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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

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

: 일본 동북부 대지진, 그 생생한 현장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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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542g | 188*254*20mm
ISBN13 9788991373921
ISBN10 89913739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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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류승일
고등학생 시절, 학교 앞에서 방독면을 쓴 채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사진기자의 모습에 매료되어 보도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 입학 후에는 해외 사진 에이전시의 계약직 사진가로 활동하며 사진가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대학을 떠난 후 6년간은 서울에서 외신사 사진기자로 근무하면서 국내외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 현장을 취재했으며, 국내 인터넷 뉴스 매체와 시사 주간지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일대 주요 사건, 사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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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경보가 울린 후 대피할 시간도 없이 들이닥친 대형 파도.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치도 못했던 엄청난 규모의 파도는 무엇 때문에 이 마을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것을 삼켜버렸을까? 어리석은 질문임을 알면서는 자꾸 나 자신에게 물었다.

* * * * * *
다시 한참을 걸었다. 개흙을 밟고 파편을 넘을 때마다 내딛는 발 아래에 시신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조심하며 걷는 수밖에 없었다. 가다 보니 내 앞에 병원이 떡 하니 서 있었다. 참사의 순간 이 곳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병원 4층에 오르니 병실에 승용차가 숨죽인 채 고개를 쳐박고 있다.

* * * * * *
한 마디로 살아 있는 지옥이다. 삶 저편의 세상이 있다고 믿어본 적은 거의 없지만,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야말로 생지옥이다.
점점 자연이 무서워지고 두려워진다. 자연은 자신의 만행을 인간이 가진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 잔혹한 풍경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위대함을 인간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듯 지금은 아주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잔혹한 만행과 흔적 없는 침묵에 이젠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기운이 빠지고 허탈했다. 삶이 무상했다.
‘열심히 일궈놓으면 뭐 해. 자연이 한번 심술을 부리면 찰나에 사라져버릴 것을.’
아귀다툼까지 하며 욕심을 채우고 사는 우리가 한없이 가여웠다.

* * * * * *
할아버지는 계속 폐허더미를 뒤지면서 뭔가를 찾았다. 그러다가 2층에서 내려오고 있는 나를 향해 무언가를 건넸다. 과자다. 쿠키라고 해야 하나? 쓰나미에 밀려들어온 개흙을 잔뜩 뒤집어 쓴 과자.
할아버지는 아직 상하지 않았으니 맛 한 번 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거 참, 먹기 곤란하다. 한참을 망설이는데 날 향해 있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자꾸만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더 이상 망설이면 할아버지가 서운해 하실 것 같아 과자 봉지를 뜯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이 과자, 오우~ 보통 맛이 아니다. 과자도 쿠키도 아닌 게 참 맛있다. 나는 내가 아는 최소한의 일본어로 할아버지께 감탄을 표했다.
“오이시!(おいしい! 맛있다는 의미의 일본어)”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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