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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
중고도서

이해인의 말

: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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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582g | 145*210*30mm
ISBN13 9788960906549
ISBN10 896090654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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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해인 수녀와의 인터뷰. 코로나 시대의 영성을 비롯해 생명, 사랑, 기쁨, 평화, 용서, 행복 등 이해인 수녀가 꾸준히 강조해온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유년시절에서부터 병상 생활까지, 수녀님이 걸어온 삶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진다.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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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 코로나가 오기 전에 우리는 다들 집 밖으로 나돌았습니다. 자기를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죠. 저는 수도자만이라도 골방의 영성을 좇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구석에 있는 이 시기를 골방의 영성을 찾는 하나의 과정으로 긍정하면 좀더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 p.25~27

지금 노년을 살면서도 모든 생명 속에 죽음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고, 그렇게 이별을 함께한다는 것을 묵상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죽음 속에 있는 생명, 삶 속에 있는 죽음을 말이에요.
--- p.52

수도 생활을 50년 하고 난 제 심정이 어떠냐 물으면 “담백한 물빛의 평화를 느낀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치우치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 p.55

곁에 아무도 없다고 서운해하는 모습이 외로움이라면 고독은 침묵 속에서 더 근원적인 실체를 헤아리는 고차원적인 홀로 있음인 것 같습니다. 고독은 철학적인 추구, 외로움은 유아적인 욕망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 p.55

평범함 속에서도 비범함을 찾는 새로움, 그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는 비범함이 잘 사는 삶이고 내가 노력해서 얻는 내적인 기쁨입니다. 그 기쁨은 누가 뺏어갈 수 없죠.
--- p.66

세월호의 아픔은 너무 크니까 5주기 때도 시를 올렸고요. “세월호 얘기, 이제 그만하세요”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녀이고 시인인데 큰 도움은 못 되더라도 유가족들 위로라도 할 수 있다면 해야죠. 현직 총원장 수녀님이 사회적인 영성에 밝게 깨어 있어서 우리는 현실 참여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콜트콜텍이라는 기타 회사를 상대로 13년 동안 복직 투쟁을 한 임재춘 씨라고 있어요. 그분이 한 달 넘도록 단식 농성을 하는데 저의 지인 형제님이 제 책을 보내고 싶다고 시위 현장 사진을 찍어 와 요청했습니다. 건강히 복직 투쟁 하시라고 카드 편지와 책을 보냈죠. 나중에 보니 땅바닥에 앉아서 기자들과 인터뷰하며 「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과 「꽃의 말」을 낭송하더군요. 그 상황에서조차 제 시를 읽는다는 생각에 되레 제가 위로받았습니다.
--- p.95~96

수도를 하면 할수록 세상의 고통을 외면할 수가 없어요. 제가 택시를 탔더니 어떤 기사님이 “희한합니다”라고 해요. “왜요?” 그랬더니, 고아원을 가거나 양로원을 가거나, 행려병자들이 있는 데를 가도 다 수녀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어떤 종교인들은 택시를 타면 계속 믿으라는 말만 한대요. 수녀들은 설교를 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약자들이 사는 곳에 가면 꼭 수녀들이 있더라는 말을 했어요. 아! 이분들도 우리가 그늘진 곳에서 일하는 것을 아시는구나, 감사하다, 생각했어요.
--- p.98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느님의 일을 사람들의 삶 안에 되살리는 노력을 이제는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약자의 편에 서서 수평적 관계와 수직적 관계를 묵상하면서요. 수녀원에서 회의할 때면 ‘우리가 더욱 소외되고 아픈 사람 곁으로 가서 열려 있는 사람이 되자’, 늘 그게 결론이에요. 우리가 불편하게 살고 희생해서라도 그분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섬겨야지 매너리즘에 빠져 살아서는 안 되죠.
--- p.207

사랑에 대해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요. 그럼에도 진짜 사랑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사랑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사랑하려는 노력 속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지만 “나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하기는 어렵잖아요. (...) 사랑 공부가 필요합니다. 사랑의 기술, 우정의 기술은 인내하고 배려하고 겸손함으로써 닦아지는 기술인 것 같아요. 전문가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합니까? 그처럼 우리가 가톨릭 수도원에서 잘 쓰는 말로 “존재는 죽을 때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 p.29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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