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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수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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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품집+수필집)

문학의숲-1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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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02g | 130*210*30mm
ISBN13 9791190156141
ISBN10 119015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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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면의 왼쪽 두 번째 골목으로 접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다음 2정 정도 똑바로 걸어간 듯 여겨졌다. 거기서부터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어둠 속에 홀로 서서 머리를 갸웃거렸다. 오른쪽에서 구두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는가 싶더니 그것이 4, 5간 앞까지 와서 멈췄다. 그러더니 점점 멀어져갔다. 결국에는 전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후에는 정적에 잠겼다. 나는 다시 어둠 속에 홀로 서서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하숙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 「영일소품」 중에서

면모가 뚜렷한 오늘날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과학의 법칙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옛날로까지 펼치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보편의 이치에 따라 산은 산이 되고 물은 물이 된 것임에는 틀림이 없을 테지만, 이 산과 이 물과 이 공기와 태양 덕분에 생식하는 우리 인간의 운명은 우리가 살아갈 만한 조건이 갖추어진 동안의 일순간-영겁으로 전개하는 우주 역사의 장구함에서 본 일순간-을 탐하는 데 지나지 않는 것이니, 덧없다고 하기보다 그저 우연한 목숨이라고 평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평소의 우리는 단지 사람을 상대로만 살아간다. 그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기에 대해서는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지금까지 신경을 써본 적조차 없다. 그 속내를 파헤쳐보면, 우리가 태어나는 이상 공기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법이라는 정도로만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공기가 있기에 인간이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니 사실을 말하자면 인간을 위해서 생겨난 공기가 아니라 공기 덕분에 생겨난 인간인 셈이다.
--- 「생각나는 것들」 중에서

피를 토한 나는 씨름판 위에서 쓰러진 씨름선수와 마찬가지였다. 자활을 위해서 싸울 용기는 물론, 싸우지 않으면 죽는다는 의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저 천장을 향해 누워 가느다란 숨을 간신히 쉬며 무서운 세상을 멀리로 바라보았다. 병이 침상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쳐 차가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 「생각나는 것들」 중에서

지금의 나는 바보 같아서 타인에게 속거나, 혹은 의심이 많아서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이 두 가지밖에 없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불안과 불투명함과 불유쾌함으로 가득하다. 만약 그것이 평생 계속된다면 인간이란 얼마나 불행한 것일까.
--- 「유리문 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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