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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탑의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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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탑의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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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15쪽 | 355g | 128*188*30mm
ISBN13 9788975279072
ISBN10 897527907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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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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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지세현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조치대학교에서 신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집필 작업과 번역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이웃집 남자』 『의학의 초보자』『히라와 히로타의 일급비밀』『도쿄대 공부법』『최고가 되는 길: 최고 경영자가 청소년에게 들려주는』『나를 위한 마케팅』『기적의 노트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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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끝내고 나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사에다의 서랍을 열고 잠시 멈칫한 것은 책 표지에 공작 그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탓이다. 하지만 공작 깃털 무늬를 도안한 것 같은 모양이었다. 그 이외에는 비슷한 게 없었다. 안을 열어 보니 직접 쓴 글들이 있었다. 틀림없다. 제목도
저자 이름도 없었다. 사에다의 일기인가? 하지만 얼핏 봐도 앞의 것과 뒷부분의 필체가 달랐다. 함부로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에다의 이부자리를 깔아놓고 아래층 거실로 내려왔다. 피곤에 지친 듯 쓰러져 있던 사에다가 몸을 반쯤 일으켜 책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펼쳐진 다음 페이지를 넘겨서 내게 보여주었다.
덩굴장미 무늬로 장식된 틀 안에 제목이 쓰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무늬도 제목도 모두 손으로 직접 쓴 것이었다.
“읽어 봐!”
사에다가 말했다.
책장을 넘기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알아보기가 어렵네. 대체 누가 썼는데? 사짱은 아니지?”
사에다 글씨는 정자체라서 읽기가 쉽다.
“타락녀야.”
사에다가 말했다.
“처음 부분은. 그 다음은 코우즈키 언니! 그리고 그 다음은 나!” --- p.40

나의 욕망은 커지고 있다.
신의 사랑을 성서의 그리스어 원전에서는 아가페라 이르고, 인간의 사랑ㅡ육체를 포함한 사랑ㅡ은 에로스라고 부른다.
‘'사랑’이라는 말은 정반대되는 두 가지 감정을 포함한다. 신의 무한한 자
애, 신에 대한 숭고한 경애, 신의 사랑을 인간에게 전하려고 하는 무사의 헌신. 그런 것들을 의미하는 아가페에 비해 자신의 욕망에 집착하는 힘은 착란으로 빠지거나 때로는 야만적인 사랑으로 표현된다. 인간은 어느 쪽이든 사랑이라고 착각한다. 사랑이 마치 존경하는 마음이라도 되는 양.
이 나라에 와서 비로소 알았다. 육십여 년 전, 빗장을 걸고 유럽 열강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던 이 나라를 강제로 열기 전까지, 이 작은 섬나라에서는 사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서구의 사상이나 문명을 거의 접하지 못한 이 작은 나라는 독특한 감정 표현 방법을 갖고 있다. 사랑은 옛날부터 있었다. 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불교와 함께 들어온 말로 번뇌와 측은을 의미한다. 가엾어 하는 마음에는 슬픔이 내포되어 있다. 자비라는 말은 형이상학적 사랑 즉, 아가페를 뜻한다. 여기에도 역시 슬프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 p.87

“자네는 어떻게 열쇠를 갖고 있지?”
그의 물음에 미나모는 예의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저는 필요가 없으니 선생님께서 필요하시면 드릴게요.”
그의 손에 빛바랜 열쇠가 놓였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미나모는 재빨리 계단을 내려갔다.
“사무실에 갖다 주면 되나?”
그가 침실에서 나와 계단 위에서 물었다.
“아닙니다. 남는 열쇠니까 굳이 그럴 필요 없습니다.”
미나모는 뒤돌아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로스탕 선생님이 A호실로 옮기신 건 여기에 거꾸로 서는 방이 없기 때문입니다.”
“뭐라고?”
그는 큰소리로 되물으며 계단을 내려가려다 멈칫했다. 등골이 오싹했다. 미나모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전에 느껴본 적이 있는 감각이다. 거울 속에 비친 미나모를 보았을 때 느꼈던 기묘한 감각.
“전 배신당했어요.”
계단 아래서 미나모가 말했다.
“기이에게?”
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아니요. 제가 사랑한 상대한테요. 그래서 로스탕 선생님한테 벌을 받았어요. 선생님은 저를 거꾸로 서게 했습니다. 저는 미쳐버렸습니다.”
움찔하는 그에게 미나모가 말을 이었다.
“저는 저를 배신한 상대를 미치게 할 작정입니다.”
한참 만에 그가 계단을 내려가려고 했을 때는 이미 미나모의 모습이 사라진 뒤였다. --- p.102

“요즘 터치가 조금 바뀌었네!”
그리고는 얼른 나나오 언니의 스케치로 화제를 돌렸다.
“에곤 실레의 터치를 흉내낸 거야.”
아버지 서고에는 미술 전집도 있었다. 중세부터 르네상스, 에꼴 드 파리,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명화가 총망라되어 들어 있었는데 에곤 실레라니, 금시초문이었다.
내가 솔직하게 말하자 나나오 언니는 “일본에서는 아직 실레의 화집이 안 나왔을 거야” 하고 대답했다.
“코코슈카는 아니?”
“예에, 소묘를 본 적이 있어요. 화집에서지만.”
터치가 바늘처럼 날카롭고 불건전하면서 무서운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실레도 거의 동시대 사람이야. 코코슈카는 아직 살아 있지만 실레는 오래 전에 죽었어. 스물여덟 살. 코코슈카보다 삶이 더 고통……이었지.”
나나오 언니는 늘 무뚝뚝했는데 의외로 달변가처럼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면 인간은 달변가가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자살이에요?”
“아니, 스페인 독감. 하지만 실레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살면 살수록 고통이 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저도 보고 싶네요.”
“보면 괴로워. 내면의 세계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걸 그림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살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
얌전하고 부드러운 나나오 언니가 이야기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주제 같았다. --- pp.155-156

그는 거울을 쳐다보았으나 실내의 모든 것들과 그 자신도 정상적으로 비쳤다. 거울에 비치는 그리스도에 눈길이 갔다. 이리저리 살피다 액자 자체를 바라보았다. B호실의 거실에도 액자가 하나 남아 있다. 나머지 가구들은 모두 이쪽으로 옮겼는데…….
예배당에 접한 벽은 중세풍으로 두텁지만 B호실과의 벽은 그렇게 두텁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일찍이 읽었던 앙리 바르뷔스의 『지옥』을 연상시킨다. 벽 틈에서 옆방을 훔쳐보는 쾌락에 도취해서 끝없이 추락해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쾌락이야말로 인생의 전부다’라고 중얼거리며 ‘이것밖에 없어! 재미없군!’하고 남자는 한탄한다.
허무로 이어지는 엿보기. 기이에게 어울리는 행위가 아닌가!
B호실에 남아 있던 액자 그림이「장님이 되는 삼손」이었던 것도 어쩌면 암시일지 모른다. 이 사이, 벽의 저쪽이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벽 구석부터 양팔을 발리고 액자까지의 대략적인 거리를 잰 뒤 밖으로 나가 B호실로 들어갔다. 액자 위치를 재보았다. 이제부터 쾌락의 장소로 들어가기라도 할 것처럼 미소 띤 그리스도의 바로 뒤쪽에 삼손이 있다. 델릴라의 배신으로 포로가 된 삼손은 눈이 찌그러져 있다. --- pp.219-220

중등부에 진학하지 않고 전학을 간 그녀는 전문부 학생이 되어 여학교에 다시 입학했다. 내가 그 사실을 안 것은 그녀가 친구와 함께 도서관에 왔을 때다. 나는 전문부를 졸업한 뒤 사서 자격증을 따 모교의 도서관에서 근무했다. 나는 오랜 환영이 된 그녀에 대한 증오와 측은함을 마음속에 품으면서 도서관 카운터 그늘에서 조용히 서식해왔다. 혐오와 증오는 다른 감정이다. 혐오하는 상대로부터는 멀어질수록 좋다. 그러나 증오는 깊은 연모와 지극히 닮아 있다.
카운터 바로 앞에서 서로 마주보면서도 그녀는 나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아니, 알면서도 무시해버렸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나는 한눈에 알아보았다. 어릴 적 귀여운 모습은 십 년이라는 세월도 어쩌지 못했다. 그녀의 생김새는 슬프도록 사랑스럽다.
그녀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면, 그리고 진심으로 사죄했다면―한마디면 된다, 진정이 깃든 말―나는 그녀를 이렇게까지 증오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교만함을 잃은 그녀에게 환멸을 느끼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녀가 친구를 데리고 나간 뒤 얼마 후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왜 그 곡을 연주했을까. 십 년 전 음악실에서 그녀가 미처 다 연주하지 못했던 폴로네즈 제 4번을.
--- pp.25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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