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리뷰 총점8.7 리뷰 11건 | 판매지수 180
정가
14,800
판매가
13,32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혁명하는 여자들』(2016)에 수록된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가 재수록되어 있습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02g | 137*197*30mm
ISBN13 9791189015367
ISBN10 1189015366

이 상품의 태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3,050 (10%)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상세페이지 이동

행복의 기원

행복의 기원

16,200 (10%)

'행복의 기원' 상세페이지 이동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2,600 (10%)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상세페이지 이동

100 인생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18,000 (10%)

'100 인생 그림책' 상세페이지 이동

고래

고래

14,850 (10%)

'고래 ' 상세페이지 이동

[예스리커버] 이파라파냐무냐무

[예스리커버] 이파라파냐무냐무

13,500 (10%)

'[예스리커버] 이파라파냐무냐무' 상세페이지 이동

해가 지는 곳으로

해가 지는 곳으로

12,600 (10%)

'해가 지는 곳으로' 상세페이지 이동

사람, 장소, 환대

사람, 장소, 환대

14,400 (10%)

'사람, 장소, 환대' 상세페이지 이동

어린이라는 세계

어린이라는 세계

13,500 (10%)

'어린이라는 세계' 상세페이지 이동

바깥은 여름

바깥은 여름

13,050 (10%)

'바깥은 여름' 상세페이지 이동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9,000 (10%)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상세페이지 이동

서양미술사

서양미술사

34,200 (10%)

'서양미술사' 상세페이지 이동

고래

고래

13,500 (10%)

'고래' 상세페이지 이동

숨

14,850 (10%)

'숨' 상세페이지 이동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15,120 (10%)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상세페이지 이동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기쁨과 슬픔

12,600 (10%)

'일의 기쁨과 슬픔' 상세페이지 이동

시와 산책

시와 산책

14,400 (10%)

'시와 산책' 상세페이지 이동

100만 번 산 고양이

100만 번 산 고양이

11,700 (10%)

'100만 번 산 고양이' 상세페이지 이동

[예스리커버] 명랑한 은둔자

[예스리커버] 명랑한 은둔자

14,400 (10%)

'[예스리커버] 명랑한 은둔자' 상세페이지 이동

아침의 피아노

아침의 피아노

11,700 (10%)

'아침의 피아노'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허기_7
델리_37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_73
무한_99
갈증_155
보존법칙_189
은하수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성간 여행 시대의 신화들_223
사면체_239
아내_287
다락방_307
작가의 말 / 사변 소설 선언문_339
감사의 글_34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여성주의 SF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SF라는 장르에 대해 가진 생각만큼이나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팻 머피를 떠올립니다.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여성주의 작품을 썼죠. 이에 따르면 여성주의 소설은 기존의 권위적인 소설 작법에 대항하거나 혹은 그와는 아주 다른 세계를 따로 구축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보다 더 냉소적인 세계관을 지녔지만, SF의 클리셰를 충분히 활용했다는 측면에서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있겠죠. 반면에 할란 엘리슨 풍의 전위적인 작풍을 가져와서 여성주의의 메시지를 입력시킨, 초창기의 옥타비아 버틀러를 예로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코니 윌리스처럼 전면에는 전혀 여성주의가 드러나지 않지만(그래서 그녀는 비판받은 적이 있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 단편소설을 썼으며, 덕분에 팬들은 기막힌 단편 「여왕마저도」를 얻었습니다) 장르의 작법 내에서 여성의 캐릭터를 계발하는 데 오랜 노력을 기울인 작가도 있죠. 신화와 과학과 시를 공평하게 사랑하는 어슐러 K. 르 귄은 어디쯤 있을까요? 캐릭터의 성별을 절대 밝히지 않은 채 스페이스 오페라를 쓴 앤 레키는 어디에 속할까요? SF의 세상은 무척 넓습니다. 그 경계도 가지가지죠.

이번에 소개해 드릴 작가는 반다나 싱입니다. 그 다양한 여성주의 SF의 어떤 한계를, 경계를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하드코어한 경계일까요? 아니, 반다나 싱은 그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습니다. 만약 SF가 어떤 경이감을 안겨주면서 독자의 마음을 먼 곳으로 보내주는 거라면, 반다나 싱의 단편들은 ‘가장 덜 SF 같은 SF’로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단편들은 지상에 뿌리박고 있습니다. 그녀가 인도 신화와 그에 기반한 환상, 여기에 과학 지식을 엮어 외삽 장치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어슐러 K. 르 귄의 후예처럼 보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현대 인도 사회의 막막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을 묘사하는 데 바쳐집니다. 특히 여성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풍부합니다. 이 인물들의 시선을 빌어 사회를 관찰하는 반다나 싱은 외부의 작은 움직임과 징후를 포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수집한 디테일을 작품 속에 차분하게 배열하죠. 여기서 떠오르는 작가는 SF와는 관계없는 사람, 줌파 라히리입니다. 그저 문장을 잘 만든다거나 낭만적인 분위기를 지녔다거나 해서가 아닙니다. 그런 SF 작가들은 꽤 많으니까요.

그러나 반다나 싱의 단편에서 ‘현실’은 신화-환상-과학의 세계로부터 격리되고 대비됩니다. 반다나 싱의 단편에서는 르 귄의 세계와 줌파 라히리의 세계는 공존하지 않고 서로 떨어져 평행선을 달립니다. 그리고 이 두 세계 사이에는 깊고 어두운 간극이 있습니다. 바로 그 간극이 반다나 싱의 세계입니다.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모두 이 간극에 갇힌 채 출발합니다. 이들은 현재 자신이 몸담은 곳뿐 아니라 아직 미지에 속한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그중 어느 한쪽에 완전히 발붙이지 못하고 방황합니다. 그런데 미지의 세계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거기에는 신화와 설화가 잉태한 꿈이 있고, 수학과 물리가 힘겹게 밝혀가고 있는 비밀스러운 우주의 신비가 있습니다. 반다나 싱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저 미지의 세계에 매혹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매혹될수록 현재의 세상, 특히 현대 인도의 답답하고 꽉 막힌 사회는 더욱 버티기 힘들어집니다.

결국 반다나 싱은 현대 인도 사회와 대비시킬 수 있는 열린 세계를 보여주고자 SF적인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반다나 싱의 작품 속 SF 요소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좌절된 꿈과 환상입니다. 이 꿈과 환상은 작품에 따라 다르게 작동합니다. 어떤 이는 SF를 탐독하는 일이 자신을 옭아매는 현실 너머를 소망하게 만드는 일종의 신앙 같은 것임을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그 꿈의 에너지를 자신의 몸에 받아들여 이 세상을 떠나고, 세상의 신비로운 원리를 간파한 어떤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기력한 현실 속 자신을 바라보며 갈등합니다. 누군가는 현실을 등지고 4차원 피조물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갑자기 떠나간 남편의 흔적을 보면서 기이한(다른 세계에 대한) 예감을 얻습니다. 신화와 SF의 세계를 현실과 대비시키는 발상 자체는 특별하지 않지만, 반다나 싱은 그 병치된 세계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물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그에 따라 각 단편의 특성이 조금씩 달라지죠. 등장인물의 특성과 사고방식이 각 단편의 장르적 특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습니다. SF를 쓴다는 자의식에 뒤덮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죠. 그래서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를 읽을 때는 마음이 부드러워집니다. 섬세하게 구성된 문장과 세밀한 관찰력,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비중을 달리하는 SF적 특성 모두가 이질적이지 않게 하나로 녹아듭니다. 어째서 외로운 사람들이 관찰력이 좋은지, 그러면서도 더 먼 곳을 보고 꿈꿀 수 있는지, 이런 특성이 왜 그들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하는지….

그러고 보면 이 책을 읽다가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는 따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가 친구처럼 느껴져서요. 어느 날 자신이 사랑하는 소설 외에는 아무것도 만날 수 없을 때(혹은 만나고 싶지 않을 때), 그때 ‘우주 저 너머로’ 가는 이야기를 집어 들고 마는 외로운 SF 독자의 친구들이 이 책 속에 가득합니다.

한번은 작은 개울가에서 진흙에 뒤덮인 한 켤레의 낡은 장화를 찾았다. 누군가 종아리 깊이밖에 안 되는 이 개울물에 빠져 죽으려고 했던 걸까? 그렇다면 시신은 어떻게 되었을까? 옷가지는? 만약에 반지를 끼고 있었다면, 반지는 어디 있지? '숲은 나뿐 아니라 다른 많은 이의 이야기와 수수께끼들도 품고 있을지 몰라.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꿈의 실마리와 장화 발자국을 좇아 이 숲을 배회하고 있겠지.' 파드마는 생각했다.
-단편 「아내」 중에서

어느 외로운 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마 당신이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함께 읽은 동료로서, 부디 당신이 만들어 갈 그 이야기에 많고 또 많은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가장 유망하고 독창적인 젊은 작가
- 어슐러 K. 르 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계속 새로운 시작이다.
- [워싱턴 포스트]
이 풍성한 컬렉션이라니!
- [월 스트리트 저널]
반다나 싱의 대담한 우주론은 그녀에게 아서 C. 클라크의 합당한 상속인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 크리스 모리어티
슬픔에 대한 밀도 높은 균형
- [토르 닷컴]
거대한 아름다움과 갈망이 있다.
- [스크롤]
반다나 싱의 빛나는 주인공들은 작가 자신에게 달린 행성과 같다.
- [빌리지 보이스]
SF 세계에서 진지한 자취를 남기고 있는 최초의 인도 작가
- [비즈니스 스탠다드]
반다나 싱은 종종 어려운 과학 개념조차도 아름다운 시처럼 들리게 한다.
- [팜 매터스]

회원리뷰 (11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포토리뷰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a | 2019.02.13 | 추천7 | 댓글0 리뷰제목
인도 작가의 SF소설이라는 문구에 흥미를 느끼고 구매하였는데 전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SF보다는 환상소설에 가깝다고 느꼈던 책입니다열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 단편모음집으로 각자 다른 주인공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단편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현재 상황에서의 벗어남입니다 실제 몸이 벗어나기도 하고 정신이 떠나기도 하고 화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시점부터는 이전과;
리뷰제목
인도 작가의 SF소설이라는 문구에 흥미를 느끼고 구매하였는데 전반적으로 흔히 말하는 SF보다는 환상소설에 가깝다고 느꼈던 책입니다
열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 단편모음집으로 각자 다른 주인공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단편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현재 상황에서의 벗어남입니다 실제 몸이 벗어나기도 하고 정신이 떠나기도 하고 화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시점부터는 이전과 달라지기도 하는 여러 종류의 탈출과 화자를 둘러싼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섬세하게 잘 그려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0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은**주 | 2018.12.2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책이다.자신을 행성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반다나 싱 작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를 만날때는 늘 걱정부터 앞선다.항상 처음 시작은 그랬던것 같다.이책도 처음 보는 작가, 신선하지만 궁금해지는 제목, SF라는 장르까지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먼저였던것 같다.처음 이책이 소설이라는 생각;
리뷰제목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책이다.

자신을 행성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반다나 싱 작가,

잘 알지 못하는 작가를 만날때는 늘 걱정부터 앞선다.

항상 처음 시작은 그랬던것 같다.

이책도 처음 보는 작가, 신선하지만 궁금해지는 제목, SF라는 장르까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먼저였던것 같다.

처음 이책이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책을 만났다.

그런데 소설이라니, 페미니즘 에세이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아니었다.

책속에는 각각의 제목으로 10편의 단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만을 보아서는 무엇을 뜻하는지 알수 없지만 그 속에 있는 내용은

공상과학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약간의 미스터리 하기도 하다.

어렵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을것 같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의 죽음이 죄책감으로 다가오기도하고 그것을 초능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아내가 하는 말들을 남편은 미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말이다.

" 이제 알았어, 난 행성이야. 여자, 아내, 어머니 그런거 말고. "

그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나도 누군가의 아내, 엄마, 딸로서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생각하지 않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때문에

한줄의 문장이 내마음을 이해해 주는것 같았다.

솔직히 나에게는 조금 어렵고 난해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책을 읽는데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나니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도 생겼다.

나 자신으로서 내가 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겠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SF로 보여주는 탈현실의 아름다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그***윰 | 2018.12.2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인도 소설에 성공한 적이 없었던 지라 사실 이 책을 보고도 큰 관심을 갖진 않았다. 더구나 SF소설이지 않는가? 그런데 최근 나는 [스테이션 일레븐]이라는 종말 소설을 읽었던 참이라 하드한 SF가 아니라면 더구나 그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면 읽어도 좋겠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유명한 SF작가들의 이름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지라 이 책의 추천사에 실린 '어슐러 K. 르귄'이라는;
리뷰제목

인도 소설에 성공한 적이 없었던 지라 사실 이 책을 보고도 큰 관심을 갖진 않았다. 더구나 SF소설이지 않는가? 그런데 최근 나는 [스테이션 일레븐]이라는 종말 소설을 읽었던 참이라 하드한 SF가 아니라면 더구나 그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면 읽어도 좋겠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유명한 SF작가들의 이름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지라 이 책의 추천사에 실린 '어슐러 K. 르귄'이라는 이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인도의 여성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 하니 이는 어쩌면 현실을 비판한 페미니즘 소설일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하게 되었다.

 

첫 단편은 그런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줬다. 본격 SF소설은 아닌, 오히려 페미니즘 소설에 가까운, 어쩌면 작가 자신이 SF 소설을 쓰게 된 당위성을 보여준 이야기로 보였다. <허기>라는 제목도 그런 그녀의 갈망을 고스란히 느끼기에 좋았다. 다음의 구절은 그런 느낌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세상이 매우 기이하다는 그녀의 깨달음을 SF는 그 어느 때보다 잘 반영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SF 소설은 무척 난해한 방법으로 위대한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는 걸, 문학에 심취한 속물들을 속이고 무심한 독자들을 불러 세우기 위해 설계된 일종의 암호라는 걸, 그녀는 서서히 이해하게 되었다. (36쪽)

 

표제작인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에서도 그렇고, 인도를 대표하는 도시 델리의 삶을 냉소적으로 그려낸 <델리>에서도 그렇고 작가의 SF 소설은 무척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SF적인 상황들은 그러한 현실을 대체할 안식처로 제안되기도 한다. 인도의 여성이 어떤 삶을 사는지를 넘어 이 세상을 사는 모든 비합리적이고 불평등적인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하는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SF 소설은 낯선 장르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에 낯설다는 말이 지금의 상황에서 적합한 말은 아닐 것이다. 순수 문학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다. 반다나 싱의 소설에서 현실을 벗어난 많은 인물들을 보며 그 비현실이 과연 진짜 비현실인가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사면체>에서 마야가 오빠에게 쓴 편지에 '만약 사면체가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벗어난 거라면? 경험해 보지 않고서 어떻게 그걸 이해할 수 있지?'(285쪽)라는 말이 나오는데 비합리적이고 불평등한 현재의 삶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읽혀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를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이 소설이 SF소설이라고 하는데 과학적이기 보단 수학적인 지식이 더 인상에 남을 정도로 작가의 수학적 지식이 인상깊었다. 그 결정판이 <무한>일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단편들의 인물들이 가지는 특별함이 왠지 타당성이 있고,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만 아직은 내가 SF에 완전히 적응한 것이 아니라 어떤 작품들은 집중하기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 볼 때 이 소설집은 참 아름답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슬프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멈칫하기도 하는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0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여성, 인종, 계급의 교차 페미니즘과 우주적 공포를 그린 책. 이런 감동은 오랜만입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d**********l | 2019.02.23
구매 평점5점
인상 깊은 책이었어요 추천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꿈***자 | 2022.03.26
구매 평점4점
인도 작가의 SF라서 좀 특이한 경험이네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i******n | 2020.04.06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3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