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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다시 시인들-05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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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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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37쪽 | 130*205*20mm
ISBN13 9791196262754
ISBN10 119626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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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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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추적추적, 떡갈나무
잎사귀 가을비 내리고
때로는 엉뚱하게
채석장 가는 협궤 열차 철로변
그 시절 황혼 여인숙에 들고 싶네
허름한 연장 가방 하나
비스듬 어깨에 메곤
숙박부에 조금, 거짓 이름 주소
서툰 글씨 몇 자로 깃들고 싶네
단, 하룻밤만
창턱 모과 물주전자 쟁반 물컵
지저분한 천장에 야광 별 뜨고
값싼 외로움의 장사치들,
허투루들과 함께 묵고 싶네
소멸이 소멸을 어루만져도, 이렇게
끝이 끝을 껴안아도 되는 것인지
되묻고 되물으며, 언뜻 벽 너머 얇은 괴성
나 정처 없는 낱말이, 행간이 되어
흐르고 싶네, 굽돌고 싶네, 밤의 옆구리
추억의 궤짝 그때 황혼 여인숙
낡은 구두 한 켤레로 신세지고 싶네
또다시

―――――――――――――――――――――――

사순


이마에 한 줌 재를 얹고
옷을 찢듯
마음을 찢고 시작한다
나는
씹을 것이다
깊은 참회와
참회로부터 우러나오는
버거운 희생 보속이
악습하고 싸움이
꿀처럼
다디달 때까지
나는
씹고 또 씹을 것이다
썰렁한 나날들
칼바람 가랑이 사이로 파고드는
저 재미없는 사십 일이
그래서
나는 좋다

―――――――――――――――――――――――

돔부 할미


지호맹이랄거!

뿌시기 한 대 피우곤
한 홉큼
비뚤어진 손마디로
하염없이 쓸고 앉았네
밥에 놔 먹으라고
아주 달다고
보은 버스 차부 앞에
해거름
고동색 뙤약 얼굴들

잘난

―――――――――――――――――――――――

〈해설 부분〉 늙어서도 동안(童顔)인 윤한로 시인 · 김문영(시인)

가장 친한 친구 윤한로 시인이 『메추라기 사랑 노래』라는 시집에 이어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라는 2번째 시집을 낸다. 칠순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에 2번째 시집이니 너무 적은 시를 시집으로 발표한다. 그러나 쓴 분량으로 따진다면 10권도 더 낼 수 있는 시를 썼다. 10여 년 전부터 인터넷신문 〈경마문화〉, 〈말산업저널〉, 〈미디어피아〉에 1주일에 1편 이상씩 연재하면서 줄기차게 시를 썼다. 그러니 앞으로 3번째, 4번째 시집들이 연이어 발간되리라 기대한다. 지금은 다만 이 2번째 시집『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출간을 온 마음으로 축하한다.
윤한로 시인의 본격적인 시 쓰기는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분교마을의 봄」이 당선되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만 나는 이 시를 읽고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비유와 함축성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이었다.‘시는 이렇게 써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깨닫게 했다.‘나도 시인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거듭 다지게 하는 시였다.

우리 분교 마을엔
산 너머 너머 언니가
가는 체로 쳐 보낸
고운 바람

사택 울타리엔
노란 봄

먼 산엔
붉은 봄

하늘엔
뻐꾹 봄

손등엔
쓰린 봄

내 마음엔
산 너머 너머 언니가
튼 손 씻어 주던
아직도 작년 봄
―「분교 마을의 봄」

윤한로 시인과 나는 이 시를 발표하기 1년 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에서 만났다. 윤한로 시인은 예비역으로 복학을 했고 나는 예비역으로 입학한 신분이었다. 우리는 주로 강의실보다는 학교 앞 주점개미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개미집은 원래 정릉 서라벌예술대학 근처에 있었다. 문창과 학생들이 단골손님이었다. 문창과 학생을 좋아하는 연극영화과, 회화과, 음악과, 무용과 학생들도 자주 개미집을 드나들었다.
개미집 주인 김진자 아주머니(지금은 고령의 할머니가 되어 있을 듯)는 1972년 서라벌예술대학이 중앙대학교에 합병되어 흑석동으로 이사를 하자 문창과 학생들을 따라 흑석동으로 이사했다. 서라벌예술대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중대 문창과 학생들은 선배들이 하던 그대로 낮이고 밤이고 개미집에 모여 막걸리 잔에 인생을 녹였다. 윤한로 시인과 나도 자연스럽게 이 분위기에 합류했다.

연못
시장에

해 떨어지고
돈 떨어지고
런닝구 떨어지고

시 쓰는 또라이
소설 쓰는 또라이
아무것도 쓰지 않는 또라이

퉤, 다들
존만 해 가지구
―「개미집」

윤한로 시인의 아버지는 국민학교 선생님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충북 영동, 인천,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나와 만났을 당시 윤한로 시인의 아버지는 연천 군남국민학교 교장선생님이었다. 나는 충북 북부 지역 제천시 청풍면 남한강변 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 나는 흑석동 허름한 한옥 문간방을 빌려 자취생활을 했다.
윤한로 시인은 복학 후 군남국민학교에서 중앙대까지 통학했다. 많은 시간을 길에 허비했다. 개미집에서 술에 취하는 날은 자연스럽게 나의 자취방에서 함께 잤다. 덤으로 몇몇 선후배가 혼숙하는 경우도 많았다. 어느 날 윤한로 시인은 쌀 2말을 짊어지고 와 내 자취방에 부려 놓았다. 나는 덕분에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 개미집에서 곤드레만드레가 되는 기회도 잦아졌다. 이후 쌀을 짊어지고 오는 횟수가 많아지고 우리의 우정은 그만큼 깊어졌다. 이후 우리의 우정은 이순을 지나 고희로 치닫는 세월로 이어지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 윤한로 시인의 변하지 않는 순수함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젊었을 때의 순수한 마음이 늙어서도 이어지고 있으니 그의 시에도 잘 나타난다.

내 얼굴 속에는
가난이 없구나 어둠이 없구나 굴욕이 없구나 망가짐이 없 구나 야비함이 없구나 시들어빠짐이 없구나 철저한 짓밟 힘 처절한 헤어짐이 없구나 떠내려감이 없구나 미워함, 표독스러워라, 불붙는 증오가 없구나 굵은 뿌리 꿈틀거리 는 절규와 절망 아우성이 없구나 욕정의 흙탕물 넘쳐흐르 는 엉망진창이 없구나 아픔도 괴로움도 투쟁도 갈등에 찢 어짐도 없구나 시샘의 시궁창 악취도 없구나 하다못해 나 태와 방종 싸구려 분내도 없구나 내 얼굴 내 영혼 읽을거 리가 없구나 수염 뽑히고 침 뱉고 모욕이 없구나 아무리 봐도 기쁘고 성스러운, 모욕이 모독이 비참이 쭈글쭈글함 이 징글징글함이 괴상망측함이
―「동안(童顔)」

대학시절 중앙대학교 문창과 학생들은 교수실파와 주류파로 나뉘었다. 교수실파는 강의를 열심히 들으며 공부에 열심인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주류파는 강의실보다는 주점 개미집에 모여 인생과 철학을 논하고 때로는 사소한 말다툼으로 싸움도 하고 선배들의 얼차려도 받으며 생활한 학생들을 비유하는 말이다. 윤한로 시인과 나는 후자에 속했다.
우리는 소위 되는대로 혹은 막사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당시 시국이 그렇게 만든 측면도 있었다. 우리의 우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견고해졌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강의실에서의 공부는 팽개치고 개미집에서 세월을 한탄하며 지내던 윤한로 시인이 학점 미달로 제적처리되었다. 1982년의 일이다. 윤한로 시인은 뜻하지 않게 다시 대학 입학시험에 몰두했다. 두문불출하며 열심히 공부한 그는 대학입시에서 서강대 사학과와 중앙대 문창과에 모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오기와 집념이 이뤄 낸 성과물이었다. 어느 대학으로 진학할지를 두고 엄청난 고민과 갈등을 했다. 나는 당연히 서강대 사학과로 진학할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 그러나 나의 권유는 다른 결정을 하게 하는 촉매제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서강대학교를 강력하게 추천한 이유는 윤한로 시인이 단기간 공부하여 남들이 합격하기 어려운 대학 학과에 합격한 능력이 아까워 그쪽 방향에서 능력을 발휘하면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었다. 막사는 대학생활을 청산하고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얄팍한 이기적 생각도 작용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윤한로 시인은 나의 권유와는 반대로 다시 중앙대 문창과를 선택했다. 왜 그랬을까. 만약 윤한로 시인이 서강대를 선택했다면 윤한로 시인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또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정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
윤한로 시인은 77학번으로 문창과에 입학했다가 졸업을 하지 못하고 다시 입학시험을 치러 83학번으로 입학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이런 일은 세계 대학 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그러는 동안 나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2번의 제적과 2번의 재입학을 한 끝에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에서 윤한로 시인과 다시 만났다.
중앙대학교는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술대학을 안성캠퍼스로 이전시켜 82학번부터 신입생을 모집했다. 우리들은 안성캠퍼스에서도 흑석동에서와 같은 생활을 반복했다. 흑석동에서는 단골 주점이 개미집이었는데 안성에서는 내리에 있는 동인이었다. 내리에서 술을 마시고 건지리와 신영리의 자취방을 오가는 방황이 계속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대학을 졸업했다. 윤한로 시인은 안양예고 문예창작학과 선생님으로, 나는 출판사를 거쳐 신문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나는 직장을 얻고 거처를 구하지 못했다. 지금은 고인인 윤한로 시인의 어머니 신세를 져야만 했다. 학창시절 떨어지지 않고 함께 생활한 인연이 사회생활로도 이어진 셈이다. 이 시기 나는 윤한로 시인의 가족에게서 너무나 큰 은혜를 받았다. 그 은혜를 갚지 못한 채 나는 평생 죄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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