의 삶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들, 문학적 소재와 주제를 연상해볼 수 있는 그의 사유의 행로들을 어떤 식으로나마 개인적으로 추측해보고 가늠해볼 수 있는 컨텐츠라서 보르헤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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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역시 보르헤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w | 2020.04.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980년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여든의 나이로 대담을 위해 뉴욕, 시카고, 보스턴을 여행했다.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군중이라는 것은 환상이에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나는 여러분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당시 눈이 먼 보르헤스에게 ‘말’은 유일한 소통 방식이었다. 그에게 말하기는 글쓰기 못지않게 내밀한 언어 형식이자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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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여든의 나이로 대담을 위해 뉴욕, 시카고, 보스턴을 여행했다.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군중이라는 것은 환상이에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나는 여러분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당시 눈이 먼 보르헤스에게 ‘말’은 유일한 소통 방식이었다. 그에게 말하기는 글쓰기 못지않게 내밀한 언어 형식이자 세상과의 통로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본 시인이자 철학자 윌리스 반스톤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예전의 사상가와 철학자들은 생각이 움직이는 것이어서 파도 위의 잉크와 마찬가지로 고정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에게 남겨진 현자들의 기록은 대부분 그 시대에 우연히 그들의 말을 받아 적고 기록하게 된 익명의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반스톤은 보르헤스와 나눈 대화에서 여전히 반짝이는 사유와 정신을 발견했고, 이를 하나의 작품처럼 남겨두고자 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말을 받아 적던 플라톤을 자처하며 직접『보르헤스의 말』을 엮었다. 그의 말마따나 “보르헤스의 생각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게 우리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보르헤스의 말』은 그가 1976년과 1980년에 한 인터뷰 열한 개를 모은 책이다. 시력을 잃어가던 시기에 대한 담담한 회고뿐 아니라 말년에 이른 보르헤스의 문학, 창작, 죽음에 대한 견해까지 담고 있다. 그는 인터뷰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에드거 앨런 포,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유아론과 영지주의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는데, 이 과정에서 보르헤스는 자신의 말이 하나의 주장으로 굳어질까 염려하여 ‘오늘은 그래요’ 라는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 짓곤 했다. “아, 그럴지도 몰라요. 오늘은 영지주의자, 내일은 불가지론자이면 어때요? 다 똑같은 거예요.” 이런 식의 불분명한 태도는 그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모호성, 사실과 허구 사이의 틈새라는 우주적 수수께끼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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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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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반복되는 보르헤스의 말에서 또렷해지는 보르헤스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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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 | 2021.12.02
구매 평점4점
보르헤스를 너무 좋아해서 샀는데 역시 굿~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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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h****n | 2020.12.08
구매 평점5점
환상문학의 대가답게 그가 작가로서 살수밖에 없었던 그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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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 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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