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그 슈퍼마켓엔 어쭈구리들이 산다

그 슈퍼마켓엔 어쭈구리들이 산다

: 슈퍼마켓 점원이 된 신부님과 어쭈구리들의 달콤 쌉쌀한 인생 블루스

리뷰 총점8.0 리뷰 23건
정가
14,300
판매가
12,87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개정판이 출간 되었습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630g | 143*210*30mm
ISBN13 9788991310360
ISBN10 89913103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트럭 운전사 마이클을 살펴보자. 트럭 기사는 상점 커뮤니티에서 명예회원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밤 근무를 마치고 아침 일찍 어슬렁거리며 상점 안으로 들어와 화장실에 갔다가 따끈한 음료를 마시며 잡담을 했다. 그때 기사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에 관한 조소 내지 농담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축구는 그들 사이에 통용되는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축구말 할 줄 아세요?”
물론 다 할 줄 안다. 마이클만 제외하고. 그는 딱히 응원하는 팀이 없고, 응원하는 척하지도 않았다. 말투는 지적이고 전문적이다. IT 계통에서 20년이나 종사했지만 어느 날 정부가 계약에서 발을 빼는 바람에 직장을 잃고 말았다. 마이클은 지금도 신랄하게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비난만 하고 있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나이 쉰하나에 2,500파운드약450만 원 상당를 들여 대형트럭 면허를 땄고, 지금은 얼룩 한 방울 묻지 않은 백옥 같은 셔츠를 입고 다니는 가장 트럭 운전수답지 않은 트럭 운전수로 지내고 있다.
마이클은 평온하던 삶이 산산조각 났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만약 신이 레몬을 준다면 나는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내겠어.”
정말 그렇다. 우리는 레몬을 내려준 것에 대해 신께 감사하지 않을지 모른다. “레몬 같은 소리하고 있네, 안 그래요?”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전기세나 집세는 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중년의 나이에 마이클은 책상을 떠나 트럭을 몰고 있다. 그가 이 일을 계기로 자기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배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p.16 ‘가끔 방향 전환을 해봐, 인생을 깨우칠걸!’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손님.”
여자 손님이 그의 계산대 앞으로 다가설 때 윈스턴이 말했다. 이 말 역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 차례가 된 고객에게 계산원이 반드시 하기로 되어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 여성은 줄을 서 있던 고객이 아니라 매장에서 곧바로 계산대로 온 고객이다.
“아니요, 기다리지 않았어요.”
여자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뭐가요?”
“기다리게 해서요, 손님.”
“안 기다렸다니까요.”
윈스턴은 다 알고 있으니 그만하라는 듯 미소 짓지만, 여성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안 기다렸다고요! 줄이 없었잖아요.”
여자는 갈수록 코미디언 배질 폴티와 닮아가고 있었다.
“손님이 뭐라고 하시든 상관없어요. 어쨌든 죄송해야 하니까요.” ---p.45 ‘분노, 그게 대 유행이야, 확실해!’

카운터 앞에 늘어서 있던 줄이 사라지고 생각할 여유가 생기면 늘 정육 코너 쪽 통로를 바라보면서 세인트 폴 대성당의 넓은 통로와 그곳에서 처음으로 사제서품을 받던 날을 떠올렸다.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크게 울리는 가운데 사제복을 차려입은 사람이 가득 들어찬, 성대하면서도 자긍심을 한껏 드러낸 행사였다. 하지만 행사 자체보다는 사제서품을 받은 후 신부 자격으로 처음 성당을 나서던 순간을 더 자주 떠올렸다. 갑자기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한 남자가 대리석 바닥을 미끄러져 내 앞에 엎드리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축복을 내려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신부님! 제가 신부님의 첫 축성을 받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나는 어정쩡한 자세로 그에게 신부로서의 첫 축복을 내려주었고,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흡족했지만, 알고 보니 내가 내린 축복이 그가 사제서품을 받은 신부에게 받은 첫 번째 축복이 아니었다.
“그 사람 축복 킬러입니다.”
“아!”
“예, 마치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 놓인 돼지비계처럼 이 신부에서 저 신부로 미끄러져 다니는 거죠.”
그 킬러의 바보짓에 맞장구를 쳐준 사실을 바로 후회했다. 왜 아무도 그래 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을 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는 걸까? 무릎 아프게 그러지 말라고, 원래 경이로움이니 축복이니 하는 건 다 자기 마음속에 들어 있는 거라고. 그리고 믿든 말든 간에 그도 실제로 자기 자신을 신뢰할 수 있다고 왜 조용히 속삭여주지 않는 것일까? ---p.75 ‘슈퍼마켓의 부당행위’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결혼이 확실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현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모하메드는 걱정이 되는 것 같았다.
“하루 정말 다섯 번씩 섹스 해야 해요?”
유기농 닭고기를 진열하는 동안 그가 물었다.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들려주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바로 모하메드의 걱정이었다. 경험이라곤 없었으니 매일 다섯 번씩 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 될 게 분명하다. 하지만 모하메드는 자신에게 닥친 곤경을 심사숙고해본 후 두려움에 당당히 직면하기로 마음먹었다.
“못할 거 뭐 있어요.”
내가 채 대꾸도 하기 전에 그가 말을 이었다.
“문제없어요. 나 점심시간 집에 다녀옵니다.” ---p.106 ‘내 친구이자 적, 모하메드’

문득 언덕 위의 한 동굴에서 오직 단 하나의 물건, 탁자만을 소유하고 살아가는 어느 노인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느 날 그는 탁자를 훔치러 들어온 도둑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드릴 게 너무 없어서 미안합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오늘 밤 달이 참 아름답네요. 저걸 드릴 수만 있다면 진심으로 드렸을 겁니다!”
하지만 냉장고 옆에 젖은 눈으로 서 있는 나는 언덕 위의 그 노인이 아니다. 대신 영혼을 잠식하는 지독한 불안감에 압도당해 있었다. 생존의 두려움이 나를 휘감았다. 이제 남은 생애는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고, 생계는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비록 대부분의 날에는 아침에 눈을 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곤 하지만, 오늘 오후에 나는 자기연민에 압도당하고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는 느낌에 억눌려 있었다. ---p.123 ‘그냥 공짜로 가져가세요!’

물론 지금 퇴근하는 직원 중에 어느 누구도 평생 매장 종업원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행복이 아니다. 사피는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이렇게 말한다.
“난 행복해지고 싶어요, 아저씨! 그런데 이 직업은 절대로 날 그렇게 만들어주지 않아요! 완전히 지옥이라니까요!”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한 슈퍼마켓은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고, 또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차라리 생선에게 타이핑을 대신 쳐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슈퍼마켓이 바로 우리 자신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그곳에 행복을 끌어들인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반면 절망을 불러들인다면 절망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내면의 선반을 자신의 경험에 투사하고, 그 점은 슈퍼마켓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분노하고 좌절하거나 타산적이 된다면, 우리의 쇼핑 경험도 그렇게 될 것이다.
스무 살 때 다른 슈퍼마켓에서 2년 동안 근무했었다. 가격 조정 담당자였다. 사실 직함만 그럴듯하게 느껴질 뿐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모든 가격을 알고 있다가 잘못 적힌 것을 수정했다. 하지만 그때는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오직 슈퍼마켓 문밖으로 나서기만을 갈망했다. 어쩌면 그것이 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었는지 어떤 고객은 끊임없이 이런 말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걱정 말게, 친구.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테니!”
하지만 이제 나는 행복할 준비가 되었다. 그로부터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행복할 준비가 된 것이다. 어느 곳에서 근래와 같은 모험을 경험해볼 수 있겠는가? 이곳에서 매일 경이로운 색채에 경외감을 느끼며 농산물 코너를 담당하는 청과물 상인으로 근무한다.
또한 모든 신문과 잡지를 책임지는 신문 가판대 지기이며, 바삭한 크루아상을 만드는 제과점 주인이고, 활달한 사과 장수이자 입맛 당기는 머핀도 팔고, 그 외에도 참으로 많은 일을 한다. 계산대 뒤에서는 신나고 짜증 나는 삶을 동시에 살고 있으며,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매력적인 여성에 관해 보고하는 임무도 맡고 있고, 심지어 매장 노조 위원장도 하면서 상상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여러 개인을 대변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내 어깨에 기대어 울고, 나도 그들의 어깨를 빌리지만, 우는 것보다 더 자주 우리는 웃는다. 직원과 고객과 함께 웃기도 하고, 그들을 비웃기도 한다. 권력의 꼭대기보다는 바닥에 더 많은 코미디가 있다.
---p.386 ‘폐점 시간’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