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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들과 아버지

한국의 아들과 아버지

김영진 저 | 황금가지 | 2001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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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9쪽 | 41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733352
ISBN10 898273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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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영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학박사로 정신과 전문의다. 현재 대전중앙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저서로 『우리 곁의 정신분열병』『이름을 모르는 이에게』『광기의 사회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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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반항이 세계를 파멸로 이끈 대표적인 예로 히틀러를 들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성실한 정부 관리였지만 가족에게는 아주 까다롭게 굴었다. 그의 아버지가 귀가할 무렵에는 모든 것이 잘 정돈되어 있어야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기분을 맞췄고 그를 화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 히틀러는 집에서는 전제 군주 같은 아버지가 직장 상사에게는 아첨을 하고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우스꽝스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어른에 대한 존경심에 큰 타격을 입었고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에도 회의를 갖게 되었다. 그 결과 사회에서 좋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선을 베풀 수 있게 하는 윤리적 도덕 감정은 손상을 받고, 대신 남을 비판하고 공격하며 괴롭힐 수 있게 하는 응징적, 징벌적 초자아의 요소만 강화되었다.

한편 어머니는 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는 히틀러가 어떤 행동을 해도 그냥 두었지만 아버지가 귀가하면 이를 모두 말해 매를 맞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몰이꾼 역할을 하여 아버지 편에 서서 아버지의 폭군적 행동을 지원한 것이다. 어머니는 부자 사이의 갈등에 조정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어머니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를 돌보지 않았다. 아버지 사후에 어머니에게 경제적 후원을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보복행위였다.(...)

히틀러는 현실 속에서 모성적인 여성을 찾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많은 노부인들을 파티에 초대해서 자주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는 어린 시절 간절하게 원했던 어머니의 사랑과 중재 역할에 대한 미련을 나타내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

그는 끝까지 황제나 대통령이 되기를 거부했다. 큰형님일 뿐 아버지는 아닌 것이다. 히틀러는 아버지가 되기를 거부하고 형님으로 남기로 한 것이다. 또 그는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실제적인 아버지가 되는 것 또한 거부했다. 그는 어른이 되지 못한 영원한 소년이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 모여든 소년들에게 겁을 주어 충성을 요구하고 범죄에 가담시키는 폭력배 두목이기도 했다. 그는 봉건 체제로 일컬어지는 아버지 세계를 몰락시키자고 선동했다. 큰형이 되어 아들 세대의 해방을 위한 투쟁을 하고자 한 것이다.
--- pp 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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