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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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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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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81쪽 | 398g | 148*210*20mm
ISBN13 9788990840202
ISBN10 89908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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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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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도 살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림에 감사하면서 밥을 먹는 그만큼 나의 사랑도 깊어지기를 기도해본다. 내가 절밥을 언제 또 먹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처럼 바람 많이 불고 스산한 날은 정갈하고 푸근해서 좋았던 따뜻한 절밥, 자비의 밥상이 그리워진다.
-이해인 ‘정갈하고 푸근한 자비의 밥상’ ---p.29

밥. 밥과 마주 앉기. 산중의 작은 암자에서, 그것도 공양방은 널찍하고 정갈한데 대중은 없어, 저쪽에서 스님 홀로 공양하시고 나는 이쪽 낡은 소반 앞에서 혼자 합장하고 고개 숙일 때, 조심히 부딪는 수저 소리, 음식 씹는 소리가 오히려 고요를 더할 때, 그때 또한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일종의 회한 같은 것이 투명하게 마음에 어린다.
-김사인 ‘절과 밥’ ---p.63

나는 산도라지꽃 앞에서, 싸리꽃 앞에서, 칡꽃 앞에서, 애기원추리꽃 앞에서, 이름도 모를 버섯들 앞에서 매일 똥을 눴다. 그러고는 삽으로 꼭꼭 덮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절밥을 먹고 똥을 땅에게 돌려주었더니 땅은 또 많은 것을 내게 선물하였다. 매미소리, 새소리, 계곡의 물소리, 소나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아침마다 나를 응원하는 듯하였다.
-안도현 ‘실상사 절밥 먹고 부처님께 시 한 편 바치다’ ---p.78

세상에는 그런 밥이 있다. 먹으면 마음이 호젓해지는 밥이. 먹으면 먹을수록 내 마음의 욕심이, 욕심으로 인한 번뇌가 소멸되어가는 느낌을 주는 밥이. 절밥은 참으로 정신적인 밥이다. 세상 어디에 또 이런 밥이 있을까. 풍경 소리가 땡그렁거리는 조그만 암자에서의 저녁 공양. 생각만 해도 마음이 조촐해진다. 형식과 내용이 조화로워서 아름다운 밥 앞에서, 나는 절로 합장하고 만다.
-공선옥 ‘마주할수록 번뇌가 사라지는 밥’ ---p.187

공양은 조용하였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한다기보다 밥 먹는 일과 대면하는 느낌이 들었다. 쓸쓸하되 충만한 고독을 맛보게 하였다. 밥 먹는 일 자체를 그처럼 종요롭게 의식하는 시간은 일찍이 없었다. 절이란 그런 곳인가 보았다.
-전성태 ‘들뜬 마음 내려놓는 고독한 식사’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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