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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을 만지다

십일월을 만지다

사십편시선-24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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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8g | 133*195*20mm
ISBN13 9791160350005
ISBN10 1160350000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면우
1951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보일러공을 생업으로 삼아 지금도 여전히 그 일에 종사하는 중이며 방송대 문화교양학과를 거쳐 한남대 문창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집으로 『저 석양』『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가 있고, 노작문학상과 호서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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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근무자

먼 길 걸어 온 내게 저녁은 의자 하나 내어줍니다 그런데 거기 아직 온기 남아 당신이 방금 길 떠난 줄 알았습니다 의자에 앉아, 허공에 던져진 둥근 공 지구를 떠올립니다 그러면, 애닯고도 웅장한 선율 한 대접 냉수처럼 몸속으로 흘러들어옵니다 그래요, 이 음악이 아니면 당신이 어떻게 밤길 그토록 멀리 다녀오겠습니까 지구가 제 음악에 취하지 않았다면 그토록 오래, 쏜살같이 태양 둘레를 돌겠습니까 세상엔 밤낮으로 일하는 이들 번갈아 쉴 의자가 있습니다 그들 위해 교대근무자 없는 지구는 허공을 거침없이 뚫고나가며 연주를 계속합니다 자바의 원시림, 아마존강, 아직 뱃길 닿지 않은 바다와 고비사막 돌개바람도 잠시 때를 놓고 지구를 깊이깊이 들이쉽니다
그런데 이 소리 없는 음악은 몸 전체로 들어야 취한다지요
꿈 없는 잠처럼 듣고 나면 금방 잊어버린다지요 --- pp.14-15

십일월을 만지다

남쪽으로 갈 때, 나는 버스의 오른쪽에 앉고 싶습니다 내내 햇빛 비치는 곳에서 당신을 생각할 겁니다 그러면, 가지에서 가지로 쉼없이 건너다니는 수마트라섬 긴팔원숭이의 기쁨도 따라올 겁니다 십일월에 남쪽으로 갈 때는 버스의 오른쪽에 앉아, 뻘을 서로 발라주며 깔깔대다 웅덩이로 풍덩 뛰어들어 물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아이들의 충분充分을 넌지시 웃게 될 겁니다 햇빛 속 맑은 물렁뼈 같은 냉기를 따라가며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즐기는 일에 취해 끝없이 자맥질하는 먼바다 아기고래의 몸짓을 떠올릴 겁니다 솟구치거나 가라앉거나 여전히 바다며 고래이듯 한 삶이 그토록 오래 그리워한 건 바로 삶 자체라는 것, 스르르 펼쳐진 손바닥 어디께쯤 슬몃 와닿는 그것, 그게 실은 막 물을 가장 높이 뿜어 올린 고래를 만진 일임을 알게 해준 십일월의 날들을 동그랗게 오므려 간직할 수 있도록, 한번 더 남쪽으로 가도록 허락된다면, 당신을 처음 만진 기쁨을 맨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버스의 오른쪽에 앉고 싶습니다 --- pp.24-25

천안(天安) 가는 길

그 길 누가 묻고 나는 쭉 뻗은 길 가리켰다 누군가 또 묻자 무지개 걸린 산 저쪽 향해 손 치켜들었다 당신이 물었을 땐 돌연 막막해져 맨 처음 가르쳐 준 여인이 생각났다 잔뜩 이고, 쥐고, 입에 문 끈 끝에 아이 허리 묶어 끝내 가 닿았을까 대답 대신, 마침 진눈깨비 분분한 육교 아래 차도를 내려다봤다 아니! 모두 천안 가는 쪽으로 뜨거운 이마 두고 있잖아 당신 물음에 이젠 쉽게 답할 수 없다 아이와 여인과 짐이 여태 도착하지 못했다면 나는 그 길 모르던 게 된다 그러니 또한 물어야 하는 수많은 행인(行人) 중 하나, 이렇게 사는 동안 당신이나 자신에게 자꾸 묻던 거였다 누군가, 허공에 비명 내던질 때조차 실은 그 길 묻는 중임을 깨닫기까지 나는 정작 천안은 지명(地名)이 아님을 알지 못했다 --- pp.56-57

고래의 눈물

땅으로 올라온 고래가 바다로 되돌아간 까닭은 채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물속에서 한껏 숨 참아내는 힘은 수염고래 무성한 수염개수만큼의 세월로 짐작될 뿐이다

다른 별에서 보면 지구는 초록 수구水球, 정말 숨 막히는 기적은 거대한 고래가 물속을 새처럼 둥글게 날며 별 한 바퀴 삥 돌고 때론 물구나무서서 묵직한 꼬리로 탕 타앙 탕, 수평선 치며 놀다 생각났다는 듯 솟구쳐 분수처럼 숨 뿜어내는 일이다 그러니까 고래는 바다 속 파이프오르간, 그걸 듣는 귀를 가진 사람들이 고래처럼 만든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닌다

저도 돌며 또 태양 둘레를 도는 초록별 움찔 멈춰 선 201404160850, 북위 34.2181° 동경 125.95° 거기, 가라앉은 배 벽 두들기고 또 두들기던 사람들 304명, 두 팔이 지느러미로 변할 때까지 숨 참고 또 참아야 했다 수염고래 무심한 수염개수만큼의 세월이 단박에, 한꺼번에 그 바다를 뚫고 지나갔다 그 다음,

그들은 모두 고래가 되어 깊은 바다로 헤엄쳐 갔다
--- pp.80-81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원고를 받고 일독 후의 느낌은 뜻밖의 오도송(고승들이 부처의 도를 깨닫고 지은 시가)을 접한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당신’으로 지칭된 실체가 선뜻 잡히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근원적 고독 같은 것이 위로가 되는 체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당신’이 궁금했습니다. 자주 모습을 바꿔가며 나타는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

오철수 (문학평론가)
지구의 대기권만큼이나 큰 천막 아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천막에 구멍이 뚫리고 별빛이 비쳐들면 사람들은 비로소 먼 곳을 응시한다. 별은 질문을 불러오고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나 시집에서 ‘당신’으로 표상되는 ‘삶의 궁극’에 대한 질문에는 누구도 쉽게 답을 내지 못한다. 뒷장을 덮고 나면, 묻고 주저하며 시인 자신에게 주는 작은 위안 같은 답들이 십일월의 살얼음 밟듯 위태!

조재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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