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는 도망갈 구멍이 없는 암울한 질병이다. 완치는커녕 아예 치료가 불가능하다. 신뢰할 수 있는 예방법도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최고의 신경과학자들이 알츠하이머와의 싸움에서 보기 좋게 패했다. 정부, 제약회사, 생명공학의 마법사들이 수십 억 달러를 들여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실험했지만, 그중 99.6%는 끔찍한 실패로 돌아갔다. 아니, 실험 단계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무사히 시장에 출시된 0.4%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03년 이후 승인된 알츠하이머 약은 전무하며, 이미 승인된 약은 병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알츠하이머 협회의 발표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약은 단 네 개뿐인데, 그나마 제한된 시간 동안 환자의 기억력 손실과 혼란을 줄여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병, 치매’ 중에서
인간의 몸은 복잡한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뇌를 신체의 특별한 기관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를 위한 세포 혹은 생리적인 시스템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 연구진은 인지기능이 고장 난 원인을 파악하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기 전에 불균형을 바로잡으려고 했다. 인지기능의 장애를 일으키거나 위험을 높이는 잠재적인 원인이나 이상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 연구진은 36가지를 발견했다. 인지기능의 장애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거나, 초기 단계에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들 각 요소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진균독이라는 특정 독성물질에 노출되었을지도 모르고, 어떤 환자는 혈액 속에 염증을 유발하는 분자의 농도가 너무 높을지도 모른다. 리코드는 이들 요소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각자에 맞는 치료 계획을 제공한다.
--- ‘첫 번째 환자’ 중에서
집에 벽난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불을 피우는 데 필요한 나무와 불의 크기는 집의 크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집이 작으면 나무도 줄여야 하고, 불도 작아야 한다. 집이 크면 나무나 불도 커진다. 이번에는 집의 크기가 90% 줄어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사람이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집이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운동량이 줄어든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전보다 에너지가 덜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집에 있던 벽난로는 열 배 커진 효과를 갖는다. 만약 전과 똑같은 양의 땔감을 사용해서 똑같은 정도로 불을 땐다면, 집은 곧 참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워질 것이다. 불길이 벽난로 밖으로 번져서, 집을 태우지 않도록 갖은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현대인이 겪고 있는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몸은 설탕을 독소로 인식하고, 혈관과 세포 속 설탕의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 재빨리 모든 장치를 가동한다. 그중 하나가 지방을 에너지로 저장하는 것이다. 이때 아디포카인이라고 불리는 뇌를 파괴하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 ‘알츠하이머의 희생양’ 중에서
유치한 표현이지만 배와 비행기에 위험한 버뮤다 삼각지가 음식에도 존재한다. 단순 탄수화물, 포화지방, 식이섬유 부족(수용성과 비수용성 모두)이 바로 인체에 해를 입히는 음식의 버뮤다 삼각지다. 치즈버거, 프렌치프라이, 청량음료를 생각해보자. 이런 음식들은 식이섬유가 부족해서 탄수화물의 섭취를 높이고, 염증을 유발하며, 인슐린 수치를 높인다. 따라서 탄수화물을 먹을 생각이라면 일단 케일(혹은 다른 식이섬유)을 먼저 섭취하도록 한다. 식이섬유를 먹으면 혈당이 감소한다. 그 결과 탄수화물 섭취가 줄고, 최적의 미생물군을 지원한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포화지방은 케토시스를 유도한다. 하지만 여기에 단순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고 식이섬유를 먹지 않으면 심혈관 질환, 인슐린 저항, 치매를 유발하는 끔찍한 사태가 발생한다.
--- ‘인지기능 장애를 되돌리는 방법’ 중에서
암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만성질환의 문제점은 증상이 처음에는 약하다가, 병이 심각해진 다음에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박테리아 감염으로 폐렴에 걸리면 곧바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바로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만성질환은 중요한 증상을 느껴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간과한다. 실제 어떤 환자의 아내는 환자의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을 보면서 누구나 흔히 겪는 건망증으로 치부했다고 한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검사를 받고,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더 오랫동안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몇 달만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면, 인생에서 더 긴 시간을 벌 수 있다.
--- ‘위기의 순간이 찾아올 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