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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

보헤미아의 우편배달부

[ 양장 ]
리뷰 총점9.3 리뷰 3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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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0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00g | 128*188*20mm
ISBN13 9788954650366
ISBN10 8954650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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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왼손만 없다는 점에 거듭 고마움을 느꼈다. 어차피 신이 그에게 팔다리를 잃을 운명을 부여했다면, 요한 포르트너는 신이 팔이나 다리 전체를 요구하지 않은 데 대해 감사를 드려야 했다. 때때로 왼손 대신 입술이나 치아를 활용했다. 그렇게 하면 편지 몇 통의 모서리가 축축해지곤 했다. 하지만 그건 그냥 사소한 흠에 불과했다. 어쨌든 우편배달 업무와 사랑의 경우, 두 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수 조건은 아니었다. --- p.24

요한의 어머니는 몸집이 요한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시선을 위로 향해 요한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영웅이 되려는 바보짓을 하면 안 돼. 너도 수많은 전설을 봤으니 알겠지만, 영웅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어. ‘내’ 생각을 말하자면, 얘야, 전쟁터에서는 침착하면서도 비겁하게 행동해야 해. 목숨을 부지하려면 무엇이든지 해라. 세상이 아무리 영원해도 생명은 오로지 ‘단 한 번’만 주어지는 거니까 말이야. 모든 생명이 그렇지.” --- p.90~91

“작은 세상도 큰 세상과 다를 게 없어요.” 요한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느 곳이든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죠. 나이든 것은 비늘처럼 떨어져나오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이 탄생해요. 편지는 소식을 전하고, 소식은 무언가를 변화시키죠.” --- p.96

아주 맑은 날에는 여기서 멀리 남동쪽에 있는 성지에 세워진 성모 마리아 안식 성당까지 내려다볼 수 있었다. 너무나 많은 어머니, 아내, 신부들이 그곳 성당을 순례 하면서 전선에 나간 그들의 남편과 아들의 목숨을 위해, 전쟁의 승리를 위해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의구심으로 마음이 갈기갈기 찢긴 채 집으로 돌아갔다. 성모 마리 아가 독일인에게 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체코인, 헝가리인, 폴란드인, 이탈리아인, 프랑스인, 아일랜드인도 마찬가지로 가톨릭 신도였고, 저쪽 미국에도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아들이 다름 아닌 완전히 평범한 인간이자 몽상가, 세상을 개혁하려는 자, 목표를 너무 높게 둔 반항아라서, 인류가 자신에게 지나친 요구를 한다고 느껴 인류를 외면한다면 어떻게 될까? --- p.100~101

“지난번 전쟁이 끝나고 겨우 이십년하고 몇 달의 세월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이번 전쟁이 또 터졌어요. 사람들은 역사로부터 배운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이러다 머지않아 우리 인간은 스스로 멸망하겠지요……” --- p.184

독일 산간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잔잔하게 전개되면서도 때로는 섬뜩하고 처절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로 인해 독자는 작가가 공들여 묘사한 자연의 향취를 만끽하다가도 미처 예기치 못한 순간에 전쟁의 끔찍함을 실감하게 된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옮긴이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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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묘사하지 않았으나 전쟁이 눈에 보인다. 한쪽 손이 없는 우편배달부는 울지 않았으나 그이의 속 깊은 울음이 귓가에 들린다. 절제된 문장으로 보헤미아의 척박한 풍광을 그렸을 뿐인데 참담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 풍경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그리하여 맑은 시내 바닥에서 건져 올린 조약돌이 조금씩 물기가 걷히며 맨몸을 드러내듯 고요하고 쓸쓸한 인간의 진실이 갈피를 넘길 때마다 눈을 비비며 깨어난다. _손홍규 소설가(2018 이상문학상 수상)

매혹적이고 감동적인 소설이다. 전사통지서를 배달해야 하는 소년 우편배달부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전쟁이 정녕 어떤 느낌으로 와 닿을 수 있는지 생생하게 증언한다. _뒤셀도르프의 독서친구(아마존 독일 독자)

전쟁의 어리석음과 부조리라는 인류의 보편적 주제를 다룬 뛰어난 소설이며, 조용한 시정과 깊은 내용 속에 ‘저런 시대가 다시는 오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이 배어 있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_Hw(아마존 일본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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