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이왕이면 고급상품을 누리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지만 추억을 만드는 것을 함께 하는 시간이지 돈이 아니다. 가끔은 나 자신을 위해서 내 시간을 사야 할 필요를 느낀다. 아이에게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주는 생물학적 어머니구실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문화적인 어머니 역할로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말로써 이루어진다'고 한다. 자기를 웬수라고 하거나 먹고 죽겠다고 하는 사람보다 사랑한다는 사람이 좋을 건 뻔한 거 아닐까. 사람들이 모인 강연장에서, 실직여성들의 힘모으기 모임에서 나는 재미삼아 마술을 건다.

'자 얼마가 필요하세요. 금액을 정하세요, 돈이 어디서 생길 것인가 걱정하지 말고요. 돈을 부릅시다. 오라 오라 오라.'

사람들이 막 웃으면서 돈에게 손짓을 한다. 그걸 보며 내 마음이 흐뭇진다. 당장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없더라도 그들은 지금 이 순간 돈과 함께 행복하지 않은가. 돈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입, 돈을 사랑하는 손길, 이것이 돈을 부르는 마음의 법칙이라고 나는 믿는다.

돈과 양심은 반비례한다 -막심 고리키

돈 버느라 했던 그 일들이 하나도 어디 안가고 다 내 안의 능력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음을,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나에게 큰 능력이 되었음을 나중에 알았다. 어쩌면 그런 능력은 밖으로 부터 들어 온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던 것들 이었을 것이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 깨어나고 드러난 것일 게다. 없는 가운데 무엇을 할 때 우리 속에 있는 잠재능력이 튀어나게됨을.....

돈을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가운데 심리적 자립이 생겨난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심리적 자립이 싹트는 이치가 바로 이것이다. 돈 없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인생의 선물이 있음을 알게 하는 조물주의 공평함! 경제적 어려움은 지금 내딛는 한발짝 한발짝을 정신차리게 해주는 각성제이다. 부디 가난에 지지말고 그것을 삶을 독려하는 디딤돌이라 여겨 딛고 일어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