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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예전에 TV 프로그램으로 접해본 적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전염병에 대해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넘어갔었다. 그런데 며칠 전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페스트>는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관심사인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여서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페스트 라는 전염병에 대해 알아보았다. 역사책에도 종종 등장하는 끔찍한 병 페스트는 쥐들이 병을 인간에게 옮기고 감염되면 몸에 멍울이 생기고 열이 나고 온몸이 마비되었다가 경련을 일으키는 증상이 있다고 한다. 걸리면 거의 죽는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서 오싹했다.
이 책의 배경인 오랑시는 프랑스에 있는 단조롭고 한가한 도시였다. 어느 날 의사 베르나르 리외가 일하는 병원에 죽은 쥐가 나타났다. 피를 토하고 죽은 쥐들의 수가 늘어나고 그 쥐들을 만진 병원의 수위 미셸이 정체불명의 열병 증상을 보였다. 그 사이 쥐들의 숫자는 몇 천 마리로 늘어난다. 리외가 본 열병은 페스트였고 검사 결과 페스트가 맞았다. 오랑시의 페스트 환자 수는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났고 모두가 공포 속에 갇혀버렸다.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되고 전기 사용량마저 제한된 오랑시의 모습은 마치 동굴같이 느껴졌다. 주인공 리외, 파늘루, 랑베르, 타루는 전염병이 발생한 사태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행동을 말해주는 것 같다. 먼저 리외는 처음에는 누구보다 냉철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으로 맡은 일을 척척 해내면서 잘 극복해 낼 것 같았으나 곁에 있던 사람들의 죽음으로 페스트가 끝났을 때에도 괴로워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두번째로 파늘루는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신부인데 한 환자의 죽음을 보고 페스트를 신의 벌이라고 하는 모습이 무능해 보였다. 세번째로 기자인 랑베르는 일 때문에 와서 의도치 않게 갇혔는데, 그에게 전염병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갈라놓는 것인 것 같다. 내 생각에는 랑베르가 가장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타루는 이 사건을 기록한 사람이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환자들을 보살폈지만 끝내 페스트와의 싸움에서 지고 만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나도 요즘 이들과 비슷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데 나는 누구와 가장 비슷한 모습일까? 내가 본 나는 리외와 비슷한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개인방역수칙을 지켰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는 이 코로나 사태에 많이 지친 것 같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겠지만 올한해 6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하며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를 기대했던 나에게 코로나로 변해버린 요즘의 상황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다. 리외처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눈 녹듯이 사라진 페스트 처럼 코로나도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전염병 사태에 모두가 하나되어 전염병을 물리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전염병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가지 않을까? 나에게 <페스트>는 다시 극복해 나갈 용기를 주었다. 모두 <페스트>를 읽고 위로도 받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