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기후위기의 피해자가 아닌 원인 제공자라는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사소한 행동이 머지않은 미래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그 짐을 후손들이 떠맡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범지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지만, 행동은 지역 내에서 우리 자신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인류가 출현한 이래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해인 2015년 우리는 여름에는 무더위, 겨울에는 한파 때문에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계절과 관계없이 전력난을 겪기도 했다.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의 원인 제공자인 동시에 그 부담과 피해를 그대로 받는 피해자다. 폭염과 한파를 비롯한 이상기상의 피해는 노인과 어린이, 빈곤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더 크다. 기후변화는 삼림, 농업, 수산업, 생태계, 재해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 큰 부담을 끼쳐, 기후변화에 대응한 완화 및 적응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기후변화가 발생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으나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자이자 생태적 약자인 동물과 식물을 피해로부터 보호할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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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00년 안에 생물종의 75%가 사라지는 제6의 대멸종이 올 수 있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해 만든 농장에서 생산된 사료와 값싼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한 야생에서 생물의 멸종을 막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이와 함께 인간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열대우림에서 살아온 박쥐, 사향고양이, 천산갑, 각종 조류 등의 서식지가 개발로 파괴되자 그들은 축사 주변에서 활동하면서 사람에게 병원균을 전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밀렵으로 야생동물이 식재료와 약재로 소비되는 과정에 인류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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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여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과 산을 개발하고 이용하려는 요구가 높아지고, 이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산과 바다가 파괴되고 오염되었다. 자동차 도로, 철도, 케이블카, 모노레일, 레포츠 시설, 전력 생산과 용수 공급을 위한 시설, 채석장, 광산 개발, 숲의 벌채, 통신 시설, 산지에 설치되는 각종 인공구조물, 주거 및 산업 용지, 야생동식물의 남획, 산불, 산행 인구의 증가에 따른 한 쓰레기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로 자연생태계가 위기에 있다. 자연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 요구된다. 그래서 ‘이스터섬’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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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생명선인 백두대간은 생태지리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산줄기다.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주된 산들이 자리 잡은 한반도의 지붕이며, 큰 강을 포함한 많은 하천의 발원지로서 생명력이 시작되고 이어지는 중심지다. 또한 백두대간 자체가 가장 한국적인 자연경관이자 유구한 역사의 산물인 자연유산이다.
아울러 백두대간의 고산과 아고산 지대는 생태적으로 매우 손상되기 쉽고 불안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한 번 훼손되거나 파괴되면 본모습으로 복구하기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더디다.
--- p.120
지구촌의 현안이 된 기후변화에 따른 이변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자연스러워졌다. 인간에 의한 자연생태계 파괴에 따른 산불, 사막화, 해충의 창궐, 생물의 몰살, 해빙, 해수면 상승 등과 함께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할 기세다.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구온난화는 남극과 북극 지방, 세계의 지붕이라고 부르는 고산, 습지, 사막 주변 지대, 열대우림 등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외진 곳의 자연생태계에도 큰 부담이 되었다.
--- p.166
월귤을 포함한 극지고산식물과 고산식물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기온 상승에 따른 생리생태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쇠퇴하거나, 온난한 기후에서 경쟁력을 갖는 온대성식물과의 자리싸움에서 밀려나 멸종할 수 있는 취약종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갈 곳을 잃어가는 자연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우리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기본적인 자세다.
---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