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而銳之,不可長保。(췌이예지, 불가장보.)날카로운데도 그것을 더 날카롭게 하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칼날이 이미 날카로운데도 불구하고 더 날카롭게 갈면, 결국 그 칼은 마모되어 오래 쓸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백성들의 불만이 가득함에도 그 들을 누르기 위해 형벌과 제도를 더욱 강화한다면, 그 정치는 오래갈 수 없다. 이미 나라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원칙적인 법과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과 제도를 더 세분하고 강화하여 백성들을 탄압하게 되면, 지 도자는 결국 그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없거니와 나아가 나라를 온전하게 보존할 수 없게 된다.
--- 본문 중에서
21-7
自古及今,其名不去,以閱衆甫。(자고급금, 기명불거, 이열중보.)옛날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은 사라지지 않으니, 그 이름으로 많은 일을 관찰한다.
대동시대부터 지금까지 도는 끊이지 않고 전해져 내려왔는데, 도가 있 는지 없는지를 살피면 지도자와 백성의 관계, 즉 그 나라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1장에서 설명했듯이 도와 무명은 표면적인 이름만 다를 뿐 실제로는 같은 존재이자 개념이다. 따라서 신뢰의 신(信)을 포함하는 도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그치지 않고 내려왔기 때문에, 도를 통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도자가 도로 나라를 다스리면 백성들도 지도자의 모습을 닮아가면서 흥하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결국 망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28-4
?天下式,常德不?,復歸於無極。(위천하식, 상덕불특, 복귀어무극.) 세상의 규범이 되면 변치않음의 상(常)의 덕이 어긋나지 않게 되어서, 무극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구의 북쪽 끝은 북극, 남쪽 끝은 남극이다. 이처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극단이 없는 상태가 바로 무극이다. 앞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中)과 모두를 아우르는 조화로움의 화(和)는 덕의 양대 구성요소라고 했었다. 따라서 대동사회를 이끈 성인들이 행한 강함과 부드러움의 통치법인 덕을 조화롭게 실천하려는 절조(절개와 지조)가 지도자의 규범이 되면, 극단으로 치달아 서로 반목하고 분열되지 않고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의 화두는 대통합이다. 그러나 현실은 조화로움의 ‘화(和)’를 강조하는 상생과 공생을 추구하기보다 편 가르기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좌파의 진보주의적 관점은 틀린 것일까? 우파의 보수주의적 관점은 과연 고리타분한 것일까? 왜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데 협력하지 못할까?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왜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까? 좌파와 우파를 나누는 갈림길에서 국민에게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종용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
--- 본문 중에서
37-1 道常無?而無不?,侯王若能守之,萬物將自化。
(도상무위이무불위,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화.) 도는 항상 행하는 바가 없으나 행하지 않는 바도 없으니, 한 나라의 왕이 만약 이를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이 장차 스스로 변화할 것이다.
-지도자가 불철주야 오로지 나라와 백성의 안위만을 위하되 자신의 노고를 드러내지 않는 ‘무위’를 행하면, ‘자연’ 즉 백성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무위자연’의 참뜻이다.
--- 본문 중에서
43-4
不言之?,無?之益,天下希及之。 (불언지교, 무위지익, 천하희급지.)
불언의 가르침, 무위의 이로움, 세상에는 이에 미치는 것이 드물다.
‘불언’은 지도자가 함부로 명령하지 않음을, 그리고 ‘무위’는 백성의 천성에 따라서 다스림을 뜻한다. 노자는 여기서도 하늘의 도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보다 더 좋은 통치법은 없다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할 때 가장 이상적인 것을 습관적으로 자연스럽다고 표현하는데, 노자는 마지막에 이에 미치는 것이 드물다고 하여 이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이 구절은 지도자가 ‘불언’과 ‘무위’로 다스리면 백성은 ‘자연’ 즉 스스로 변화하여 자기 본업에 충실하게 된다는 뜻이 되므로, 여기서도 무위와 자연은 인과관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