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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키르케

[ 양장 ]
리뷰 총점9.7 리뷰 134건 | 판매지수 4,896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10주
정가
17,000
판매가
15,3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24쪽 | 758g | 150*218*30mm
ISBN13 9791190582308
ISBN10 119058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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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마녀 키르케, 새로운 여성 서사의 시작] 고전과 결합한 글쓰기로 매력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매들린 밀러의 새 책. 『오디세이아』에서 키르케는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능력을 갖춘 여성을 상징한다. 작가는 마녀로 소비되어온 키르케의 숨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며 익숙한 고전 읽기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소설MD 박형욱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고전학자 김헌, [씨네21]기자 이다혜 강력추천!
고전은 존경의 끄덕임으로 읽는 게 아니라, 새롭게 발굴하는 것이다!


고전과 글쓰기를 결합해 현재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설가 매들린 밀러의 최신작 『키르케』가 드디어 국내에 출간된다. 브라운 대학교에서 고전학을, 예일 연극영화대학원에서 고전각색을 공부한 매들린 밀러는 고등학교에서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어, 셰익스피어를 가르치며 10년 동안 틈틈이 집필해 완성한 첫 소설 『아킬레우스의 노래』로 전 세계에 신화소설 붐을 일으키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 소설로 2012년 영국 유수의 문학상인 ‘여성 문학상(Women’s prize for fiction)’을 수상했는데, 같이 후보에 오른 작품들 중 압도적으로 많이 팔린 소설이었다.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서양문학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걸작인 호메로스의 두 편의 서사시 중에서 『일리아스』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이었다면, 최신작 『키르케』는 호메로스의 또다른 걸작 『오디세이아』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키르케’일까. 매들린 밀러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들 중에서 ‘가장 현대적인 관점’을 가진 작가로 평가받는다. 서양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매들린 밀러가 주목하는 인물과 서사는 확실히 지금 독자들의 관심사에 맞닿아 있다. 신들조차 예언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인물인 아킬레우스의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화자로 삼는다거나, 3천 년 가까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서사시’라는 장르를 ‘여성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여성 서사시’로 재발굴함으로써 고전에 현대적인 숨결을 불어넣는다.

매들린 밀러는 위대한 고전을 앞에 두고 ‘그렇구나’가 아닌 ‘왜 그렇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는 작가이다. 작가가 답을 찾는 방식은 고전과 나란히 걷기이다. 유명한 인물의 이름과 성격, 사건만 취해 자기만의 세계 속에서 재구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호메로스가 설명하지 않았던, 행간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의 방식에 가깝다. 오늘의 우리는 고전에서 어떤 이야기를, 왜 발굴해야 할까.

마녀 키르케, 여성 서사를 시작하다

매들린 밀러는 서양 문학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마녀, 키르케에 주목한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마법에 능한 마녀의 대명사로 간주되어 왔다. 지중해 외딴 섬인 ‘아이아이에’에 살며 커다란 베틀로 천을 짜거나, 마법을 부려 사람들을 사자나 늑대로 변신시키는 존재. 영웅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고, 1년 동안 그의 발목을 붙잡는 존재, 키르케.

『오디세이아』에서 키르케는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능력을 갖춘 여성을 상징한다. 오늘날에도 ‘마녀’라는 단어는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 정도의 능력을 손에 쥔 여성에게 쓰인다. 그런 이유로 ‘최초의 마녀’ 키르케에 매료된 매들린 밀러는 처음부터 ‘여성 서사시’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소설 『키르케』 집필에 들어갔다고 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도 키르케는 이미 자신만의 서사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예지력과 마법을 가진 능력자이며, 그 능력으로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다. 조카딸 메데이아의 죄를 씻어주기도 하며, 나중에 메데이아가 이복동생을 잔인하게 죽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그녀를 자신의 섬에서 내쫒는 성정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키르케는 ‘자신을 설명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남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남자의 발목을 붙잡는 마녀로만 소비되어온 것일까.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서사이기 때문이다. 남자 영웅의 서사. 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치는 자리에서, 키르케나 세이렌의 이야기를 들려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서사시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여성 서사시가 없는 것은 여성에게 서사가 없기 때문이 아니다. 여성은 자신의 서사를 읊을 목소리가 없었다. 호메로스가 오디세우스에게 목소리를 부여했다면,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에게 목소리를 선사하기로 한다. 키르케가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의 모든 상징물에서도 서사를 발굴한다. 키르케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자와 늑대의 존재적 이유, 사람을 돼지로 변신시켜야 했던 필연적 근거, 키르케의 베틀이 갖고 있는 의미 등.

작가는 이런 작은 단서로 어떻게 기나긴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와 동기가 있기 마련이며, 그저 단편적으로 묘사된 키르케의 상징물에 ‘왜’라는 질문을, 그냥 마녀라서 포악했을 것이라는 추측말고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던 키르케의 행동에도 ‘왜’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키르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여성 서사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귀를 기울일 때 어디에서든 만들어질 수 있다.

여성 성장 소설 『키르케』
“맨 처음 태어났을 때 나에게는 걸맞은 이름이 없었다.”


님프 키르케
키르케는 매들린 밀러에게서 목소리를 부여받았지만, 시작부터 이름조차 없다. 티탄 족 최고의 신인 태양신 헬리오스를 아버지로 두었고, 영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 바다를 뜻하는 단어의 어원이 된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를 외할아버지로 두었지만 그녀는 하급 여신 중에서도 가장 말단을 차지하는 님프일 뿐이다. 아버지들의 계보에 키르케는 없다. 님프가 가진 유일한 힘은 타고난 미모이다. 미모로 남신과의 결혼을 도모하고, 그를 통해 신들의 모임에서 한 자리 꿰차는 것이 님프의 유일한 생존법이다. 이들은 남신들의 무력에 수시로 노출되기도 하며,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님프 키르케는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머니로부터 외면 받고, 눈이 노랗고 목소리가 특이하고 가늘다는 이유로 형제들로부터 조롱당한다. 키르케는 이들을 피해 아버지 헬리오스의 신전에서 그의 숨결을 느끼는 걸 좋아한다. 아버지 옆에 앉아 그의 능력에 감탄하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봐야 바라보기만 해도 장작을 재로 만드는 아버지 헬리오스의 기본적인 능력조차도 키르케에게는 없다. 아니, 자신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여긴다.

마녀 키르케
그러다 인간 남자 글라우코스를 만나 자신에게 어떤 ‘능력’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키르케의 능력은 남신들 입장에서 ‘재앙’이며, 이런 능력을 가진 하급 여신은 신으로 격상되는 게 아니라 ‘마녀’로 불릴 뿐이다. 신들은 키르케를 무인도인 아이아이에 섬으로 유배하기로 결정한다. 이 섬에서 철저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키르케는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는 기회로 활용한다. 이 섬에 신과 인간들이 찾아든다. 그리고 마녀 키르케의 서사가 시작된다.

『키르케』는 여성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키르케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서서히 성장한다. 인간에게 불을 선사한 프로메테우스는 키르케가 가장 처음 만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눈 상대로 등장한다. 그는 키르케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아주 살짝 공개한다.
“모든 신이 똑같을 필요는 없어.”

기존 질서를 뒤집는 것만으로 우리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키르케는 “어떻게 뒤집는가”를 이야기한다


소설 『키르케』에는 그리스 신화 속 유명인사들이 등장한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 전령의 신 헤르메스, 미로를 만든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 테세우스를 도와 미노타우로스를 제거하는 아리아드네, 이아손을 향한 복수로 이글거리는 메데이아, 그리고 교활한 오디세우스까지. 신화 속 주요인물들은 키르케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키르케의 계보만 따라가도 그리스 신화의 대부분을 알게 되는 셈이라, 그동안 키르케를 주변부에 둔 것이 의아할 정도이다.

키르케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딸이자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의 외손녀이다. 다이달로스를 잡아둔 크레타 왕 미노스의 부인 파시파에가 키르케의 여동생이다. 파시파에의 딸이자 테세우스에게 배신당하고 디오니소스의 신부가 되는 아리아드네는 조카딸이다. 황금양털을 갖고 있는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가 남동생이다. 아이에테스의 딸로 이아손이 황금양털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돕는 메데이아 역시 조카딸이다. 누구를 중심으로 계보를 그리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이는 ‘여성서사’에서 종종 보이는 관점이다. 기존의 관점을 뒤집는 것이다. 매들린 밀러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어떻게 뒤집을 것인가.

『오디세이아』에서 키르케는 마법을 써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마녀이며 극복해야 할 존재이지만, 소설 『키르케』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 헤르메스, 다이달로스,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와 동반자적 관계를 맺는다. 이는 키르케이기에 가능한 뒤집기이다. 매들린 밀러는 ‘내’가 세상과 관계맺는 방식을 남성세계의 방식과 달리함으로써 소설 『키르케』를 명작으로 만들었다. 신은 인간에게 은총을 내리며, 그 댓가로 미션수행을 요구하는 존재다. 인간 역시 신에게 선택받기 위해 기꺼이 고난의 행군에 합류하며 타인의 피와 자신의 땀을 제물로 바치는 존재다. 고결한 미션수행,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필연적 고난, 피와 땀으로 이뤄낸 성공, 그렇게 얻어지는 명예와 불멸의 생, 이것이 기존 신들의 질서에서 말하는 진정한 삶이다.

여신이자 마녀인 키르케는 댓가 없이 상대방을 돕는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할 필요가 없는 다른 신들과 달리 조금씩 성장한다. 키르케의 성장은 대단히 극적이지 않지만, 대단히 아름답다. 성장할 필요가 없는 존재인 신의 성장이기에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의 삶도 이토록 아름답고 감동적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마저 품게 한다. 이렇듯 소설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가 우리에게 말해왔던 ‘진정한 삶에 대한 정의’를 뒤집는다.

우리는 다시 쓰인 고전을 읽음으로써 우리 삶 자체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누구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가,는 선택해야 한다. 키르케는 마법은 어떻게 하면 생기는지 묻는 남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마법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야. 자기 스스로 찾지 않으면 못하는 거야.”
여성독자라면, 아니 그동안 키르케처럼 숨죽이며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왔던 당신이라면 이제 자신만의 마법이 되어줄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걸 어떨까. 소설 『키르케』는 그런 이들에게 마법 같은 이야기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버지 생각이 틀렸어요.” 마녀가 되는 첫번째 주문이라면 『키르케』 속 이 한마디가 아닐까. 매들린 밀러는 신화를 ‘새로’ 쓴다.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는 존재로서의 마녀. 해방은 거저 이루어지지 않는다.
- 이다혜 (작가, [씨네21] 기자)
그리스 신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웅 오디세우스, 키르케는 그를 유혹하는 마녀로 스쳐가듯 등장한다. 그러나 매들린 밀러는 키르케를 무대 전면에 내세워 그녀의 비밀, 매력, 불안, 고뇌, 사랑, 과감한 행동을 섬세하게 살려내, 전체 플롯을 매혹적으로 채워나간다. 전통 신화를 넘어 신화의 가능성을 새롭게 맛보고 싶다면, 소설 『키르케』는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준다.
- 김헌 (고전학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부교수)

회원리뷰 (134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키르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삶**소 | 2021.08.17 | 추천13 | 댓글6 리뷰제목
신이자 마녀였지만 누구보다 인간다웠던 키르케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인 바다의 님프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마법에 능한 님프 키르케. 그리스 신화에서 메데이아와 함께 마녀의 대명사인 키르케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따스함을 품은 고결한 마음을 지닌 인물로 그려낸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났다. 작가 매를린 밀러가 10년간 집필한 <아킬레우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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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자 마녀였지만 누구보다 인간다웠던 키르케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인 바다의 님프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마법에 능한 님프 키르케. 그리스 신화에서 메데이아와 함께 마녀의 대명사인 키르케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따스함을 품은 고결한 마음을 지닌 인물로 그려낸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났다. 작가 매를린 밀러가 10년간 집필한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12년 영국 유수의 문학상인 여성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 키르케가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현재 HBO MAX에서 8부작 드라마로 제작중이다.

 

 


 

눈이 노랗고 우는 소리가 특이하고 가늘다며 매(hawk)라는 뜻의 키르케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부모와 형제들 그리고 다른 님프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그녀. 막내동생 아이에테스를 어머니를 대신해 돌보지만 다 자란 그는 그녀를 남겨두고 자신의 왕국으로 가버린다. 어부인 글라우코스를 바닷가에서 만나 사랑하게 되고 파르마콘이라는 꽃으로 그를 죽지 않는 신으로 만들었으나 그는 아름다운 님프 스킬라와 결혼하길 원하자 그녀의 외모 속에 감춰진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 키르케는 다시 그 꽃을 사용해 그녀를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방법에도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녀와 남매들은 파르마키스 즉, 마녀라는 것이 드러나며 그녀는 무인도 아이아이에 섬에 홀로 사는 벌을 받게 된다. 키르케는 그곳에서 약초들을 사용하여 마법의 약물들을 만들어내며 마법을 갈고 닦는다. 동생 파시파에를 도와주기 위해 크레타에 잠시 머물며 다이달로스와 깊은 관계가 되지만 그녀는 인간과 나눌 수 있는 사랑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글라우코스 때처럼 더 욕심을 내지 않는다. 자신들의 섬에 찾아오는 인간들에게 온정을 베풀지만 그들은 진정한 감사를 모르고 하나같이 재물과 육체에만 탐을 내는 모습에 실망한 그녀는 그들을 죽이거나 돼지로 변신시킨다. 긴 시간을 그런 일상들이 반복되다 트로이에서 이타케로 돌아가던 오디세우스 일행이 이 섬에 오게 되어 그들과 1년을 함께 지낸다. 오디세우스가 떠난 뒤 임신을 알게 되고 텔레고노스를 낳고 호시탐탐 아이의 목숨을 노리는 아테나에게서 마법으로 그를 지켜낸다. 10대가 된 텔레고노스 아버지인 오디세우스를 만나고 오겠다는 고집을 부리고 그를 아테나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강한 독을 지닌 크라곤의 꼬리를 가져가게 한다. 하지만 자기 아들인 줄 모르고 공격을 해오던 오디세우스의 뺨에 독이 묻어 그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아들은 큰 충격을 받고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와 함께 섬으로 돌아오며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아테나의 선택을 받아 아버지의 뒤를 잇기를 거부한 텔레마코스 대신 텔레고노스가 아테나를 따른다. 아버지의 영광이나 왕의 권력을 갖는 것은 자신이 길이 아니며 키르케의 옆에 남은 그와의 진정한 사랑을 꿈꾼 키르케는 정말 그녀다운 마지막 선택을 한다.

 

책 속의 키르케

용서해달라고 빌라는 걸 거부하셨다던데 진짜예요? 붙잡힌 게 아니라 제우스한테 가서 솔직하게 얘기하셨다는 것도요?”

그렇다.”

왜요?”

(중략)

신의 처벌을 자청하다니 내가 보기에는 미친 짓 같았지만, 그가 흘린 피를 밟으며 서 있는 마당에 내 생각을 얘기할 수는 없었다.

모든 신이 똑같을 필요는 없어.” 그가 말했다. (p.33~34)

인간에게 불을 전한 프로메테우스가 벌을 받고 고통을 당하는 순간 다른 신들은 연회를 즐길 때 다른 이들 몰래 키르케는 그에게 넥타르를 가져다주며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인간 위에 군림하는 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한낱 인간을 위해서도 기꺼이 고통받는 신도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프로메테우스와의 이 짧은 만남은 키르케의 마음속에 머물며 인간에게 관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키르케는 홀로 외로웠으나 다른 신들처럼 전지전능하거나 교만 혹은 오만하지 않고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 그 고통을 기꺼이 감내하는 신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주름만큼이나 힘이 없어 보였다. 온갖 신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신과 엮이면 어떻게 되는지, 인간들에게도 전해 내려오는 나름의 이야기가 있었다. 부적절한 순간에 흘끗 쳐다보거나 엉뚱한 곳에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목숨을 잃고 이후로 십여 세대 동안 가문에 저주가 내릴 수 있었다.

공포의 연쇄 관계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점이 제우스였고 나의 아버지가 바로 아래였다. 그다음이 제우스의 형제와 자식들, 그다음이 나의 삼촌들, 이런 식으로 강의 신과 바다의 왕과 에리니스와 아네모이와 카리테스를 거쳐 맨 밑바닥에 이르면 서로를 탐색하는 우리 님프와 인간들이 있었다. (p.44~45)

 

 

바위를 서성였다. 백 세대가 지나도록 이 땅을 걸었음에도 내가 느끼는 나 자신은 어린애였다. 분노와 상심, 좌절된 바람, 욕망, 자기연민, 이건 신들도 익히 아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죄책감과 수치심, 회한, 양가감정은 우리 같은 신족에게는 미지의 나라와 같아서 돌멩이를 하나씩 세듯 배워야 했다. 나는 절대 그녀처럼 되지 않을 거라고 했을 때 얼빠진 듯 충격을 받았던 파시파에의 표정이 자꾸만 떠올랐다. (p.203)

 

 

꽃밭으로 나와보니 초록색 이파리들이 칼날처럼 반짝일 정도로 파릇파릇했다. 손가락으로 흙을 훑었다. 습한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고 조만간 덩굴에 버팀목을 대어야 했다. 작년에는 오디세우스가 도와주었다. 나는 그 생각을, 마치 몸에 생긴 멍처럼 만져보며 아픈지 살폈다. 그가 떠나면 나도 연인 파트로클로스를 잃은 아킬레우스처럼 울부짖을까? 그가 두고 간 튜닉 조각을 끌어안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잃어버린 내 영혼의 반쪽을 향해 부르짖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잘 되지 않았다.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이럴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이야기에서도 신과 인간은 절대 오랫동안 함께하는 법이 없었다. (p.301)

 

 

내 손에 쥐어진 칼 손잡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들이 하늘처럼 멀게 느껴졌다. 칼을 들어 끝을 그의 살에 갖다댔다. 꽃처럼 너덜너덜하게, 쉽게 뜯겼다. 흘러나온 금색 이코르가 내 손을 타고 흩어졌다.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난다. 분명 나는 벌을 받을 거야. 온갖 주문과 온갖 마법의 창을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겠지만 앞으로 남은 날 동안 이 생명체의 피 흘리는 모습이 눈앞에 떠나지 않겠지. (p.365)

키르케는 아버지를 찾아 나서겠다는 아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크라곤의 꼬리를 얻으러 간다. 아들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그녀의 의지에 크라곤은 기꺼이 꼬리를 내주고 오로지 자식을 위해 대가 없이 크라곤의 몸에 손을 대면 키르케는 몹시 괴로워한다. 자식을 위해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안다. 그로 인해 바보가 되었고 넘쳐나는 행운에 취해서 비틀거릴 정도라는 걸 안다. 가끔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 아슬아슬한 내 삶을 떠올리며, 그 가느다란 숨결을 떠올리며 겁에 질릴 때도 있다. 옆에서는 남편의 맥박이 목을 두드린다. 침대에 누운 아이들의 피부에서는 아주 희미한 생채기마저 고스란히 드러난다. 산들바람이 아이들 위로 불지만 세상은 산들바람보다 더한 것으로 가득하다. 질병과 재앙, 괴물과 천 가지 다양한 고통. 나는 하늘에서 칼처럼 눈부시고 날카롭게 우리의 괴로운 육신을 겨누고 있는 아버지와 거의 일족을 잊지 않는다. 그들은 앙심과 악의에 겨워서, 또는 실수로 아니면 충동으로 우리를 덮칠 것이다. 숨이 목구멍에서 걸린다. 그렇게 불행한 운명을 짊어진 채 무슨 수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p.499)

그녀는 자신이 인간이 되어 인간과의 사랑으로 가족을 이뤄가는 삶을 꿈꿔 본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은 항상 무슨 불행이 덮칠지 모르고 언젠가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끝이 보이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게 가능할지 그것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자신에게 질문을 한다.

 


 

고결한 마음을 지닌 키르케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 작가의 상상력과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빨려들 수밖에 없었다. 마녀라는 부정적인 틀을 깨고 님프들이 노래하는 한 편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 듯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신이지만 같은 신들에게 그저 하층의 못생긴 마녀로만 여겨졌고 그녀가 애정을 준 신이나 인간도 결국은 그녀를 이용하기만 할 뿐이다. 동생 파시파에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무소불위의 힘을 맘대로 휘두르지 않고 모든 것에 주저하는 키르케를 비난하지만 키르케는 그런 추악한 마녀가 되기를 거부한다. 그녀의 마법은 오로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된다. 넓은 바다 같은 마음으로 한낱 인간에게조차 신으로 다가서기보다는 인내하며 선함을 베풀지만 인간들은 그녀를 힘없는 여인으로 간주하며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다. 그래도 끊임없이 인간들에게 믿음 가지는 그녀에게 감히 마녀라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 죽음을 모르는 신들의 오만함에 환멸을 느끼며 자신은 결코 그들과 같은 신이 될 수 없음을 예감한 키르케에게서 더없이 인간다운 모습을 보았고 그녀를 위한 신전이 없음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이 여름에 만난 마녀 키르케가 내 마음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길 것 같다.

이 책은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고 신화를 접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신화에 관심을 가지게 될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하늘에서 별자리가 어둑어둑해지고 자리를 바꾼다.

바닷속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마지막 햇살처럼 신의 광휘가 내 안에서 빛을 발한다.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P.500)

 

 

*출판사에서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들린밀러 #매들린밀러유니버스 #키르케 #아킬레우스의노래 #이봄출판사 #책추천 #휴가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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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키르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오**록 | 2023.09.08 | 추천11 | 댓글4 리뷰제목
  열 살 무렵 처음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었다.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는 완벽한 신. 일할 필요도 없고, 학교도 안가고, 올림푸스 신전에서 여유롭게 넥타를 마시다가 무료해지면 인간 세상에 한 번씩 참견하는 그들. 부러웠다. 고등학생 때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읽었다. 삼중당 문고판으로 다시 만난 올림푸스의 신들은, 불로영생한다는 점을 빼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결함;
리뷰제목


 

열 살 무렵 처음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었다.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는 완벽한 신. 일할 필요도 없고, 학교도 안가고, 올림푸스 신전에서 여유롭게 넥타를 마시다가 무료해지면 인간 세상에 한 번씩 참견하는 그들. 부러웠다.

고등학생 때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읽었다. 삼중당 문고판으로 다시 만난 올림푸스의 신들은, 불로영생한다는 점을 빼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결함이 많았지만, 그렇게 살아도 되는 그들의 세상은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후로도 여러 장르로 그리스로마신화를 접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뮤지컬로. 워낙 에피소드가 많고 작품마다 해석이 다르니 느낌도 다르지만, 인간 세상의 원형을 담고 있는 고전인지라 어떻게 해석하든 공감할만한 부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독서모임을 계기로 다시 읽은, 매들린 밀러의 장편소설 키르케는 빼어난 아이디어와 고전에 대한 탄탄한 지식으로 신화를 재해석한, 돋보이는 작품이다.

키르케는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의 부하를 돼지로 변신시킨 마녀로, 영웅신화의 배경처럼 지나가는 하급 여신이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페르세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예쁘지도 않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아버지 신전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다. 남동생들이 왕국을 받고, 여동생이 시집가 왕비가 되고. 동생들에겐 역할이 생겼지만 청혼자 하나 없는 그녀는 그저 하릴없이 시간만 축내는 무력한 님프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좋아하는 인간 남자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변신시키며 영원한 행복을 꿈꾸지만, 그는 키르케를 배신하고 스킬라에게 청혼한다. 키르케는 질투심으로 스킬라를 괴물로 만들고 이 사건으로 마녀임이 밝혀져 아이아이에섬에 유배된다.

 

공포로 얼룩진 긴 밤을 보내고 났더니 모든 게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가장 못난 겁쟁이의 면모가 진땀과 함께 날아갔다. 아찔한 번뜩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새장에서 사육당하는 새는 되지 않을 거야, 흐리멍덩해서 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처럼은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108)

 

무력한 님프일 때는 신전에서 살 수 있었지만 허락된 능력 이상의 재능이 있다는 게 밝혀지자 제우스와 헬리오스는 그녀를 용납하지 않는다. 안락한 아버지의 집에서 추방된 키르케. 처음엔 두려워 어쩔 줄 모르다가 차츰 마음을 다잡으며 새 삶을 시작한다.

 

거기 그렇게 돌처럼 가만히 서 있지 말고. 뭐라도 해봐. 끓여보자. 안 될 것 없잖아 

(p.110)

그러다 활을 구부려 화살을 끼우듯 세상을 내 뜻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11)

 

신과 마녀와의 차이가 무엇일까?

소설은, 신은 무엇이든 저절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마녀는 재능만으로는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약간의 소질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끝없이 노력해야 마법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키르케는 그런 고역을 마다하지 않고 정진해서 능력 있는 마녀가 된다.

주변의 시선도 달라졌을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섬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조건 없는 친절을 베풀지만 그들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고 존중하기는커녕 성폭행하고 재물을 탐낸다. 분노한 키르케가 무도한 여행객들을 돼지로 만들고, 그렇게 그녀는 무서운 마녀로 기억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디세우스가 찾아오고, 키르케는 영웅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함께 하고 싶어 하지만 그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후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고, 그가 자라 아버지를 찾는 등, 소설 속에는 오디세이아의 후속편 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차이가 있다면 전편이 오디세우스의 길고 긴 여행 이야기라면, 키르케는 키르케가 있는 섬으로 낯선 이들이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다룬다는 점이다.

버림받은 님프를 보호해주고, 이타케를 탈출한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도 받아주고, 지치고 굶주린 여행객들의 쉼터도 되고. 키르케가 만든 모든 이의 고향, 아이아이에 섬은 갈 곳 없는 이들을 보듬어준다.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p.500)

 

신의 권리를 거부한 키르케는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땐 그리스로마신화판 알파 걸의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다시 보니 키르케는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를 구현하는 존재다.

 

신화 속에서 남성 영웅의 조력자나 방해꾼으로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아쉬웠기에, 그녀들을 조망하는 작품은 언제나 반갑다. 그 중에서도 키르케는 남성 중심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 대안까지 제시하는 작품이다. 게다가 프로메테우스, 다이달로스, 이카루스, 파시파에, 메데이아 등 신화 속 낯익은 인물들이 카메오처럼 등장해서 키르케와 개연성 있게 엮이는 장면도 흥미롭고, 고향으로 돌아간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의 뒷이야기도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500페이지의 장편소설이지만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 키르케.

신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이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4
키르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r****p | 2021.01.21 | 추천7 | 댓글6 리뷰제목
키르케 매들린 밀러 장편소설 이은선 옮김 이봄 전체 500페이지 훌쩍 넘는 장편소설 지루할 틈 없이 다음장에 대한 기대로 거침없이 읽혀진다. 이틀동안 책의 두께를 놓고 고민했는데 쓸데없는 시간낭비였다..   하드커버가 이해 되는 책 볼륨감 표지 커버 디자인 마음에 들었던.. - 도서관에서 빌린거라 표지커버가 없음   그리;
리뷰제목

키르케

매들린 밀러

장편소설

이은선 옮김

이봄

전체 500페이지 훌쩍 넘는 장편소설

지루할 틈 없이 다음장에 대한 기대로 거침없이 읽혀진다.

이틀동안 책의 두께를 놓고 고민했는데 쓸데없는 시간낭비였다..

 

하드커버가 이해 되는 책 볼륨감

표지 커버 디자인 마음에 들었던..

- 도서관에서 빌린거라 표지커버가 없음

 

그리스로마신화를 누구나 좋아하고 한 번 이상은 읽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를 훑지 않았더라도 부분부분 각각의 좋아하는 매력있는 ‘신’에 대한 관심이

애틋함, 따사로움, 부러움 등등의 기분과 감정을 떨구어 본 적 있다면 키르케 책에 집중할 수 있을것같다.

몇년전 신화 수업 들었던 계보를 기억 저편에서 끄집어 낸다.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신 들 의 이름과 그들의 가족 및 계보가 정리 되기는커녕 다시 뒤엉킨다.

이름과 사건, 서로 얽히고 엮인 신들에 대해 아들에게 물어보니 쉽고 간단하게 답을 해주네..

옳다구나!

가을군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삼고 키르케 책을 읽는다.

처음 시작은 쉽지 않았는데, 역시나 메모를 하면서 얽힌 신 들 의 이름과 특징을 정리 해가면서

읽으니 자리가 잡힌다.

번역본이지만 불편함 거의 없이 술술 읽히며 집중되는것도 매력이라.

인간은 어떻게 생겼는지 얘기 해주실 수 있어요?

한마디로 대답할 순 없어. 저마다 다르게 생겼거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불사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뿐. 그게 무슨 뜻인지 아니?

핼리오스 와 페르세의 결혼으로 태어난 첫째딸 키르케.

2남2녀 중 장녀.

키르케의 동생은 셋 !

여동생 파시파에. 남동생 페르세스. 남동생 아이에테스

키르케는 요즘말로 금수저로 태어났으나 집안에서 대접, 인정 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

반복되는 학대, 뒤에서 되풀이 되는 비웃음, 어머니의 화풀이 대상, 돌머리라고 머릿칼 흠집잡고

갈라진 목소리, 즉 인간의 목소리를 가졌다하여 천대 받으며 자존감 낮은 아이로 성장했던 것.

모진 핍박을 받는 이유가 ...

부모라는 ‘신’ 들이 형제자매라는 피붙이들이 대게는 자기보다 월등하여 질투나서 시기하는게

보통의 패턴이건만!

그래도 아버지 헬리오스 발밑에 얌전히 있으면서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는 모습이

안되었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

결국은 아이아이에 섬(무인도)에 유배되어 홀로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삶의 방식 적용과 주변 자연의 산물로 능력을 키우며 마녀로 성장한다.

마녀의 능력은 신적인 능력과 달리 무수한 실패를 거듭한 노력으로 얻어지는것이었으니

분명히 다른것이라 하겠다.

키르케가 유배당한 그곳의 숲속으로 들어가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

여러가지 삶의 방법 생활의 지혜를 터득하는것이 곧 인간이 세상에 적응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진다.

스스로를 지키는 능력을 키우고 이방인들에게 공격을 당했을때 자기 방어를 하는 모습

문제가 생겼을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려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자주독립적이고 인상적이다.

유배생활동안 온갖 잡님프들과

외부로부터 많은 다양한 객 들이 찾아오고 침입한다.

왜 가만 두질 못하는건지...

우리네 삶과 흡사한다 .

삶이 그리 온순하고 평탄하지 않은것과 같은 이치일까...

 


#키르케

#매들린밀러

#이은선옮김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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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8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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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키르케와 아킬레우스노래는 다 읽고 며칠 지나면 그 글이 막 그리워지는 요상한 매력이 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z******2 | 2021.05.24
구매 평점5점
이야기 비틀기. 키르케가 선택하는 모든 과정들과, 그가 완성하는 삶이 아름답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아**드 | 2020.11.06
구매 평점5점
전작을 아주 좋게 봤는데 키르케로 재미납니다. 마침내 부디 평안하길 여신키르케여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골드 n*****g |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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