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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수행을 한다

새는 수행을 한다

사십편시선-2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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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0g | 133*195*20mm
ISBN13 9788997581993
ISBN10 899758199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송창섭
1990년 『마루문학』에 시 「시여, 네 이름을 부른다」외 4편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함께 지은 시집 『대통령 얼굴이 또 바뀌면』과 시 해설 모음 『선생님 시 읽어 주세요』가 있다. 서울 도원동에서 태어나 부산 마산에서 생활했으며, 스스로 인덕은 부족하나 인복은 풍족함을 느끼며 지금은 따스한 갯바람이 부는 남녘에 자리한 삼천포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거나 텃밭을 일구거나 들길을 달리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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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수행을 한다

새 한 마리가 조막만하다
조막만하다는 것이 연민의 사유가 될 수 있을까
가냘퍼 보이던 새가 내 눈 앞에서 내 눈을 비웃는다
겅중겅중 뛰다가도 어느 틈에 포르륵 나는 새
저토록 간명하게 허공을 주무르다니
절구에 앉아 머리로 공이질하며
물을 콕콕 쫀다
갈증의 끈을 풀려는 욕심도 아주 잠깐이다
물 한 모금을 쪼아 먹어도
새는 거저 가져 가는 법이 없다
서분치 않게 물어 나르는 운율이 고단함을 덜어 주는

저 짧은 여유
인간들이 처연해지기까지
생의 태초부터 새는 수행修行을 한다
--- pp.18~19

길 위의 노래

하염없이 길을 달린다
길은 그런 나를 늘 앞지른다
무언으로 질타하는 길 앞에 서면 숙연해진다
길의 품이 가멸찰지라도 허튼 수작이나
조그마한 흐트러짐을 용서하지 않는다
길은 스스로 앉았다 섰다 누웠다 일어났다 하며
운명처럼 제 몸을 벼리고 담금질한다
담방담방 두 발이 남긴 흔적으로 길은 닳아 가지만
온 몸을 비틀어 새 꽃잎을 하나씩 떨구는
작업을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
길 위에 몸을 맡기지 않으면
길과 하나가 될 수 없음에
길의 가르침을 터득함이 불가능하다
목젖에 감긴 욕심의 끄나풀을 내려놓으면
격랑에 흔들리던 생의 고비 생의 뿌리가
담백한 맛을 부리며 평온의 경지로 이끈다
자신의 모습을 쉬이 드러내지 않는
길에는 눈이 없지만
길은 길을 달리는 나를 항상 앞서 있어
길고도 깊은 길 언저리엔
나를 지키고 보살피는 어머니의
포근한 자궁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이것이 내가 길을 좇아 또 다시 길 위로 나서는
가장 굵직하고 두터운 이유다
--- pp.30~31

달린다는 것은

달린다는 것은
일상사에 안주하여 고인 물 썩듯
고뇌하지 않는 나 자신을
허무는 일이다
쭉정이가 토하는
언어의 자존심과 어설픈 몸짓들은
담백하고 진솔한 비늘이 묻어 있지 않아
생명력이 길지 못하다
벌겋게 달군 쇠붙이를 담금질하는 대장장이의
강렬한 눈빛의 의미를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우쭐대던 내 삶의 흔적들은 한낱 쭉정이였다
달린다는 것은
상처 난 부위를 도려내는 소멸과 진통의 과정을 거쳐
옹졸하고 갑갑했던 틀을 판막음하고
새 살을 길러내는 고독한 여로이다
달리기를 하여
밋밋한 삶의 텃밭을 갈아엎고
알토란같은 씨를 뿌리며 일탈을 꾀하는 작업은
그래서



허물 벗기이다
--- pp.32~33

아버지의 방

큰 방에 아버지가 주무신다
머리맡에는 어머니의 영정이 커피를 들며
텔레비전을 응시하고 있다
오랜 시간 가슴에 품었던 아린 사연들
뼈마디 끼워 맞추며 집착했던 여든의 이야기들을
어깨 짐 풀듯 내려놓고는
세상을 가로질러 흙으로 걸어가셨다
축축한 슬픔이 자국을 남기고 파삭거리기도 전에
아버지는 건넌방에 튼 둥지를 눈물로 허무셨다
장롱을 옮기고 훔친 먼지를 허공으로 떨구더니
침상을 어머니에 맞춰 단장하고는
어머니와의 동거를 새롭게 시작하던 날
마루에서 우두커니 한참을 서 있다가
큰 방에 들어가 겨우 눈을 붙이신 아버지
벽과 천장이 낯설다며
불을 밝히곤 밤새 이불을 뒤척이셨다
--- p.99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송창섭의 시 ‘어머니’ 연작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어 /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려”(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 가며 어머니의 희망을 아파하는 격문임과 동시에 “아주 먼 옛날 /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기형도의 「엄마 걱정」)에 여전히 묻어 있는 애달픔을 아우르는 이중의 의미망을 지녔다. 세상의 자식에게 ‘어머니’란 삶의 모태일 수밖에 없다. 그에게 ‘어머니’는 문학소녀처럼 여리고 애틋하면서도 힘든 세파의 흐름에 꼿꼿하게 허리춤세우며 살아온 강단 지닌 버팀목이다. 그리하여 생계의 고달픈 시절을 넘어 ‘저 돌담 귀퉁이에 다소곳이 앉아 은은하고 강렬한 향기를 소유한 백합’으로 어머니를 여전히 만나고 있으니, 그 회억은 더욱 애잔하고 뜨겁다.

한상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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