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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 양장 ]
하진 저 / 왕은철 | 현대문학 | 2006년 06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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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2753605
ISBN10 897275360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놈아, 너는 오늘도 재수가 좋구나.” 그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삶은 콩을 먹고 있는 돼지에게 말했다. “네 입도 그렇고 네 자지도 그래. 내가 너한테 매주 결혼을 시켜주니 고맙지 않느냐? 너는 고마워해야 해. 넌 행복한 돼지야, 네 씨를 사방팔방으로 퍼뜨리고 있으니 말이다. 너는 나를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해, 알았지?” … 자기 영역을 지키고, 지 아내들과 첩들을 보호하고, 저 외국산 짐승을 제거함으로써, 마와 렝 두 놈들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게 내버려두자. 감히 내 돼지와 나를 깔보다니, 이놈들아 두 눈 똑똑히 뜨고 잘 봐라.
--- pp.14~19
간염이 기어이 도진 게 분명했다. 분노가 그의 가슴속에서 작렬하고 있었다. … 만약 할 수만 있다면, 그는 경찰서 전체를 완전히 파괴하고 그들의 가족까지 몰살시키고 싶었다. 그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뭔가를 하기로 결심했다. … 치우 씨는 네 개의 식당에서 국수, 완탄, 여덟 가지의 곡식이 들어간 죽, 닭고기수프를 각각 주문했다. 그는 먹으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내가 그 개자식들을 모두 죽일 수만 있다면!” … 한 달 안에, 팔백 명이 넘는 무지시 사람들이 아주 심한 간염에 걸리게 되었다. 아이 둘을 포함하여 여섯 명이 그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 전염병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무도 몰랐다.
--- pp.62~72
“모르겠어요. 제 자신을 억제할 수 없었어요.”
“아냐, 그건 자기억제의 문제가 아니야.” 당서기 자오가 끼어들었다. “머릿속에 부르주아적인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랬던 거다. 너는 가난한 농부의 자식이지만, 그런 생각들이 네 마음을 오염시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한 거다.” … “어째서 네 아내와 처제 두 사람과 섹스를 했는지 말해봐라.” 왕이 다시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더냐? 두 사람은 똑같은 냄비에서 나온 요리 아니더냐?” 왕이 부석부석한 눈으로 루의 얼굴을 살폈다.
“모르겠어요. 차이는 모르겠어요.” 루는 그 질문에 당황했지만 사실대로 말했다. …
--- pp.158~159
흐시아오가 읽기를 마치자마자 왕이 벌떡 일어서더니 루의 코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이게 무슨 염병할 고백이야? 니미 씹이다. 방귀 꾸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종이를 다섯 권이나 줬더니 겨우 석 장을 써. 그것도 쓰레기 같은 말만 채워서? 너, 고백을 하고 싶은 거야, 뭐야?”
“고백하고 싶어요. 죄, 죄송해요. 아직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요.”
“하지만 네 진술서에 진실한 문장이 딱 한 군데 있긴 하다.” 자오 당서기가 끼어들었다. “어떤 것인지 아나?”
“모르겠어요. 제발 가르쳐주십시오.”
자오는 종이를 들고 읽었다. “제가 물을 길어 갖고 돌아왔을 때, 그녀는 완전히 발가벗고 누워있었는데 그 모습이 커다란 인삼뿌리 같았습니다.” “모르겠어요.”
“그것은 이 문장이 네가 본 것이 무엇이며, 네가 그 순간에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말해주기 때문이다.”
--- pp.244~247
“우리는 전기목욕으로 그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 “의사 선생님, 설 이전에 바오웬이 나을 것 같습니까?” 내가 물었다. … “동성애는 병이 아닙니다. 그러니 어떻게 치료를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이 얘기를 했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십시오.”
“그렇다면 왜 바오웬을 저런 식으로 고문합니까?”
“경찰이 이쪽으로 보냈으니까 우리도 거절할 수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가 더 좋아지는 걸 느끼고 희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그렇다면 왜 그 사람에게 전기목욕을 시키는 겁니까?” 나는 아직도 납득이 안 갔다.
“전기치료는 책에 처방된 겁니다. 보건성이 요구하는 일반적인 치료법이지요. 저로서는 규정을 준수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기치료법은 일천 명의 동성애자들 중 한 명만을 치료했을 뿐입니다. 간유, 초콜렛, 돼지고기 튀김, 아니 어느 것을 썼다 해도 그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됐습니다. 이 정도로 해둡시다. 제가 너무 많은 것을 얘기했나 보군요.”
--- pp.284~28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권』은 중국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외국산 흰둥이 돼지와 중국산 토종 검둥이 돼지와의 교미를 두고 벌어진 돼지들끼리의 난투극을 그린 소설이다. 중국 사회에 유입된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중국인들의 심리적 갈등을 “돼지들의 교미를 둘러싼 난투극”으로 형상화시킨 이 소설은 하 진 특유의 익살과 해학, 풍자가 돋보인 최고의 소설이다.
말(馬) 마을의 렝은 토종 검둥이 돼지의 주인 랴오 밍을 찾아가 자신의 돼지와의 교미를 부탁한다. 돼지들의 교미를 위해 렝의 집을 찾은 랴오 밍은 렝이 그와의 약속을 어기고 “몸집이 크고 힘이 센” 마의 외국산 잡종 흰둥이 돼지를 불러들인 것을 보고 화가 난다. 기분이 상한 랴오 밍이 토종 검둥이 돼지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려 한 순간, 검둥이 돼지가 흰둥이 돼지를 향해 돌진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마을 사람들은 각기 패가 나뉘어 돼지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돼지들은 서로를 할퀴고 물어뜯더니, 결국 렝의 변소와 밭까지 모조리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돼지들은 계속해서 엎치락뒤치락 끝나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급기야 토종 검둥이 돼지는 아버지와 달리 토종 검둥이 돼지를 응원한 렝의 아들 이견을 공격한다. 큰 부상을 당한 이견은 트랙터로 급히 병원으로 실려 가고 그동안 토종 검둥이 편에 서 있던 마을 사람들은 “검둥이 돼지의 몸에는 야생의 피가 흐르고 있음이 틀림없어. 오히려 흰둥이 돼지가 더 길들여지고 인간에게 덜 해로운 것 같아. 흰둥이 돼지들이 어쩌면 기르기에 더 안전할지도 모르겠네. 특히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말이지.”(본문 33p)라며 소곤댄다.
표제작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는 한국인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날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공산주의 사회에서 금기시된 식사 초대에 응하기 위해 중국 군인들이 묘책을 꾀한다는 이야기. 동질감으로 화합하고 어울려 사는 인간 사회에 대한 푸근함이 느껴지는 휴머니티 강한 소설이다.
『사보타주』는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지식인들의 처참한 현실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함께 실린 『신랑』은 동성애자인 한 남성의 병을 고치기 위해 주입시키는 이데올로기화 과정을 파헤친 소설로 귀 눈 입이 먼 현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 사업가의 이야기』는 가난한 한 청년이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 거부당하고 학대받다가 부자가 되어 거부당했던 그 여인에게서 구애를 받게 되기까지 인간 내면의 변화들을 기록한 소설이다. 돈의 권력 앞에서 비굴하게 복종하는 인간 내면을 현실적으로, 비판적으로 그려냈다.
『백주 대낮에』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부추기는 무지한 군중들에 의해 한 가정, 나아가서는 한 여성이 느끼는 성심리마저도 심판의 대상이 되는 야만적 사회를 아이들의 눈으로 관찰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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