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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것

별것 아닌 것

: 그리고 서른 여행자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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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08g | 140*200*22mm
ISBN13 9791197020148
ISBN10 11970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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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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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모아둔 돈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우리 방식으로. 여행이란 이름 아래 삶의 의미를 애써 찾으려 하진 않기로 했다. 시드니에서 맥주 한 잔 마실 돈으로 필리핀에선 여섯 잔도 더 마실 수 있으니, 시드니의 셰어하우스 월세로 인도네시아에선 왕처럼 잘 수 있으니 떠날 이유는 충분했다. 무겁게 끌고 온 이민 가방은 각자 나라로 부쳐버렸다. 그렇게 여행을 시작했다. 7킬로그램 백팩을 하나씩 메고서.
--- p.12

마닐라는 어떤 도시일까. 철근이 다 노출된 허름한 아파트와 촌스런 유리 빌딩이 나란히 선 도시. 소음과 습기와 매연이 섞인 도시. 영어와 타갈로그어가 혼재된 도시. 엉킨 전깃줄처럼 삶이 뒤섞인 도시. 그들의 가톨릭에서 민간 신앙이 보이듯 요소요소가 너무나도 분명하지만 떼어낼 수 없이 엉킨 도시. 흐릿한 도시. 진짜 마닐라.
--- p.21

참을 수 없어 뛰어드는 우리. 바다 위로 부서지는 옅은 햇빛에 서로의 얼굴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아주 조금씩 필리핀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 p.49

관광지가 망하고 나니 남은 건 호객꾼들뿐이구나. 빈땅을 마시며 봤던, 쿠타의 드센 아줌마들 사이에서 본 그 노을은 무너진 왕조의 그림자를 보는 것만큼이나 쓸쓸했다. 허무하여라. 허무하여라.
--- p.117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가파른 계곡의 논을 일구어온, 태초 생존 투쟁의 흔적 트갈랄랑. 이제 식량에 구애받지 않는 이 시대, 이곳은 사진이라는 현대적 생존 방식을 덧입었다. 우붓이 예나 지금이나 살아남은 이유. 우리에게 트갈랄랑은 남의 멋진 사진을 보고 찾아와 남이 멋진 사진 찍으려는 모습을 구경하던 곳으로나 기억될 것이다.
--- p.132

다행히 스쿠터는 불에 타지 않았다!
--- p.151

우리는 방콕에서 일주일을 머무르기로 했다. 이곳을 즐길 우리의 더 이상한 방법들을 기대하며.
--- p.227

난에 사흘을 머물렀다. 어땠냐고? 21세기 버전 난 벽화를 그려볼까. 마른 논에 떨어지는 비와 기쁘게 일하는 농부들. 낚시터로 변한 난강의 우각호와 키 큰 금부처님, 여기저기 솟은 사원의 지붕들, 아기자기한 카페와 체조하는 아줌마들, 용배 타는 아이들, 야시장의 포장마차, 거리의 가로등과 귀엽게 매단 전구들까지. 아, 증기선 대신 모터바이크 타고 도착한 니콜라스가 그려질지도.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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