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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051이동
리뷰 총점9.6 리뷰 36건 | 판매지수 3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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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14g | 140*205*12mm
ISBN13 9788954675314
ISBN10 895467531X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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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톡톡톡, 행운이 도착했습니다] 참견을 좋아하는 '행운'이 상처받은 아이들을 주시하지만, 그들은 인생의 어떤 운도 쉽게 바라지 못한다. 대신 용기 내어 조심스럽게 서로를 살피고 손을 내민다. 책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말한다. 아직 못 만났을 뿐, 행운은 지금도 부지런히 다가오고 있다고. 우리가 서로의 행운이 될 수 있다고. -청소년MD 박형욱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대로 세상이 끝나 버렸으면 좋겠어.
은재가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세상은 끝나 버리는 대신 작은 노크를 보낸다.
톡톡톡. 창문을 두드리는 누군가의 익숙한 목소리.
“야, 김은재. 너 데리러 왔어.”


은재로 말할 것 같으면 절대 웃지 않고, 친구도 없으며, 누가 말 거는 것조차 싫어하는 아이. 일명 ‘다크나이트’. 사실 은재의 집에는 괴물이 있다. ‘아빠’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술을 마시면 괴물로 변해 딸을 때린다. 은재는 잠든 괴물을 깨우지 않으려 창문을 통해 집을 드나들고, 여름에도 카디건을 입어 괴물이 남긴 상처를 가려 왔다. 요란한 소리에 서둘러 창문을 닫아 버리는 이웃집 사람, 자식이 잘못해서 혼 좀 냈다는 말에 쉽게 돌아서 버리는 경찰들, 짐작하면서도 모른 척해 온 해마다의 담임 선생님들. 고작 카디건 한 겹, 그 아래 감춰진 상처들은 오랫동안 외면되어 왔다.

하지만 우연인 듯 행운은 은재의 발 앞으로 축구공 하나를 굴려 보내고, 늘 혼자라고 여겼던 은재에게도 공을 패스해 주고 싶은 친구들이 생겨난다. 누군가에겐 5월이 카디건을 입을 만큼 추운 계절일 수도 있음을 아는 지영, 인생이 거센 태클을 걸어올 때 포기만은 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일임을 일러 주는 지유, 같은 상처를 지녔기에 더 조심스럽지만 누구보다 똑바로 은재를 바라보는 우영, 행복이란 어쩌면 무더운 날의 아이스크림 한 입에 머무르고 있음을 아는 형수.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은재에게 신호를 보낸다. 우리가 여기 있다고, 너를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톡톡톡. 닫혀 있던 한 세계를 향한 노크 소리가 점점 들려오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간신히 버텨 온 아이 곁으로 행운이 다가서는 소리다.

“잘 봐라, 이 공이 네 인생이야.
달리면서 절대 놓치면 안 돼.
자꾸 태클이 들어온다고?
지독하고 집요하게 빼앗으려 한다고?
그땐 네 인생을 잠시 친구에게 부탁해야지.
저기 저 자리에 분명 다른 선수가 있을 거야.”


이 소설이 종국에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초월적 존재가 아닌 ‘사람’의 존재라 할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혹은 타인의 인생을 구하려는 사람의 의지가 있을 때에야 행운이 비로소 그 의지를 따라서 다가오니까. 위험에 처한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내는 열다섯 살 아이들의 모습, 모든 걸 내팽개치고 싶을 만큼 지친 아이가 마침내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닫힌 방문을 여는 모습은 독자들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우리는 서로의 행운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생을 참혹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지만, 그 인생에 손을 내미는 것 또한 언제나 인간이라고 이 소설은 말한다. 눈길 한 번, 마음 한 번으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토록 간단한 것이 바로 인생의 비밀이라고. 이꽃님 작가가 그려 내는 기적의 빛깔에 또 한 번 감동할 시간이다.

누군가는 내게 이 이야기가 판타지라고 했다.
인물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행운이라는 존재 때문이 아니라, 결말 때문에 판타지라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알 수 없는 것이 내 가슴에 맺혔다.
그것은 슬픔이었고 안타까움이었으며, 두려움이면서 동시에 분노였다.
(…) 나는 수많은 은재와 우영이의 삶에 아직 오지 않은 행운들이 가득 남아 있으리라 믿는다.
자신의 삶을 꼭 부여잡고 놓지 않은 많은 이들의 삶 역시 그럴 것이다.
- ‘작가의 말’에서

회원리뷰 (36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나도 누군가에게 한번쯤 행운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외****배 | 2020.11.21 | 추천24 | 댓글24 리뷰제목
“행운”이나 “기회”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우리 모두는 팍팍한 인생살이에 나에게도 한번쯤 행운이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살아가지 않는가?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행운은 언제나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다. 어린 시절엔 그저 인형 뽑기라도 얻어 걸린다든지, 아니면, 고개 숙이고 걷던 길거리에서 우연히 반짝;
리뷰제목

행운이나 기회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우리 모두는 팍팍한 인생살이에 나에게도 한번쯤 행운이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살아가지 않는가?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행운은 언제나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다.

어린 시절엔 그저 인형 뽑기라도 얻어 걸린다든지, 아니면, 고개 숙이고 걷던 길거리에서 우연히 반짝이는 동전이라도 줍게 되면 그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행운마저 쉽게 오지도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만한 행운으로는 인생을 살아내기에 택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나이를 먹을 대로 먹고 난 후엔 더 이상 행운이나 기회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게 되었다. 별일 없이 살면, 그게 가장 큰 행운이 아닌 가 싶다.

살다보면, 계획대로 되는 일도, 뜻대로 되는 일도 없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나면, 본인의 지난 학창 시절은 모두 잊은 듯, 아이들에게 해주는 밥 먹고 학교 다니는 것이 뭐가 힘드냐? 지나고 보면 학교 다니던 시절이 제일 행복한 시절이다.”라는 대사를 읊게 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솔직해보자. 과연, 학창시절에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공부만 하면 만사 OK 였는지....

 

이 책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나의 학창시절도 외롭고, 힘들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사는 게 힘들었고, 힘들 것이다. 사춘기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의 머릿속은 왜 그리 복잡해지는 것일까? 과연 호르몬 탓만 해도 되는 것일까 

좌충우돌, 그렇게 사춘기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야 하는 아이들 중에 그런 사춘기가 사치스러운 아이가 있다. 나이보다 철이 일찍 드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그런 아이들 뒤엔 대개 철이 안 든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은재가 책 속에만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우리 주위엔 분명히 은재가 어딘가에 숨어있다.

 

가족으로부터 학대받는 아이들..... 심지어, 그런 학대로 그 고귀한 생명을 잃고야 마는 안타까운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게임에 빠진 철없는 부모에게 버림받아 굶어 죽은 아기, 계모로부터 학대 받고, 여행용 가방 속에서 생을 마감한 아이, 계모의 구타로 화장실에서 생을 마감한 아이, 엄마가 없는 사이 라면을 끓여먹다 화재가 발생해 중도의 화상을 입고, 끝내, 저세상으로 가버린 어린 아이의 뉴스를 보고 듣게 된다. 그 때마다, 우리는 분노하고, 다만 얼마간의 성금을 보내곤 하지만, 거기에서 우린 걸음을 멈추고 만다. 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도 말하듯, 인생은 우리에게 관심도 없고, 애정도 없는 것 같다.

특히나, 힘이 없는 아이들과 여자들에게.... 그게 여자 아이라면, 아마 인생이 가장 만만하게 보는 상대일 것이다.

책의 주인공 은재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본인의 몸 하나 편히 쉴 공간이 없는데, 무슨 희망이 있을까? 그런데, 희망이 없는 인생은 그 자체로 지옥이다. 은재를 세상에 나오게 한 것은 그의 부모들이지, 은재가 그런 부모를 택해서 일부러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그들이 특히, 그의 아버지는 은재에게 그런 폭력을 휘두를 어떤 권리도 없다. 그러나, 그런 폭력으로부터 은재를 보호할 장치가 아직 우리 사회엔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

 

사실 은재는 꿈이 많은 아이다. 가족들과 모여 밥을 먹는 것,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 아빠에게 퉁명스럽게 장난을 걸어 보는 것, 우리 딸 왔어? 라는 다정한 말을 들어 보는 것.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은재에겐 꿈이었다. 감히 꿔 보지 못할 만큼 큰 꿈. 형수는 은재가 꿈꾸는 완벽하게 평범한 집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p80

얼마나 가슴이 먹먹했던지.... 남들의 평범한 일상이 꿈인 소녀.... 그녀는 이런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까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평범한 소년, 소녀들이다. 그리고, 모두 한두 가지씩 결핍을 안고 있다.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인물은 형수정도 일 것이다. 그렇게 평범한 인물들이지만, 아직은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를 모른 척 하지 않은 용기를 지녔다. 그리고, 미약한 힘일지라도, 서로 연대를 하면 큰 힘이 된다는 진리를 늦지 않게 깨닫는다. 이런 건 아마도, A.I.가 절대 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형수의 아버지, 최감독이 은재에게 해 주는 말에서 어쩌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잘 봐라. 이게 네 인생이다. 달리면서 절대 공을 놓쳐선 안 돼.”

이렇게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최감독의 말이 맞다. 인생은 도무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저 작은 공 같은 것이다. 그것을 지킬지, 빼앗길지는 오로지 자신에게 달렸다.

이걸 빼앗으려고 태클이 들어올 것다. 지독하게 쫓아와서 집요하게 괴롭히겠지. 너보다 몇 배는 더 잘 뛰는 녀석들이 눈 깜작 할 사이에 가로채 가기도 할 거야.”.......

경기장 안에선 너 혼자 아무리 잘 달려 봐야 소용없어. 네가 공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든 빼앗으러 올 테니까.”

그럼 어떡해요?”“어쩌긴. 네 인생을 친구에게 부탁해야지. 그걸 패스라고 한다.”....

모두 공을 보고 뛰지만, 한곳을 향해 뛰지는 않는다. 그게 축구고, 인생이다. p112

 

외롭고, 팍팍한 인생살이를 개인플레이가 아닌 팀플레이로 살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 것인가?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 하면 해 낼 수 있다는 것! 어른이 되면서, 혹시나 이 진리를 잊어버린 것이 아닌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주위를 살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그리고, 용기를 내어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1인의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오래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의 엄마가 한 대사가 묘하게 오버랩 된다.

"인생은 쵸콜렛 상자에 들어 있는 쵸콜렛과 같다. 어떤 맛일지는 먹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지금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을지 몰라도 우린 또 언제 어떻게 인생이란 놈에게 뒷통수를 얻어 맞을 지 모른다. 인생이란 살아 보지 않고는 그 맛을 알 수가 없다. 혹시라도 인생에게 한 방 얻어 맞게 된다면, 주저앉지 말고,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 줄 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 내민 그 손이 문득 눈에 띄었다면, 그 손을 잡아 줄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인생이 당신을 구해 줄 거라고? 개소리 말라지.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구해야만 한다. p181

인생은 불공평하지만, 불공평한 인생에 손을 내밀어 주는 건 언제나 다시 인간들이다. p182

 

* Yes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4 댓글 24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23.09.14 | 추천6 | 댓글1 리뷰제목
우리가 타인의 가정폭력 앞에, 앞장서서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 못할 것이다. 알아도 눈과 귀를 막아야 할 수 있다. 신고했는데 결국에는 다시 가정으로 가야 하고, 신고했기에 예전보다 더 폭력적인 부모를 봐야 하는 것. 당사자는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 하나도 변하지 않는 현실이, 그 시간이 아이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지 않을까    평범한 중학생 형수와 우영.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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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인의 가정폭력 앞에, 앞장서서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 못할 것이다. 알아도 눈과 귀를 막아야 할 수 있다. 신고했는데 결국에는 다시 가정으로 가야 하고, 신고했기에 예전보다 더 폭력적인 부모를 봐야 하는 것. 당사자는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 하나도 변하지 않는 현실이, 그 시간이 아이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지 않을까 

 

평범한 중학생 형수와 우영. 이들의 반에는 다크나이트라는 별명을 가진 은재가 있다. 은재는 웃지 않고, 친구도 없으며, 누가 말을 거는 것도 싫어하고 항상 카디건을 입고 다닌다. 이런 은재의 집에는 괴물이 산다. 바로 아빠라는 인간. 아빠는 술을 마시면 은재를 때린다. 은재를 때리는 소리를 들어도 이웃들은 창문을 닫아 버리고, 집으로 찾아온 경찰들은 아빠의 말(은재가 잘못해서 혼을 좀 냈을 뿐이라는)만 듣고 그냥 간다. 짐작은 하지만 모른 척 외면한 선생님들. 그래서 은재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은재의 발 앞으로 축구공이 굴러온다. 축구로 인해 언제나 혼자라고만 생각했던 은재에게 친구가 생긴다. 친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은재의 편이 되어 가는데...

 

용기를 가지는 건 어렵지만 비겁해지는 건 쉽다. (24)

지옥 불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도와 달라고, 살려 달라고 손을 내밀면 당신은 그것을 맞잡을 용기가 있을까? 손을 잡으면 같이 지옥 불에 휩쓸리고 말 것이다. 꼭 그럴 것만 같다. 이게 지옥에 사는 사람들이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45)

가끔 그런 부모들이 있다. 온갖 폭언과 폭력에도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온순하거나, 별 탈 없이 커주는 거라고 믿는 등신 같은 부모들이. 안일한 당신들의 생각과 달리 아이들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138)

누군가를 웃게 만들었으면 그걸로 충분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된거 아냐? (196)

 

어떻게 이런 부모가 존재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폭력을 행사하는지.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함부로 때릴 수 없고 때려서도 안 된다. 은재는 이런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을까? 겨우 열다섯. 한없이 철없어도 되고, 장난꾸러기의 웃음을 지어야 하는 나이다.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될 수 있지만, 물론 여자아이들은 좀 더 일찍 사춘기가 찾아오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해맑아야 하는 나이. 그런 아이가 카디건을 입고 멍든 몸을 감춰야 한다는 게 소름 끼치게 슬펐다. 차라리 아프다고, 나를 살려달라고, 제발 숨 쉬게 해달라고 소리 높였다면 괜찮았을까? 나는 타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나 같은 사람 때문에 은재는 어른들을 믿지 못하는 것일 수도.

 

누군가에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하라고 한다면 그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대답할 것이다. 어떤 이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거고, 어떤 이는 내 인생도 힘든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느냐고 물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그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거다. 고개를 젓고 헛소리 말라며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토록 간단한 것이 인생의 비밀이다. (196)

 

이꽃님 작가의 책. 청소년 아이들,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1
'평범'이라는 이름의 가장 쉽고도 어려운 행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토* | 2020.11.08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한 동안 입버릇처럼 입에 달고 산 말이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려워!"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소리 없이 마음 속으로 혹은 머리로만 되뇌일 뿐이다. '평범'이라는 기준이 도대체 뭘까? '남들 하는 만큼?'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묻다 보면 끝도 없다. 하지만, 굳이 질문하고 답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것이 뭐라고 딱 잘라 정의하지는 못해도 우리는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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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입버릇처럼 입에 달고 산 말이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려워!"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소리 없이 마음 속으로 혹은 머리로만 되뇌일 뿐이다. '평범'이라는 기준이 도대체 뭘까? '남들 하는 만큼?'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묻다 보면 끝도 없다. 하지만, 굳이 질문하고 답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것이 뭐라고 딱 잘라 정의하지는 못해도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안다.


괜찮은 PC방에 가면 소위 잘나간다는 녀석들이 꼭 돈 모자란다며 오백 원만, 천 원만 하며 빌리고 제대로 갚지 않으며 자신들을 호구로 삼는 것이 싫지만, 차마 대놓고 입으로 말할 수 없어 라면이 맛있다는 핑계로(사실은 정말 맛이 없다.) 늘 후진 PC방을 찾아가는 형수우영. 항상 긴 소매의 까만색 가디건을 길게 늘어뜨려 입고, 어깨와 고개를 축 늘어뜨린 채 늘 길 잃은 아이처럼 부자연스러운 행동 때문에 다크나이트라 불리는 아싸 은재. 불의를 보면 못 참고(?) 할 말은 당당하게 하며 눈 빛 하나로 반 전체를 제압할 수 있는 일명 타노스라 불리는 반장 지유. 학교는 다르지만 곧 없어질지도 모르는 여자 축구부 주장 지영. 이 녀석들은 흔히 우스게 소리로 북한군도 무서워서 쳐들어오지 못한다는 그 무시무시한 중2 되시겠다. 형수와 우영 말고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이 녀석들이 어떻게 함께 하게 된 걸까? 그 시작은 꿀밤 한 대씩 주고 싶은 이 귀여운 녀석들의 한 계획에서 시작이 된다.


라면도 맛이 없는데다 후질대로 후진 PC방이 좋을리가 없다. 그래서 형수가 우영에게 제안을 한다. 게임용 컴퓨터 하나씩 사자고. 그런데, 한 두 푼도 아니고 아무리 무서울 거 없는 중2라지만 무슨 돈으로 컴퓨터를 산단 말인가? 그 때 나온 계획이 바로 유튜브로 대박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이 녀석들이 다니던 PC방은 허름한 아파트 상가안에 위치해 있었다. 그 날도 PC방을 가던 두 녀석은 집을 코앞에 두고 아파트 복도를 서성이다 방범창을 뜯고 창문을 통해 몰래 들어가던 은재의 모습을 우연하게 목격하게 된다. 아이들 사이에서 다크나이트로 불리던 은재였기에, 형수는 또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된다. 아마도 빈집털이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제보하는 유튜브로 대박을 터뜨려 그 돈으로 게임용 컴퓨터를 사겠다는 계획이다. 참 장꾸 스럽다. 그 계획을 들은 우영은 무모한 것 같지만, 일단 동참하기로 한다.


그런데, 설마 은재가 그 떄와 같은 일을 또 할까? 이 녀석들은 그렇게 의심하면서도 다시 그 곳을 찾아 촬영하기 위해 휴대폰을 켜게 되고, 또 다시 같은 장소에 등장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은재를 보며 이야기 한다. "와 다크나이크 진짜 양심도 없다.." 그런데, 눈 앞에서 입이 안 다물어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창을 통해 침입(?) 했던 은재가 현관문으로 튀어나오고 그 뒤를 머리가 헝클어진 아저씨가 욕을 하며 따라나온다. 은재는 얼마 못 가 그 아저씨 손에 머리채를 쥐어 잡힌 채 질질 끌려간다. 형수와 우영은 누가 얼음이라는 말이라도 한 듯 얼어 붙은 채 심장만 쿵 쿵 뛰에 댄다. 집 안에서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그리고 근처에서 아줌마가 창문을 열고 한 마디 한다. "아유 또 시작이네. 괜히 남의 집에 신경 쓰지 말고 학생들도 빨리 집에 들어가.(p.20)"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머리를 잡힌 채 질질 끌려가던 은재는 같은 반 녀석 형수와 우영이 그런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보고 말았다는 점이다.


다음날 아침 평소라면 교실을 뒤집어 놓을 만큼 떠들썩 해야 할 두 녀석은 드물게 조용하다. 그 장면을 목격하고 밤새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못 잔 탓이다. 같은 반이라는 것을 빼면 이름과 얼굴 말고는 알지 못하는 녀석의 일이라 그런 상황을 보고 무시를 하거나 뒷담화 하며 목격 사실을 여기저기 떠 벌리고 다니는 녀석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아니 몇 권 안되지만 보아 왔던 청소년 소설 속 아이들이 그랬고, 현실에서도 인터넷 검색 몇 번만 해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수와 우영은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될 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른다. "아 진짜 미치겠네..."


책에서는 세 명의 가족 이야기를 살짝 들려준다. 그 중 지유와  지영이의 가족 이야기는 없다. 중학교 여자 축구부 감독인 형수 아빠(맞다. 우연하게도 지영이가 속한 축구팀의 감독이다.)와 가정 주부인 엄마, 똘똘이 스머프가 떠오르는 7살 남동생 형우 이렇게 4명이 오손도손하게 사는 예쁜 가족이다. 중2병 때문에 멀어질까봐 두렵지만, 궁금한 게 있어도 먼저 말해주길 차분하게 기다려주는 형수의 엄마와 아빠.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이상적인 가정이다. 그에 반해 밀가루를 뒤집어 쓴 듯 새하얀 얼굴에 늘 주눅들어 있는 우영이네. 결혼 이후 자신의 못 다한 꿈에 대한 화풀이를 남편에게 하고, 아빠는 예상되듯 돈 타령을 하며 마주치면 늘 부부싸움을 한다. 우영 엄마는 자신의 못 다한 인생의 꿈을 아들 우영에게 걸고 자는 시간 외에는 늘 아들을 닥달하고 구박한다. "네가 그러면 그렇지." 은재는.. 그렇다. 머리채를 잡고 은재를 끌어가던 헝클어진 머리의 그 아저씨. 바로 은재 아빠다. 늘 술에 찌들어 있고, 집안 곳 곳에는 전쟁을 한 듯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결혼초 부터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은재 엄마는 은재를 두고 도망을 가버렸고, 은재는 매일 아빠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가정폭력. 초등학생 시절에는 그런 집을 피할 곳이 있었다. 그 때는 친구가 있었고, 친구 집에서 밥 먹고 간식 먹으며 아빠가 잠들어 있기를 기다리기가 일수였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친구가 그런 자신의 처지를 알고는 이제 겨우 5학년인데.. 그 것을 약점 잡아 악용하기 시작한다. 은재를 하인처럼 부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은재는 혼자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내가 놀아 주는 거니까 네가 사과해."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세 명의 가족은 마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처럼 극명하게 갈린다. (좋은 집, 나쁜 집, 이상한 집.. 이라고 해야 되나.. 이상하긴 하다.) 다행인 건 은재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은재의 초등학교 5학년 때의 그 친구와는 달랐다. 촐싹 거리며 가끔은 우영을 무시하는 듯 말을 내뱉는 형수도 우영이 엄마 때문에 힘들어 할 때는 우영이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걸 알고 꼬치 꼬치 캐묻지 않고, 장난하며 웃게 해준다. 엄마 때문에 늘 주눅들어 있는 우영이도, 그런 형수가 옆에 있어 주어서 좋다. 그리고 그런 우영이 신경쓰여 소리 없이 지켜보고 있는 강한 녀석도 있다. 바로 반장 지유다. 은재가 걱정된 형수와 우영이 은재의 뒤를 밟던 날 지유는 그런 형수와 우영의 뒤를 쫓고 있었다. 형수와 우영이 반장에게 현장을 들키자 핑계를 댄다고 했던 말 하나로 우영이와 지유는 서로 모르는 가짜 커플에서 진짜 커플이 되어 간다. 지유는 툭 툭 내뱉는 말투로 우영의 어깨를 점점 펴게해주는 마법을 부린다.


하루 하루가 지날때마다 형수의 머릿속은 복잡해져 간다. 결국 가정폭력 피해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게 되고, 자존심 강한 은재를 막아서며 전화번호 가득한 메모를 건넨다.


"나는 무서워 죽겠어. 네가 또 아빠한테 맞을까 봐 무섭고, 내일 학교 못 나올까 봐 무섭고,

그걸 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나도 무서워.(p.44)"


"내가 안 해 봤을 것 같아? 아무 소용 없어. 그러니까 신경 꺼.(p.45)"


형수는 기껏 용기내서 말했더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너무 화가 나지만, 은재의 소용 없다는 말 때문에 전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은재는 또 다시 버려지고 이용되기 싫은 두려움에 자존심이 강한 척 하지만, 오지랖 처럼 툴툴 거리며 내뱉은 형수의 말이 싫지만은 않다. 그렇다. 형수와 우영이 유튜브 영상 촬영하겠다며 은재의 피해 현장을 목격하던 날 근처 아주머니가 했던 말처럼, 경찰도, 이웃도, 상담사들도 말만 번지르르하게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아빠의 분노만 심어 주었을 뿐 단 한 명도 은재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은재가 혼자로 남길 선택한 또 다른 이유이다.


그렇게 은재는 또 아빠가 잠들어 있을 시간을 기다리며 거리를 배회한다. 그리고 달린다. 아니 아빠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도망간다고 해야 맞는 걸까? 그러다 자신도 모르는 새 어느 학교 운동장안을 달리고 있고, 은재 앞으로 굴러온 낡아 빠진 축구공을 그대로 뻥 하고 찬다.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간다. 그 모습을 한 남성이 보고 있다. 맞다. 축구부 감독이라던 형수의 아빠다. 최근 2년간 그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선수들이 하나 둘 전학 가버리고, 해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형수아빠 최 감독의 눈에 타이밍 좋게 들어온 은재는 보물이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은재에게 다가가 능청스러운 대화를 건네며 스카웃 시도를 한다. 그렇지만, 순순히 그러겠다고 할 은재는 아니다.


사실 은재는 달리기를 아주 잘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육상부 제의를 받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가 있던날 육상부로 찾아와 감독을 협박했고, 은재는 방안에 갇혀버려 유일했던 꿈이 날아가 버렸다. 축구가 실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뻔히 보였기 때문에 애초에 꿈 같은 건 접었다. 그렇지만, 늘 달리다 보면 그 곳 운동장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한 번은 라면 먹고 가라는 최감독의 말에 축구부 컨테이너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은재를 본 아이들은 은재를 낯설어 하지도 밀어내지도 않는다. 원래 알고 있던 혹은 자신들과 같은 부원인 것처럼 대한다. 은재는 태어나 처음 겪는 그 상황이 낯설지만 싫지 않다. 그리고 티를 내지는 않지만 그곳이 점점 좋아지며, 갈 곳이 없는 밤이면 늘 운동장을 찾게 되고, 신기하게도 밤에 찾은 운동장에는 한켠에 늘 축구공이 있다. 겨우 중2일 뿐인 지영이 녀석이 은재를 위해 몰래 두고 가는 것이다. 최 감독 또한 그 상황을 지켜보고 그런 아이들이 기특하기만 하다.


결국 은재는 축구부에 들어가게 된다. 아직 전학을 가진 않았지만.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은재의 유니폼도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가정폭력으로 파란만장한 색으로 뒤 덮인 온 몸을 드러낼 수가 없어 유니폼 위에 까만색 가디건을 그대로 입고 있다. 보여 줄 수도 말할 수도 없지만, 은재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 결국 가디건을 입은 채 운동장을 뛰어 다니게 된다. 하지만, 가디건으로는 상체만 가릴 수 있을 뿐 반바지와 반양말 말로 하체까지 모두 가릴 수는 없다. 결국 최 감독의 눈에 멍자국들이 들어오게 되고, 이제 슬 슬 은재의 상황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상황이 되어간다.


다행이 최 감독은 경찰, 이웃, 상담소의 여는 어른 들과 다르게 은재의 그런 상황들을 말 만 번지르르 하게 하고 손은 내밀지 않는 어른은 아니었다. 대화 형식을 가장한 어쩌면 부드러운 취조로 아들 형수를 통해 은재의 피해 영상을 보게 되고, 은재의 아빠를 찾아가 경고와 함께 통보 한다.


"은재 축구 좀 시키려고요. 허락받으러 온 거 아닙니다. 통보하러 왔지.(p.146)"


그 다음은 예상한 것 처럼 은재의 몸에 또 다른 상처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은재는 자신을 위해 결심을 한다. 그리고 축구부에 갔다 의미 심장한 말을 한다. 이제 못 나올 수도 있어. 그리고 축구가 진짜 하고 싶어졌다고. 그리고 은재는 자취를 감춘다. 학교에서도 축구부에서도.


자신의 피해 상황을 형수와 우영에게 발각되었던 은재는 걱정되는 형수에게 그런 말 한 적이 있다. 신경 끄라며, 아무 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그러면 확 죽어 버린다고. 형수는 마지막 그 말이 너무 무서웠다. 죽여 버린다가 아니고, 자신이 죽어 버리겠다는 그말이. 아빠에게 은재의 일을 말하고 난 후에도 은재가 그렇게 되 버리릴까봐 무서웠던 거다. 그런데, 은재가 학교에 나오질 않았다. 형수와 우영, 그리고 지유는 고민 끝에 축구부로 찾아가고, 그 곳에서 지영이를 만나게 된다. 이 이야기 속 아이들은 천진난만 하면서도 어른스럽다. 매일 밤 은재를 위해 축구공을 놓아두고, 까만 가디건을 입은 은재를 보고도 가만히 있었던 건 초등학생 때 비슷한 일을 겪었던 친구를 구해주지 못했던 일종의 죄책감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축구가 좋아 해체될지도 모르는 축구부를 살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 결국 부원을 통해 은재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영과 아이들은 은재를 구하기 위해 은재의 집으로 향한다. 괴물과 싸워야 하는 4명의 아이들. 자신을 구하러 온 친구들이 고맙지만 그 친구들 마저 다칠까 그게 더 무서워 일부러 못된척 하는 은재. 그래도 끝까지 괴물과 싸워 은재를 구하려던 아이들이 위기에 처한 순간 슈퍼맨처럼 최감독이 나타나고 은재와 4명의 아이들은 무사히 그곳을 빠져 나오게 된다.


경찰도, 시설도 마다한 은재는 축구부 컨테이너에서 처음으로 단잠을 자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육상부의 악몽이 재현 된다. 축구부 컨테이너가 엉망이 된 것이다. 이대로는 도저히 견딜수 없었던 은재는 드디어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런 은재는 당연히 아빠를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은재가 찾아간 곳은 경찰서이다.


"아빠한테 ... ... 학대 당했어요.(p.190)"

"학생. 부모님이 혼 좀 냈다고 해서 그게 다 학대가 되는 건 아니야.(p.191)"


아니. 대체 왜. 결론부터 짓는 거냐고. 읽다가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말이다. 혹시 은재가 예전처럼 또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하지만, 은재가 달라졌다. 드디어 까만색 가디건을 벗었다. 이번엔 은재의 몸에 있는 파란만장한 색의 상처와 흔적들을 본 경찰관들이 아연실색한다. 자신들의 언동에 대한 반성이 섞인 아연실색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처음으로 은재가 내 뱉은 말이다.


"도와 ... ... ... 주세요.(p.191)"


그렇게 꺼내기 어려웠던 말 한마디로 경찰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병원에 있는 은재를 위해 달려온 최감독을 보자 은재는 처음으로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의 의미는 이제 은재가 혼자가 아닌 함께를 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년 후 형수는 우영, 지유와 함꼐 최감독이 시켜서 왔다는 핑계를 대며 경기 준비를 하고 있는 은재를 응원하려고 경기장 스탠드에 앉아있다. 우영과 지유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입술을 삐쭉거리며.


… … … … … … … … … … … …


2년전 도서관에서 우연한 기회에 청소년 소설을 한 권 읽고 난 후 너무 날 것 그대로의 언어 표현 때문에 때론 거부감이 들고 놀라면서도 사회의 축소 장면을 보는 것 같아 가끔씩 찾아보곤 해왔다. 청소년 소설은 주인공들의 사연과 그들의 배경은 달랐지만, 대게 비슷한 내용들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꼭 한 명의 주동자와 그 주동자 주위에 몰리는 녀석들 그리고 그 녀석들의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녀석(들)이 힘겨루기를 한다. 그리고 피해자가 그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그런데, 이 번 이야기에 등장하는 녀석들 중에는 그런 녀석들이 한 명도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좋았고, 녀석들이 예뻤다.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소리 없이 옆에서 기다려준다. 어렵게 툴 툴 거리며 꺼낸 말 조차도 서로에게 엄청난 힘을 주었다. 그리고 위험하고, 걱정도 되지만 도움이 되려고 용기를 낸다. 친구가 상처 받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면서.


보통 아이들의 생각지도 못한 행동들을 보면 어른들은 대게 이런 반응을 한다. 어른들은 너무나 많은 경험을 해버려서 어떠한 상황을 접하면 이리 재고 저리 재느라 고민하지만, 어른 보다 경험이 덜한 아이들은 그런 과정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정말 그럴까? 이 이야기 속 아이들은 확실히 어른 만큼의 경험은 없을지 몰라도 나름 각자의 경험을 갖고 있었다. 우영이는 늘 엄마에게 구박받지만, 자신의 그 경험으로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하지 않는다. 과거에 가정폭력을 경험한 친구를 돕지 못했던 지영이 역시 그 때의 경험을 괴로워하며 또 마주한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고, 은재의 힘이 되어준다. 은재가 용기를 내고 찾아간 경찰서에서의 경찰들(어른들)의 첫 반응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그리고 주 무대는 늘 그렇듯 학교이다. 이 번 역시 주 무대는 학교이다. 하지만 두 가지가 더 등장한다. 폭력이 발생하는 그 곳 은재의 집. 그리고 실체도 이름도 없지만 5명의 아이들을 옆에서 늘 지켜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대놓고 아이들을 도와줄 수 없다. 마치 몇 년 전 MBC에서 방영했던 남극의 눈물 촬영감독 뒤로 도망와 숨은 펭귄을 보면서도 가슴이 아프지만 도와주면 안 되었던 것 처럼(사람을 동물에 비유한 것이 잘 못이라면 반성합니다.) 말이다.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바꿔 놓을 수 없는 것처럼. 자연이나 생태계를 인간이 맘대로 바꿔버리면 안되는 것처럼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누군가도 그랬다. 아이들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두어야 했다. 그 누군가가 기껏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빠를 피해 달리다 도착한 운동장에서 은재 앞으로 축구공을 가져다 놓는 정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곤란할 때 뒤에서 살짝 바람을 불어주어 상황을 직시하도록 하는 정도. 책에서 그 누군가는 이것을 기회라고 말했다. 그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은재를 포함한 아이들의 몫이다.


아마도 그 누군가는 '인생' 혹은 '행운'이라는 녀석 같다. 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에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하라고 한다면 그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대답하겠다고. 하지만 덧붙인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그저 관심을 가져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은재가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상황을 우연하게 알게 된 형수와 우영이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은재는 그저 남들처럼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가 따뜻한 밥 먹고, 이야기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이다. 평범이라는 이름의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행복을 느껴보는 것. 처음 상황을 마주한 그 때 형수와 우영이가 관심을 갖지 않았더라면, 누군가가 은재 발 밑으로 밀어준 축구공을 그냥 지나쳤더라면 은재는 과연 지금 시합을 위해 몸을 풀 수 있었을까? 그 시작이 그저 작은 관심과 함께 재촉하지 않고 옆에서 기다려주는 것 그게 은재에게는 행운일 것이다.(이 관심 만큼은 제발 오지랖이라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행이 은재는 그 행운을 손에 거머쥐었고, 평범이라는 이름의 행복을 조금씩 맛 보는 중이다.


그 누군가는 운동장에 있는 다섯명의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좋다. 앞으로도 곁에서 지켜볼 심산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속삭인다. 지금 행운이 다가오는 중이라고.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고.



*** 본 게시글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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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6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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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와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s*******1 |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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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작가님이 생기게 된 책. 제목의 의미가 너무 좋고 가볍게 기분 좋게 보기 좋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곰*이 | 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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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감동적이예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o*o |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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