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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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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몰랐던 서울 이야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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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16g | 125*205*20mm
ISBN13 9788993208368
ISBN10 899320836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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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권진
「아르코 미술관」 큐레이터. 아프리카 미술사를 공부했고, 현재는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들의 눈으로 서울을 보았고, 이젠 가장 낯설던 서울이 어느 정도 가깝게 느껴진다. 여전히 몰두할 무언가를 찾는 여행 중에 있다.
저자 : 이화정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고층빌딩보다 밭과 하천, 유원지가 주류를 이루었던 옛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도쿄나 뉴욕, 파리가 부럽지 않은 메트로폴리탄 서울의 지금을 흡수하고 있다. 현재 「씨네21」 기자로 일하고 있다.
인터뷰이 소개
로버트 프리먼, 뉴욕, 작가
에밀 고, 말레이시아, 아티스트
젠 아이비, 미국, 작가 겸 아티스트
곤도 유카코, 일본, 아티스트
얼 잭슨 주니어, 미국, 학자
바또 브레이즈, 코트디부아르, 댄서
마크 시그문드, 독일, 영화인
디자인, 사진 : 조지은, 김유인
아티스트, 현재 「믹스 라이스」 라는 팀으로 ‘이주’에 관한 미술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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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영어 선생을 구한다는 정보들을 봤어요. 그때가 금요일 밤이었고, 주말 내내 떠날 생각을 해봤죠. 당시 제가 굉장히 우울할 때였거든요. 그리고 이틀 후에 바로 결정했어요. “그래 가야겠다”. 지원하기로 결심한 월요일 아침, 내가 일하던 은행 매니저한테 관둔다고 이야기했어요. 매니저가 “깊이 생각해보고 이러는 거야?” 그러기에 난 그랬죠. “생각해보면 절대 못 갈 걸요. 그냥 가는 거예요.”
하하! 난 그게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2주 후 비행기에 올랐어요. 비행기 좌석에 앉자 정말 웃음이 나왔어요. 난생 처음 백인도 아니고 흑인도 아닌 동양인들에게만 둘러싸여 있던 거예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전에는 하루에 우울증 약을 11개나 먹을 정도였죠. 근데 여기 와서 그 약들을 모두 버렸어요. 필요가 없어진 거죠. 모든 게 너무 새롭고 빠르게 변하니 가만히 앉아서 내 우울함에 관해 생각할 시간이 없어진 거예요. 살아남아야 하니까. --- p.11

전 서울에 백오십 개가 넘는 스타벅스가 있다고 해서 마음 놓고 왔어요. 지금도 스타벅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요. 비 오는 날 스타벅스에 앉아 루이 암스트롱을 듣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있으면 그냥 맨해튼에 있는 거 같아요. 뉴욕에서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곤 하니까요. 그런 친밀함을 여전히 찾고 있어요. 여기서도. 그런데 아주 단순하게 아침에 사람들이 출근하는 모습들, 다들 똑같이 반짝이는 옷을 입고 바쁘게 걷고, 시장에서 우산을 펴고 그 아래에 쭈그리고 앉아 야채를 파는 아줌마를 매일 보고, 그런 낯선 모습들을 마주하면 난 당장에 이방인이 되죠. --- p.25

여기 사람들은 평화로워 보여요. 환경과 더 친해 보이고. 봄이 되면 벚꽃을 기다리고. 그런데 뉴욕에선 그냥 나무는 나무죠. 단풍나무도 그냥 나무예요. 캐나다 국기에 그려진 게 단풍인 건 한국 와서 알았을 정도니까요. 봄이 오면 나무를 심고 화분을 가꾸고 그런 모습들이 여기서는 보인다는 거죠.
뉴저지에도 산이 있지만, 이런 모습은 아니예요. 여긴 산이 아주 가깝게 있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간이 나면 등산을 가고, 그런 모습들을 일상으로 많이 보니까요. 여기 와서 자연에 과한 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 p.27

떡볶이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아주 한국적인 특이한 음식이예요. 생각해보면 이렇게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한국의 스타일이 있어요. 젓가락을 예를 들어보죠. 다들 개성에 따라 이 막대기를 활용해요. 젓가락 사용의 정석이 있지만 때로는 이걸 포크처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죠. 젓가락과 포크가 합쳐진 이른바 퓨전 스타일이 되는 거예요. 한국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이런 데서 나와요. 디자인은 표면적으로 그저 예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아이디어가 번득여야 하죠. 나무 위에 빨래를 걸어 말리면 옷에 빨래 자국도 안 남고 식물은 수분을 공급 받아요. 문화 상품권도 한국에만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상품이예요. 또 음......저기, 인터넷 쇼핑몰 때문에 요즘은 홍대 거리에서 사진 많이 찍죠. 한마디로 공짜 오픈 스튜디오예요. 세심하게 살펴보면 굉장히 이곳이 독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p.53

“한국은 색을, 일본과 비교해서 대담하게 사용해요. 그 색을 사용한 예가 무엇이든 건물이든, 패션이든 대담함을 느껴요. 특히 절에 가면요. 일본에서는 색을 사용한 절을 찾아보기가 힘들죠. 그냥 나무를 사용하죠. 그런데 한국은 주황색, 녹색, 노랑, 파랑 등 색이 많지요. 절에 있는 그림들만 봐도, 중국이랑 비교해 봐도 한국 색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걸 느껴요. 대담하죠. 이 부분을 난 항상 좋아했어요. --- p.87

무리에서 떨어져 사는 건, 이방인이 되어 사는 건 철저하게 자신을 지키기에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여기서의 예를 들면, 한국인들은 내게 한국인이 될 것을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아요. 그런 부분에서 난 자유롭죠. 어떤 사회적인 부담이 없어요. 미국에서 살았다면 그런 부담이 있었겠죠. 하지만 미국 밖에선 난 그냥 나 자신으로만 있을 수 있죠. 그리고 또 다른 부분은 이렇게 자신의 문화 밖을 경험하며 살면 원래 자신의 문화를 더 상세히 인식하게 되요. 내 속에 있는 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 문화가 자신을 프로그래밍한 것에 대해 자각하게 되지요. 그런 면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교육시키는 거죠. --- p.101

동경보다는 서울이 ‘현대미술’ 하기에 훨씬 좋은 장소지요. 일본 사회는 개인의 내며의 세계에 더 몰입해가는 것 같아요. 한국은 길에서 술 취해 싸우는 사람들, 거친 아줌마, 아저씨들.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더 사회적인 이야기를 할 만한 소재가 되지요. 하지만, 사회, 정치적인 면이 미술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미술이 할 것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 p.117

한국 영화는 철저하게 지역 영화입니다. 서울에 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정서와 감흥이 배어 있지요. 젊은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살해하는 「4인용 식탁」 같은 영화를 보면 서울에 살지 않으면 모르는 미세한 감정이 묻어 있어요.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은 춘천을 캐치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한국의 정서, 한국의 정수. 한국 영화는 절대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습니다. 중국의 경우, 5세대 감독들 이후엔 어디서 왔는지 어디서 일어나는지 모를 영화들을 생산해내고 있다면 한국은 그런 것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죠.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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