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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에서 츠키하라 잇세이는 책을 훔치려던 소년을 잡아내지만, 그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이라는 이유로 큰 위기를 겪게 된다. 사람마다 그 때나 상황은 다르겠지만 운이 나쁜 날이 있는 것 같다. 10년이 넘게 일해오던 긴가도 서점에서 나와 사쿠라노마치 마을로 갈 때의 마음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무할 것 같다. 10년이라는 세월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할 수 있지만 긴가도 서점에서의 10년은 결코 짧지 않은 행복한 순간들이었을텐데. ‘잇세이’에게 책이란 가족이고, 친구고, 늘 곁에서 변하지 않는 소중한 존재 그 이상이었다. 책을 사랑하고, 사랑했기 때문에, 서점이라는 장소가 사라지지 않길 원했기 때문에 피땀 흘려가며 노력했던 시간들이 모두 다 헛것이 된 느낌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잇세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위태롭게 흔들렸을 것 같다. 하지만 잇세이는 결국 자신이 만난 블로거의 말에 의해 사쿠라노마치의 오후도 서점으로 오게 된다. 10년간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 휴가를 쓰고 싶고, 늦잠을 자고 싶던 생각이 이제 이뤄졌지만 항상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춘다는 게 좀 멍하다. 그래서 또다시, 그 서점에서 일할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간 마을에서 잇세이는 사라질 위기에 처할 서점에서 즐겁게 일해간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그렇게 긴 이야기라고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작가의 뛰어난 필력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독자들의 마음을 계속 쥐었다 폈다 하는 주인공들의 연결선인 것 같다. 나기사는 잇세이와 소노에 사이,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자신의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요모기노 준야 덕에 결국 그 길을 찾는다. 이처럼 주인공들 하나하나가 가장 밝고 따듯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각자의 이야기와 삶을 하나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반짝거리게 표현한 느낌이 좋았다. 일본 호시노 백화점 5층 긴가도 백화점에 가면 가식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가진, 잇세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서점이라는 장소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좋아했던 장소다. 그런 장소가 하나 둘 사라져 간다는 것은 너무 슬프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작가의 필력과 느낌대로, 작가의 우주 속 이야기대로 풀어나간 이 이야기가 좋았다. 잇세이는 이 책에서 가장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고 가장 어른스럽다고도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잇세이는 책을 사랑한다. 이 잇세이라는 인물 덕에 독자들은 책이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인지, 현실 속에서도 책을 사랑하고 항상 서점에 들르는 사람들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현실 속에서도 ‘책’ 없이는 살아가지 못할 책 속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왜 책이라는 걸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