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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 내 영혼의 지도

안데스 내 영혼의 지도

: 잉카인이 쓴 페루 여행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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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8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78쪽 | 558g | 153*224*20mm
ISBN13 9788995935316
ISBN10 899593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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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호르헤 루이스 델가도(Jorge Luis Delgado)
태생은 물론이고 운명까지 자신은 현대의 잉카라 믿고 살고 있다. 그는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사업가로서의 길뿐만 아니라 차까루나의 영적 행로도 꿋꿋이 걸어가고 있다. 잉카의 전통에서는 물질적인 삶과 영적인 삶이 따로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진정한 잉카의 유산과 영적 전통 그리고 수공예품까지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열정으로 가득하다. 호르헤 루이스는 페루의 뿌노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관광 가이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이후 여행사를 차려 뿌노와 꾸스꼬에서 꼰띠끼 여행사(Kontkki Tours)를 운영하고 있다. 호르헤 루이스는 우리 모두에게 태양의 자손들로서 우리의 공통적인 유산을 되찾고 페루의 잉카 유적지에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진정한 잉카의 정신을 책을 통해서나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길 권한다.

역자 : 이정아
숭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주요 역서로는 <더 라이트 네이션>, <중세의 하늘을 디자인하다>, <촘스키의 아나키즘>
<최고를 이기는 긍정의 기술>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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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까루나(Chacaruna)의 길

내가 처음으로 아라무 무루 문 앞에 섰던 순간을 회상할 때마다 그때의 경험이 바로 내 의식을 확장시켜 다른 차원의 세계를 체험하게 해준 ‘다리’ 역할을 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 이후로 나는 점점 더 께추아어로 차까루나(chacaruna)라고 부르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 돼가고 있었다. 차까루나는 다른 사람들이 ‘강의 이 편에서 저 편’, 즉 어떤 의식 상태에서 다른 의식 상태로 건너가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또한 정신과 마음을 이어주고 현재에서 과거로 또는 미래로 연결되는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사람이다. 차까루나는 아름답고 완벽한 천지만물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항상 현실세계를 탐구한다. 차까루나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정해진 길을 간다. 이들은 지역 사회에서 주목받는 존재로 군림하지 않고 그저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한다. 차까루나들은 사람들이 영적인 세계와 연결돼 자신들의 영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의식과 가르침을 베푼다.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차까루나는 천상의 세계와 현실 세계 그리고 지하세계를 비롯한 여러 세계들을 ‘건너다닐’수 있다.

차까루나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 중 대다수가 스스로를 주술사라고 부른다. 주술사라는 말은 원래 안데스 지역에서 쓰는 명칭이 아니다. 사실 나 또한 특이하고 마법 같은 힘을 갖고 있다는 뜻의 주술사라는 명칭을 쓰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신성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진정한 영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났다는 점을 인정한다. 누구든 영적 체험의 길로 들어서면 천지만물은 점차 특별한 능력을 펼쳐 보인다. 따라서 이런 능력 덕분에 차까루나는 천지만물이 보여주는 여러 다양한 모습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은 어떤 한 순간이나 특별한 시기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차까루나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게 되다가 사람들이 그의 봉사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될 때 그의 특별한 ‘재능’을 본인 자신도 인정하게 된다. 나는 불가사의한 과정을 통해 특별한 ‘수정’을 받게 된 후에도 이런 영적인 길로 들어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엄밀히 말하자면 재발견이라 할 수 있는 이 ‘문’을 발견한 그 특별한 순간부터 차까루나의 길로 들어섰음을 차츰 깨닫게 됐다.

차까루나와 관련해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차까루나마다 각자의 행로와 영적 표현이 독특하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 돌문에서의 경험이 내 행로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현실 세계에서 내 꿈에 나왔던 장소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던 돈 알레한드로가 옳았다. 내가 아라무 무루 문을 재발견할 때 내 정신과 마음속에서 경험한 것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주 특별하게 남아 있다.
--- p.51
감자의 기원
“그런데 거의 세 달 가까이 기다렸는데도 소녀들은 찾으러 오지 않고 덩이줄기들은 말라가기 시작했지. 어쩔 수 없이 집 주인은 이 덩이줄기들을 땅에 심기로 했단다. 마침 파종기에 접어들었던 터라 집 근처 밭에 이것들을 심었단다. 이 식물들이 점차 자라 첫 번째 꽃이 폈을 때 이 아이마라 족 집주인은 이 식물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 이 식물의 잎과 꽃을 자세히 보니 꼭 집어 누구라고 말할 수 는 없지만 낯익은 누군가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더란 말이지.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이마라족 풍습대로 이 식물에 말을 걸어보기로 작정했단다. 그러자 갑자기 이 식물들이 누굴 닮았는지 깨닫게 됐지. 바로 얼마 전에 자기 집에서 묵었던 십대 소녀들과 정말 똑같이 생겼던 거야. 이 식물들이 집주인에게 말하기를, 자신들은 그의 가족이 그 소녀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보살펴준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대지의 여신이 보낸 선물이라는 거야.”

“바로 그날 이후로 감자는 소녀들을 뜻하게 됐지. 이미야 블랑까(imilla blanca)나 이미야 네그라(imilla negra)처럼 감자를 부르는 많은 이름들이 스페인어로 소녀를 뜻하는 이미야(imilla)로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란다. 또한 감자를 심을 때나 수확할 때마다 대지의 여신이 선물을 보내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리는 특별한 의식을 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란다. 오늘날 성축일 때 십대 소녀들이 감자를 이용한 시합을 벌이는 전통도 이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지. 이때 십대 소년들은 제일 마음에 드는 소녀들에게 감자 꽃과 싹을 던진단다. 이렇듯 우리는 지금까지도 전설에 등장한 그 십대 소녀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는 셈이지.”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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