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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역사가 쥘 미슐레의 대표작 『미슐레의 민중』은 역사와 혁명의 주체 ‘민중’이라는 심연을 최초로 들여다본 문제작이다. 1846년 발간 첫날에 파리에서만 1천 부 이상이 팔렸다. 그 책이 즉각적인 성공을 거둔 이유는 명백했다. 역사와 문학을 넘나드는 아름다운 문체로 쓰여 대중적 인기를 구가할 만했고, 노동자로서 미슐레 본인의 경험은 물론 다양한 계층 출신의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당대 프랑스 현실을 통찰했기 때문이다.
미슐레는 『미슐레의 민중』이 역사가의 연구서라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의 산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릴 적 나폴레옹의 언론 탄압으로 가업이던 인쇄소 문을 닫았을 때의 시련, 민중의 자식으로 성장하며 경험한 가난과 절망, 친구와 이웃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 그리고 그들과 나눈 무수한 대화의 결과가 여기에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그는 재산이 많고 적고에 따른 계급적 분류가 아니라 한 국가를 이루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의 삶과 정서, 욕망과 의지를 읽어내는 데 집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쪽에서는 영국에서 촉발된 산업화가 진행되고 다른 한쪽에선 민족주의가 퍼지고 있던 당대 유럽의 표정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창구를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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