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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고양이와
고양이에게 충성하는 집사의 동상이몽
『고양이를 모시게 되었습니다』는 산책길에 우연히, 그야말로 얼떨결에 길냥이에게 간택당한 지리산 엄천골 농부의 집사 일기이다. 농부는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길냥이 수리(수리취떡 상자 안에서 첫 식사를 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를 만나기 전까지 개는 여럿 키워왔지만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꿈도 꾼 적이 없었다. ‘고양이는 냄새가 나고 언젠가는 배신을 하는 동물이라 가까이할 게 못 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길에서 처음 만난 그 고양이를 그날로 모시고 와 벌써 2년 가까이 떠받들며 살고 있으니, 고양이가 마법이라도 부린 것일까? 그런데 그 마법이라는 것도, 만일 마법이라는 게 있다면 말이지만, 참 어이가 없다. 그냥 눈만 껌뻑껌뻑하며 냐옹~ 하거나 집사가 불러도 대꾸 않고 거만을 떠는 게 전부였으니까.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엄천골 집사의 집에서는 요즘 세 마리 고양이 수리, 서리, 꼬리가 같이 밥을 먹는다. 이들보다 훨씬 전입 고참인데다가 추위와 더위와 싸우며 밤낮으로 집을 지키느라 고생하는 양치기 개 사랑이와 오디는 주인이 아무 하는 일이 없는 것은 물론 충성스럽지도 않고 버르장머리도 없는 길냥이 수리를 도대체 왜 예뻐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고양이와 집사 부부도 마찬가지다. 동상이몽, 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땅 위의 고단한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는 캣맘과 캣대디들, 모두를 위한, 읽다 보면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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