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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처럼, 열두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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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처럼, 열두달 여행

: 여행마니아 수 언니가 추천하는 국내 감성여행지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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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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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파일/용량 PDF(DRM) | 43.9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73쪽?
ISBN13 978896782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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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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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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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포해변에 도착했을 땐,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마을은 온통 보랏빛으로 가득했다. 갯벌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바다도 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갯벌에 묶여있는 배가 아니었다면 그곳이 바다인지도 몰랐을 거다. 마을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카페를 좋아하는 나는 늘 여행지에 카페를 넣곤 한다. 세련된 인테리어, 아름다운 전망, 따뜻하고 향기로운 커피와 감미로운 음악…. 현실과 조금은 동떨어진 것들이 카페 안엔 존재한다. 그래서일까. 카페에 있다 보면 일상에서 채워지지 않는 것들이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마음에 드는 카페를 가기 위해서 일부러 여행을 할 때도 있다.

내려가는 계단에 서니 저 멀리 간월암이 보인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바닷길이 열려있다. 실망스럽지만 이럴 땐 미련을 버리는 게 상책이다. 화를 내고 속상해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그래봤자 나만 손해다. 기분 좋은 여행을 하려면 마음을 비우는 편이 훨씬 편하다. ‘이런 모습도 멋지잖아.’ ‘생각보다 더 멋진데!’ 이렇게 주문을 외우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여기 말이야. 낙조일 때 오면 더 멋있어! 그러니까 우리 다음에 또 오자.”
다시 올 때도 곁에 네가 있으면 좋겠어, 라는 마음이 담긴 말을 그가 알아들었을까?

사람마다 여행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나는 가끔 숙소를 먼저 선택한 후 여행을 결정하곤 한다. 숙소를 확정하기 직전에 잠시 고민을 한다. 가격이 적당한지, 위치는 괜찮은지, 주변에 갈 만한 곳은 무엇이 있는지. 카페나 맛집을 검색해 두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기다린다.

“이제 곧 없어질 텐데, 사진은 찍어서 뭐해요.”
웃고 있지만 한숨을 쉬듯 내뱉는 아저씨의 말에 다시 마음이 아프다. 불길과 함께 뿌옇게 흩어지는 연기 사이로 회전목마가 보인다. 아까보다 더욱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버려졌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다. ‘지금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잖아.’ 용마랜드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코 흘리던 어린아이가 청소년기를 지나 키 큰 어른이 되어서 이곳을 다시 찾아주기를.

눈은 무릎까지 쌓이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눈싸움을 하는 사람, 깊게 쌓인 눈을 땅굴처럼 파는 사람. 몇몇 사람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플라스틱 썰매를 끌고 다니기도 한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전나무는 완벽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되어있다. 친구와 나는 집에 갈 걱정 따윈 잊은 채, 눈부신 설경을 감상하느라 바쁘다. 뉴스에선 종일 영동 지방에 폭설이 왔다며 걱정하고 있지만, 정작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걱정 따윈 잊은 채 신났다.

어디선가 내복 차림의 쌍둥이가 의자를 하나씩 들고 나온다. 바다 바로 앞에 의자를 내려놓고선 나란히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사진에 담는다. 꼬마들이 삼촌이라고 부르는 남자가 그 앞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한겨울에 러닝셔츠 하나만 입고선 바지를 걷어 올린 채. 춥지도 않은 모양이다. 끼룩거리는 갈매기 소리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파도 소리가 들린다. “토닥~! 토닥~!” 역시 바다의 위로는 따뜻하다.

앙상한 나뭇가지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걷는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면 좀 전까지 걸었던 골목길과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보이고, 그 옆에는 그윽한 붉은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어느 집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기와 음식냄새에 마음이 노곤해진다. 어디선가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수진아! 저녁 먹자!’

“카페가 너무 예뻐요. 여기 오고 싶어서 서울에서 왔어요.”
내 인사가 무색하게 주인아저씨는 반응이 없다. 머쓱해진 난 주문을 하고 돌아서려는데,
“비 온다 했는데 햇빛, 그리고 꽃비. 오늘 처음 내리는 거예요. 어제까진 꽃비가 내리지 않았거든요.”

오늘은 근처 ‘조천수산’에서 횟감을 떠다가 마트에서 사온 재료들로 요리를 해 근사한 파티를 열려 한다. 조금 수고스럽지만 나는 여행지에서 요리를 하고, 테이블을 꾸며놓고 식사하는 것을 즐긴다.

뜨문뜨문 보이기 시작한 벽화는 언덕길을 오르며 이어지고 있다. 인기척 없는 낡은 집 담벼락 위엔 노란 봄꽃이 주인을 기다리고, 모퉁이를 돌면 작은 골목길엔 웃고 있는 아이들 그림으로 가득한 담벼락이 있다. 눈 코 입이 그려진 살굿빛 연탄들은 예쁜 꽃과 나뭇잎으로 단장한 채 웃고 있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지 주변의 숙소를 찾는 것을 즐긴다. 당장 그곳에 갈 계획이 없더라도 말이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으면 ‘가고 싶은 여행지’에서, ‘가야 할 여행지’로 바뀐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털을 쓰다듬어주고, 깨끗한 물을 주고는 다시 자리에 앉는다. 따뜻한 햇살 아래 웅크리고 앉아 커피 향을 맡고 있는 듯한 모습이, 세상 그 어떤 고양이보다 평화로워 보인다.

‘수국 폭탄’이란 말이 어울릴 만큼, 수국은 그냥 얌전히 핀 것이 아니라 마치 물 폭탄이 터지듯 알록달록한 색으로 활짝 피어있다. 갑작스러운 나의 여행길에 망설이지 않고 동무가 되어준 그녀들이 나에겐 꽃이다. “아~ 기분이 수국수국하다.” 이 순간, 세상 그 어떤 표현보다도 더 예쁜 말로 들린다. 수국수국하다, 우리.

“달맞이길에서 벚꽃이 제일 예쁜 곳으로 가주세요.” 그러자 기사님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달맞이길의 제일 꼭대기에 나를 내려주셨다. “여서부터 해운대까지 쭉 걸어가이소. 달맞이길은 벚꽃이 예쁘지 않은 곳이 없습니더.”

학교 너머로 보이는 부드러운 능선과 마을의 풍경은, 초록색 크레파스 한 개를 다 쓰고도 모자랄 듯하다. 이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놀았을 거라 생각하니, 보지도 못한 아이들이 무척이나 부럽다.

키 큰 나무 한 그루가 서있고, 그 옆에 법정스님의 작은 무덤이 있다. 무례하고 죄송한 말이지만, 나는 스님에게 따지고 싶다. “스님! 무소유라더니, 너무 많은 걸 가지셨어요!”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바람이 툭 어깨를 스치고 간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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