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디자인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21세기 최후의 히든카드다!”_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경쟁력! 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살아남는 생존력! 미래지향적 디자인노마드를 위한 통찰력까지! 디자인은 이제 선택이 아닌 운명이다!
1993년은 삼성전자를 발칵 뒤집어놓은 두 개의 사건이 발생한 해였다. 첫 번째 사건은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의 백화점과 할인점을 방문했을 때 일어났다. 전자제품 코너에서 삼성전자 제품이 유독 3류 취급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즉시 현지에 있던 사장단을 소집해서 일본 선진기업 제품과 비교/전시해서라도 해법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두 번째 사건은 프랑크푸르트에 회의가 있어서 비행기로 이동하던 중에 생겼다. 이건희 전 회장은 비행기 안에서 ‘후쿠다보고서’를 읽었던 것이다. 삼성의 디자인 수준이 형편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한 이 보고서를 읽고서 그는 디자인을 기업 경영 전략에 적극적으로 도입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 후 삼성전자는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하고 디자인뱅크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이너의 의도를 제품에 보다 혁신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뱅&올룹슨과 공동으로 세린폰을 개발했으며, 베르사체 및 아르마니와도 공동 작업을 시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세계적인 디자인어워드를 매번 수상하는 단골 기업이 되었다. 결국 디자인 혁신을 실행한 지 10년 만에 삼성전자는 해외 주요 경영대학원들이 경영학적으로 철저히 분석하는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 영향을 받아 LG전자, 현대카드, KTF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고서 ‘디자인 교육’, ‘디자인 혁신’, ‘디자인 투자’를 외치며 해외 곳곳에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했다. 현지에서 각광받는 디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품에 반영한 결과, 국내 대기업들은 오늘날 ‘월드 프리미엄’으로 인정받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는 모두 디자인 마인드가 기업의 곳곳에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21세기 기업의 성장 키워드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의 힘은 거침이 없다. 주가를 올리고,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고,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재를 선발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디자인은 어떤 힘을 지녔기 때문에 경제와 경영을 주도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법이 바로 『디자인 파워』(김영사 刊)에 정리되어 있다. 디자인과 경제의 만남을 의미하는 ‘디자인 파워’는 디자인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경제의 하위 범주에 속할 것이라 여겼던 디자인은 오늘날 산업의 모든 영역을 넘어서 경제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디자인이 바로 경제를 주도하고, 세계를 지배하며, 미래를 이끄는 핵심 원동력인 것이다.
특히 세계적 경영학자인 번트 슈미트, 게리 하멜, 대니얼 핑크 등은 기계적으로 경영학을 공부하는 MBA 시대가 가고, 디자인 중심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MFA(Master of Fine Arts)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포한 바 있다. 또한 애플, 구글, 삼성, LG, P&G, 푸마 등은 ‘디자인의, 디자인에 의한, 디자인을 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느라 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전 직원이 디자인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힘쓰고, 창조적 디자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다.
『디자인 파워』는 경제 흐름을 읽어내는 담론으로 이해해야 할 키워드인 디자인을 경제 교양의 관점에서 쉽고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예를 들면 CI(Corporate Identity)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삼성, KB, 풀무원, 하이트의 주가 그래프를 통해 분석했으며(1장_ CI가 주가를 끌어올린다), 경기불황 때마다 거론되는 패션인 미니스커트가 사실 불황과는 상관없음을 과거의 뉴스 기사 및 세계적인 경기 지표들로 정리했다(2장_ 경기불황이 미니스커트 잘못은 아니다). 또한 디자인경영의 열풍이 도시 디자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이 어떻게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는지를 각각의 프로젝트별로 평가했다. 저자는 장점만이 아닌 단점까지 체크하는 데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3장_ 디자이너와 CEO가 함께 그리는 세상). 그리고 디자인경영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삼성의 노력과 위기 대처법, 소니와 대결해서 디자인으로 승부를 갈랐던 구체적인 사례들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 ? 분석했다. 무엇보다 삼성뿐 아니라 푸마, 알레시, 아사히야마 동물원, 아이리버, 도요타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흥망성쇠는 기술이 아닌 디자인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어 학문적 깊이를 더욱 풍성히 한다(4장_ 삼성의 디자인이 소니의 기술을 이기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흥미 위주의 이야기들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전반부는 독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후반부는 좀 더 구체적인 이론과 성공사례 및 마케팅적인 방향성 등이 제시된다. 우선 명품 브랜드(BMW, 루이비통, 아이팟 등)와 범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시도는 무척 신선하다. 짝퉁산업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경제적인 특장점을 찾아내어 발전적인 지표로 이용하자고 주장하는 저자의 의도는 매우 놀랍다. 또한 세계적인 흐름과 역행하는 국내 담배산업의 이중성을 정면으로 지적한 부분은 쉽게 공감이 간다(5장_ 어두운 경제학이 디자인을 유혹하다). 게다가 ‘애플은 왜 사과를 한 입만 베어 먹었을까?’, ‘경기호황 시 왜 BMW의 교통사고율은 증가하는가?’, ‘LG는 왜 컴퓨터 디자이너로 피카소를 떠올렸나?’와 같은 질문을 통해 디자인과 경제의 연관성을 찾아내고자 한 발상은 창조적이자 혁신적이다. 일상적인 질문들을 통해 해법을 찾아내는 이러한 연상 방법은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를 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6장_ 비즈니스 상상력이 녹아든 굿디자인). 그리고 기업을 넘어 도시 및 국가에까지 퍼져 있는 디자인 파워를 해석한 시각도 흥미롭다. 북유럽 4개국(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및 영국의 디자인 정책들을 통해 대한민국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예시들을 꼼꼼하게 나열한다. 양적으로 팽창한 디자인 인플레이션이 아닌, 질적으로 내실 있는 디자인 정책을 펼쳐야 국내 디자인 산업이 올바로 성장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저자의 객관적인 시각을 볼 수 있다(7장_ 디자인하지 않으면 사임하라). 마지막으로 기업과 소비자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소비자를 유혹하는 기업의 디자인 마인드와 기업에 혁신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자세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디자인경영이 21세기 경영의 화두이자 필수임을 잊지 말라고 주장한다(8장_ 세상 모든 것을 디자인하라).
디자인에 숨겨진 놀라운 경제법칙과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디자인경영 전략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냉철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그러므로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통찰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시각과 전략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인류의 삶이 복잡해졌다고 해서 복잡한 디자인이 경제와 경영을 지배할 것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미스 반 데어 로에가 ‘Less is More(적을수록 좋다)’라고 했듯이 디자인이 말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때 세계적인 경영자로서 기업을 World No.1으로 이끌 수 있다.
디자인은 경제가 창조한 최고의 마케팅도구다!
이젠 디자인을 미적, 산업적 관점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경제경영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미 디자인은 산업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축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경제 코드, 그리고 경제에서 찾은 디자인 코드는 디자인과 경제의 유기적 결합이 창조해내는 놀라운 열쇠다. 이 열쇠가 디자인과 경제의 미래를 활짝 열어준다. 결국 디자인의 힘을 간파하는 개인과 조직, 기업과 정부만이 무한 경쟁력을 갖고서 미래를 맞이하는 기회를 잡게 된다. _ 프롤로그 중에서
“디자인에 몰입하는 기업이 세계를 지배한다!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이 21세기를 장악한다!”
CEO에서 사원까지 기업의 모든 인재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전방위적 경제교양서! 디자인과 경제의 결합이 낳은 변화의 물결은 거대한 파도가 되어 인류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디자인 파워』는 디자인을 이야기하지만, 디자인만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이 경제경영의 중심이라는 주장을 한번도 놓치지 않는다. 디자인을 경제경영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보다 경영 전략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용어 선택부터 해설까지도 기업 중심적이다. 이는 곧 예술적 관점에서 바라본 디자인 책이 아니라, 경제경영의 관점에서 분석한 디자인 책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저자는 CI 리뉴얼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패션과 경제의 연관성을 정리했으며, 기업의 CEO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디자인 마인드를 체계화해 이 책에 경제경영학적 가치를 부여한다. 또한 외모와 연봉 사이의 관계, 패션 디자이너인 앙드레 김이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주택에 인센티브가 매겨지는 이유, 보르도 TV가 경복궁 근정전의 처마 곡선에서 영감을 얻게 된 이야기 등을 통해 디자인과 경제의 결합이라는 콘셉트를 낯설어 할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과 흥미를 제공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디자인경영이 기업에만 필수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전략이 아니라, 국가에도 필수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기업은 제아무리 최고의 경영 전략을 펼치더라도 결국에는 한 나라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마인드가 갖추어진 국가라면 기업이 발전하는 데 창조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 친화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도시이자 수도인 서울시는 25개 구청에 디자인 책임자를 배치하고, 2008년 5월에 디자인 서울 가이드라인을 확정 ? 발표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서울프로젝트를 통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최종 결정했으며 남산, 한강, 거리를 재창조하고 있다. 결국 2008년에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이 개최되고, 2010년에는 세계디자인수도로 서울시가 확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정책적으로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몇 십 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해온 유럽 및 미국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앞서 시행해온 디자인 정책을 통해 시행착오들을 제대로 보완하여 우리 것으로 만든다면 그들보다 훨씬 짧은 시간 내에 세계적인 ‘디자인 코리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디자인 혁신 10년 만에 소니를 추월해 삼성전자 성공신화를 새로 쓴 이후, 2005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디자인회의에서 이건희 전 회장은 “명실공히 월드 프리미엄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모두 넘어서야 한다”며 디자인경영을 더욱 강조한 뒤 연설을 마쳤다. ‘위기는 기회를 낳는다’고 했듯이 1993년에 겪었던 3류 취급의 충격과 후쿠다보고서 사건으로 삼성에 불어닥쳤던 디자인 혁신이라는 바람이 지금은 대한민국 전역에 디자인 열풍으로 휘몰아치고 있다. 지극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디자인이라는 키워드가 기업에는 세계 최고로 성장하는 원동력으로, 국가에는 일류 국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경제 코드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디자인 파워’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경쟁력이자 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살아남는 생존력이면서 동시에 선택이 아닌 운명이다.
“Design or Resign!(디자인에 집중하라, 아니면 지금 바로 사임하라!)” 마거릿 대처_ 전 영국 수상
“비싼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지 말고 차별화된 상품을 디자인하는 일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라.” 필립 코틀러_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
“디자인을 모르는 경영자여, 지금 당장 물러나라.” 잭 웰치_ 전 GE 회장
“디자인은 제품의 영혼 그 자체다.” 스티브 잡스_ 애플 CEO
“나와 너를 잇는 문화가 필요한가? 방법은 오직 뛰어난 디자인뿐이다.” 애니타 로딕_ 전 더바디샵 회장
“기술은 충분히 발전했다. 이제는 디자인이 결정적 해법이다.” 도널드 노먼_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
“디자이너의 직관을 최대한 존중하면 상상, 그 이상의 수익이 기다린다.” 데이비드 루이스_ 뱅&올룹슨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