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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갯길 여행

강원도 고갯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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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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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4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06g | 153*210*20mm
ISBN13 9788944803062
ISBN10 8944803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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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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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임동헌
소설가이다. 195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강원도 철원에서 성장했으며 강원대학교 낙농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묘약을 지으며'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후 소설집 『편지를 읽는 시간』, 『별』, 장편소설 『민통선 사람들』, 『섬강에 그대가 있다』, 『숨쉬는 사랑』, 『앨범』, 『기억의 집』, 산문집 『가족 식사』, 『여행의 재발견』, 『디카 씨 디카 See』, 동화 『우리 아빠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행기 『길에서 시와 소설을 만나다』, 『한국의 길, 가슴을 흔들다』 등을 냈다. 내외경제신문, 세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으며 「출판저널」 주간을 지내기도 했다.

e-mail: yvo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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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절령 운탄길에는 이제 석탄차가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그 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선의 꽃씨가 화절령을 넘어 영월로 오고, 영월의 풀씨가 정선으로 간다. 휘어지고 휘어진 길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이어진다. 그러므로 화절령 운탄길은 생명과 생명을 잇는 길, 겸손을 배우는 길이다. 또한 디지털의 잭팟과 아날로그의 잭팟이 공존하는 길이다. --- '백운산 화절령 운탄길' 중에서

고갯길의 매력은 ‘의외의 방향성’에 있다. 표지판의 화살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고갯길은 새로운 풍경, 새로운 감각의 무대로 여행자를 인도한다. 춘천시와 홍천군의 경계를 이루는 56번 국도(일명 잼버리 길)의 가락재가 그렇다. 표지판의 지시에 순종하면 강원도의 내륙 중심 홍천이나 춘천으로 스며들지만, 잠시 일탈하면 또 하나의 진경(珍景)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물길과 산길이 병존하는 곳이다. --- '가리산 늘목고개와 품걸리마을' 중에서

고개를 넘지 않는 한 바다를 만날 수 없는 것은 바다 쪽 사람들과 고개 너머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다리를 반드시 건너야 한다는 것, 그 다리가 곧 이곳에서는 선자령과 대관령이다. 두 고개는 지리적으로 영서와 영동을 잇고 내륙과 바다를 잇지만 정서적으로는 환경이 다른 삶을 동경했던 사람들의 꿈을 이루게 해준다. 해발이 낮고 높음에 주목할 일이 아니다. 해발이 낮은 곳에서 사는 법과 높은 곳에서 사는 법에 주목하는 것이 오히려 여행의 눈뜸에 익숙해지는 비결이다. --- '선자령과 대관령' 중에서

청미천을 뒤로하고 창남이 고개를 넘는 일은 호젓함과 벗하는 시간이다. 교통 표지판도 없고, 차선도 구분돼 있지 않은 고갯길 옆으로는 듬성듬성 전신주만 서 있을 뿐 고즈넉한 길의 여유가 살갑게 다가온다. 차선 없는 아스팔트 길을 만나는 것도 일종의 행운인 것이다. 왜냐하면 도리 없이 느린 속도로 주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느리게 간다는 것은 곧 많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 '창남이 고개' 중에서

아흔아홉 굽이, 알고 보면 박수근을 알고 박수근미술관의 건축정신을 만나는 길이다. 해산령을 넘는 길이 위험하다고? 아니다. 모든 고개는, 그 고개의 의미망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 규격화해놓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수입천 줄기 따라 박수근의 미술 정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 어찌 위험할 수 있을까. ‘최북단 최고봉 최장 터널’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만나면 해산령은 따뜻한 고개이고, 아름다운 고개이며, 그래서 우리가 넘어야 할 진짜 고개가 된다.
--- '해산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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