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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이란 아물지 않는 상처를 지닌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아픈 표정이다.”
부끄러움을 잊은 시대를 향한 낮고 단단한 성찰의 언어들!
1980년대 ‘민족문학주체논쟁’을 이끈 문학평론가, 1990년대 ‘주례사비평’과 2000년대 ‘표절문학’ 논란에서 비타협적인 태도를 견지한 비평가. 문학평론가이자 인하대 교수, 계간지 [황해문화] 편집주간인 김명인을 가리키는 수식어들이다. 이런 그가 글쓰기 인생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익숙한 평론집이 아닌, 인생과 시대를 되돌아보는 산문집을 펴냈다. 1990년대부터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쓴 수백 편의 산문 가운데 70여 편을 엄선해 『부끄러움의 깊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은 것이다.
생활글을 비롯해 책에 실린 자유로운 형식의 글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부끄러움'과 '성찰'이다. 작가는 글쓰기의 대상을 자기 안으로 가져와 성찰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지나온 삶을 회고하는 글뿐만 아니라, 신영복 선생을 추모하는 글, 신경숙 표절 사건을 비판하는 글, 메갈리아 논쟁에 관한 글들에서도 ‘나’는 삭제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이듦, 자기정체성, 문학, 혁명, 페미니즘’ 등 작가의 심연을 통과한 대상들은 낮고 단단한 언어들을 만나 ‘부끄러움’이라는 새로운 ‘깊이’를 얻는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부끄러움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아물지 않는 상처를 지닌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아픈 표정이다.”
“혁명가의 삶을 살고자 했으나 얼마 못 가 한갓 문필가의 삶이 왔고, 또 가난한 문필가의 삶조차 그대로 지키지 못하고 어정어정 대학교수의 길로 접어든” 한 지식인의 회한과, 그래도 버릴 수 없는 희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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