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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야 누나 방 책꽂이에 똑같은 제목의 책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게 원본이라는 걸 알고 읽어봤다. 무척 두꺼워서 영화에서 본 것보다 더 복잡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서 열심히 읽을 수 있었다.
오페라 극장에는 유령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 유령의 정체는 극장의 지하에 살고있는 얼굴에 흉측한 흉터를 지닌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은 에릭인데, 그는 크리스틴이라는 소프라노 가수를 사랑했다. 뛰어난 음악실력을 가진 에릭은 얼굴을 밝히지 않은 채 '음악의 천사'역할을 해냈으나 크리스틴이 라울이라는 소꿉친구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에릭은 그에 분노했고, 급기야 크리스틴을 납치하기까지 했다. 에릭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페르시아인 다로가는 라울을 도와 크리스틴을 구해주었다. 결국 에릭은 크리스틴을 떠나보내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영화에서는 크리스틴과 라울의 사랑과 에릭은 그것을 방해하기만 하는 사람으로 나오고 다로가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었는데, 역시 책으로 읽어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에릭은 음악쪽으로도 재능이 뛰어나고, 건축술도 뛰어나 페르시아의 술탄을 위해 궁전까지 지어줬었고, 오페라의 극장 역시 그가 만든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대신 에릭은 얼굴에 선천적인 흉터를 가지고 태어나서 어머니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불쌍한 사람이었다. 책을 읽어보니 에릭은 사랑을 방해하는 악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다. 에릭은 비록 소설 속의 인물이었지만 프롤로그에서 작가가 '이 이야기는 실화이다.'라고 주장한 것 때문인지 나는 그 사람이 실존 인물인 것만 같아서 동정의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쓸쓸히 죽은 에릭. 그는 이 외로운 삶을 떠나서 행복해 지지 않았을지,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