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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뭇하다는 말을 자주 쓰는 지리산 농부의 흐뭇한 이야기
『사소한 행복』은 지리산 골짝에서 귀감(귀한 곶감)을 만들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농부와 그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이다. 자연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찾는 귀농 20년차 어설픈 초보(?) 농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절로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젖소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우유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오이에게도 음악을 들려주면 오이가 더 잘 자란다고 한다. 그렇다면 농부가 듣는 말러의 음악이 덕장에 매달린 곶감의 세포벽을 자극하여 곶감의 맛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곶감은 입이 없어 말을 못하니 그렇다 아니다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농부는 가끔 고객에게 물어본다. “이 곶감은 국립덕장에서 말러 음악을 들려주면서 말렸는데 일반 곶감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하고.
사실 농부가 듣고 싶은 대답은 “말러 음악을 들려주며 말린 곶감을 먹으니 입안에 교향곡이 울려 퍼지네요”이지만, “음악을 들려주며 말린 곶감이라니, 참 장삿속도 가지가지네요”라고 대답한다 해도 불만은 없다. 어차피 추운 겨울에 일도 힘들고 한번 웃자고 너스레를 떨어보는 거니까.
농부는 흐뭇하다는 말을 자주 쓴다. 살다 보면 흐뭇한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흐뭇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장미가 피기 시작해도 흐뭇하고, 봄비가 내려도 흐뭇하고, 큰꽃으아리가 기세 좋게 피어나도 흐뭇하다. 농부는 정말 흐뭇해서 흐뭇한 것일까, 아니면 흐뭇하다고 자기최면을 걸다 보니 흐뭇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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