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는 하루에 한 번씩은 티미가 숨어 있는 곳에 살금살금 다가가, 건강하게 잘 있는지 보려고 살며시 손을 뻗어 두 손으로 들어올렸다. 티미는 처음에는 움츠리더니 곧 마음을 놓고, 데니가 털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을 거는 동안 가만히 있었다. 데미는 티미가 어서 자기 손길에 익숙해져서 들어올릴 때마다 움츠러들지 않았으면 했다.
계획은 성공했다. 몇 주가 지나자, 티미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코를 씰룩이다가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냄새를 맡으며 풀을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 깡충깡충 뛰며 데니 곁을 지나가고 등 뒤에서 천천히 맴돌 정도로 대담해졌다. 하지만 데니가 다정하게 쓰다듬어 쉽사리 다가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산토끼는 생각보다 작지는 않았고, 몸통에 비해 귀와 뒷다리가 더 커 보였다. 그 새끼산토끼는 제법 산토끼답게 날쌨고, 잽싸게 피하거나 방향 바꾸기, 급정거 했다가 왔던 길로 되짚어가기, 방향을 살짝 틀어 달아다니 등 도망치는 오령을 터득하고 있었다. 그것은 태어나기 전부터 유전자 속에 새겨져 있는 생존 본능이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