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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마다가스카르

호텔, 마다가스카르

: 스물넷의 달콤한 여행 스캔들

Jin 글,사진 | 시공사 | 2008년 04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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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356g | 128*188*30mm
ISBN13 9788952751966
ISBN10 895275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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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Jin
스물넷 봄에 마다가스카르에 갔다. 지금은 스물다섯이고, 고려대에서 역사 공부를 한다. 침대 위에서 뒹굴 거리며 책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로빈슨 크루소》, 가장 공감한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게으르고 의지력이 약한 편. 위생관념도 시간관념도 미약하다. 체력이 좋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한다. 어릴 적 꿈은 게임 시나리오 작가였고 요즘 꿈은 전기 작가이다. 즐겨 하는 게임은 오블리비언. 좋아하는 것은 등산, 롤러코스터, 바닐라 꽃, 스니커즈, 핸섬하고 수줍어하는 남자, 심플한 원피스, . 싫어하는 것은 손님이 우글거리는 식당, 자기연민, 부댓자루에서 튀어나온 못처럼 쭈뼛거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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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이란 경험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섹스나 마약이나 죽음처럼 말이다. 나는 포르트돌팡, 피아나란추아, 디에고 슈레즈, 마하장가 같은 낯선 이름의 도시를 헤매다 어느새 길을 잃곤 했다. 지도와 방위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론니 플래닛의 알파벳 밑으로 밑줄이 빽빽이 쳐졌지만 나는 마다가스카르에 대해 여전히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삶은 설명문이 아니다. 막막함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세상이 스타크래프트의 초기 맵처럼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나는 다짐했다. 이곳이 안전하고 저곳에 저글 떼가 잠복해 있을지라도, 나는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 pp.20-21 멋지게 그을린 아프리칸 걸

계단의 난간 사이로 P와 대화하고 있는 천사가 보였다. 천사는 가슴 부분이 주황색이고 나머지 부분은 검은색인 라이더 재킷을 입고 있었고, 옆구리에는 빨간 헬멧을 끼고 있었다. 짧고 검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지만 눈썹과 얼굴선이 단호하다.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어딘지 사람의 마음을 끄는 얼굴이었다. 나는 멍하니 그 얼굴을 훔쳐보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손거울을 바라보았다. 슬플 정도로 정직한 맨얼굴. 모공은 넓고 잠을 제대로 못자서 피부가 푸석푸석하다. 게다가 두꺼운 뿔테 안경까지 끼고 있다. 몇 년 전 다큐멘터리에 나온 모델의 화장기 없는 예쁜 얼굴을 본 뒤로 ‘아프리카에선 맨얼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맨얼굴에 티셔츠를 대충 걸쳐도 진흙탕 속의 진주처럼 빛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그런 여자들이 진짜 미녀이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진흙탕 속에 빠지면 그냥 진흙으로 보일 뿐이다. 질퍽질퍽하고 초라해서 누구의 시선도 끌지 못한다. ‘웬 진흙덩이가 여기 있네?’ 하고 신기한 마음에 발로 툭 걷어차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배낭을 뒤지며 여행자답지 않은 상상을 했다. 쓸데없는 맥가이버 칼 대신 마스카라를, 휴대용 정수기 대신 메이크업 베이스를, 윈드브레이커 대신 가벼운 원피스를 가져왔다면 좋았을 텐데. 어쩔 수 없지,하고 중얼거리며 뿔테 안경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주황색 밀짚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방을 나섰다.
“봉주르? 앙샹테, 즈마펠 진(안녕? 반가워요. 진이라고 해요).”
나는 천사 앞에서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천사는 “파흐동(뭐라구요)?” 하고 귀를 종긋 세우지 않았다. 대신 그는 상냥한 태도로 “봉주르” 하고 인사했다. 저음의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 pp.65-66 마다가스카르까지 아직 십억 년

아침 늦게 눈을 떴지만 방은 어두침침했다. 담요처럼 두꺼운 커튼이 햇살을 차단했다. 알람소리도, 오전 수업도, 눈부신 아침햇살도, 부담감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당황스러워서 일찍 일어났다. '여행'이라고 하면 신나고 즐거운 일이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떠나보면 그렇지도 않다. 매일이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장엄한 풍경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하루 종일 방 안에 틀어박혀 벽지에 장미가 몇 개나 되는지 셀 수도 있다. 신나고 즐겁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여행자의 유일한 의무이다.
--- p.99 혹시 강도를 만나더라도 다 같이 ‘살람마’

그 여자애는 분명 나를 보고 있었다. 맨발에, 커다랗고 붉은 꽃이 수놓아진 찢어진 치마, 수줍은 미소. 다른 아이들은 전부 뺨이 발그스레한 은발의 할머니가 사탕을 뿌려대는 창가에 몰려들었다. 오직 그 아이만이 멀찍이서 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제가 보고 있는 건 당신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은 듯 활짝 웃었다. 아이가 웃을 때마다 빨갛고 예쁜 바나나 꽃이 얼굴에 피었다. 나는 아이의 시선을 외면한 채 고개를 숙여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읽었다. 두 페이지쯤 더 읽은 후 창밖을 다시 보았다. 아직도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비 내리는 오후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강아지를 보는 것처럼, 차마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나는 사탕도 펜도 과자도 없어서 신맛 나는 빨간 열매를 들고 기차에서 내렸다. 여자애가 '나예요, 저 외국인이 찾는 사람은 바로 나예요'라는 표정으로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게 달려왔다. 나는 싱긋 웃으며 열매를 내밀었다. 그러자 여자애는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붉은 열매를 받아서 숲속으로 집어던졌다. 서양인들이 기차 안에서 쳐다보고 있어서 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녀를 지나쳐 역으로 갔다. 사실은 등에서 식은땀이 2리터는 흐르고 있었다. 역에서는 엄마와 함께 서 있는 조그만 남자애가 내게 손을 뻗었다. 그거 줘, 라는 말을 하듯.
“이게 먹고 싶다고?”
나는 자상하고 아이를 좋아하는 외국인인 척 몸을 구부려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빨간 과일을 내밀었다. 아까 외면당한 충격을 이 아이한테서 보상받고 싶었다. 남자아이는 엄지손가락을 입에 물고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러고는 내 목에 걸린 MP3를 덥석 잡았다. “이거 줘.” 나는 털썩 쓰러질 것 같았다.
기차로 돌아오니 아까 그 여자애가 이번엔 미국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앞자리의 커플 중 한 명인 금발의 미국 여자이다. 그녀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창밖으로 프랑스산 주황색 BIC 펜을 던졌다. 펜을 주은 아이가 이번에는 활짝 웃었다. 열차가 떠날 때까지 언제까지고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미국 여자도 남자친구로 보이는 짧은 갈색 머리의 어깨에 기대어 아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 모습을 참을 수 없어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 pp.137-138 혼자 와서, 정말 다행이야

“새까맣게 탔네, 탔어.”
P는 혀를 끌끌 차면서 즐거워했다. 회색 실내화를 신고, 면바지와 셔츠는 구김 하나 없다. 고집스러워 보이는 곱슬머리도 여전하다. 그는 내 여행보다는 아프리카적인 내 피부에만 관심을 가졌다.
“어떻게 5년 동안 여기서 산 나보다 더 까매질 수 있는 거죠? 마다가스카르인과 별 차이가 없네요.”
“까매서 예쁘지 않아요?”
나는 새까만 피부가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내 여행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자랑스러웠다. 마나카라의 태양과 이오시의 태양, 포르트돌팡의 태양이 내 피부뿐 아니라 영혼도 건강하게 그을려주었기를 바랄 뿐이다.
--- p.224 내가 피자를 사줘도 될까요?

카엘의 사촌 형제들이 바비큐를 굽고 있어. 몸집이 작은 마다가스카르인은 카엘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한글로 ‘요르단 운동’이라고 적힌 바지를 입고 왔어. 내가 그걸 지적하니까, 카엘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어.
“글쎄, 나도 모르겠어.”
“한글인데 왜 몰라?”
“아마 기독교적인 운동일 거야.”
“그게 뭔데?”
“나도 모른다니까!”
--- p.240 내 마다가스카르 친구를 소개합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나는 그의 왼쪽 뺨과 오른쪽 뺨에 입을 맞췄고, 그리고 다시 왼쪽 뺨으로 향했다. 그 순간 그가 내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그의 입술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이 났다. 비행기가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처럼 귓속이 시끄러웠다. 멀리서 공항 안전요원이 “방콕행 비행기에 빨리 탑승하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입술을 떼자 그가 내 귓가에 “주 뗌므.”라고 속삭였다. 동굴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처럼, ‘주 뗌므’가 오랫동안 몸 안에서 방향 없이 메아리쳤다.
“진,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가 간절한 눈으로 물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요, 안녕히. 수속을 밟는 동안 유리벽 너머로 바라보는 눈길이 등에 느껴졌다. 나는 그쪽을 바라보지 않고 그대로 비행기를 향해 걸어갔다.
한국에서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든가 “과연 여행이 재밌을까?”라는 의문이 빨간 모자의 할머니로 분장한 늑대의 꼬리처럼 줄줄 따라다녔다. 그러나 무사히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했다. 험한 길에서 사흘 내내 버스를 탄 적도 있었고, 바퀴벌레와 같이 잠들기도 했다. 눈물을 흘릴 만큼 외로운 밤이 있었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을 출 정도로 즐거운 낮도 있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웃는 얼굴이 근사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이로써 해피엔딩인가? 아니다. 해피엔딩은 상황이 모두 좋아진 타이밍을 포착해서 허겁지겁 끝내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마지막 페이지 너머로 불행이 폭풍우처럼 몰려올지 모른다. 폭풍우가 아니더라도, 나의 배는 높거나 낮은 파도로 항상 출렁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항해가 무섭다고 여겨질 때, 나는 마다가스카르의 바닷가를 기억하리라. 그곳에선 파도가 흥얼거리듯 다가왔고, 태양이 소프라노의 곡을 불렀으며, 야자수들이 코러스를 넣듯 흔들거렸고, 이어폰을 낀 채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던 새까맣고 기분 좋은 내가 있었다.
--- p.311 새까맣고 기분 좋은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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